[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한무제와 남북관계 Part 2(完)

시사 2010/05/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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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해당 글 보기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한무제와 남북관계 Part2

춘추전국시대 명재상인 관중(管仲) 말을 기록한 <관자(管子)> 법법(法法) 편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貧民傷財莫大於兵,危國忧主莫速於兵。

백성을 빈곤에 빠뜨리고 경제를 파탄 나게 하는데 전쟁만한 것이 없고

나라와 군주를 위기 고심 속에 밀어 넣는데 전쟁만큼 빠른 것이 없다.

칼과 창으로 싸우며, 병력 규모가 10만이 넘는 경우가 드물던 당시에 이미 전쟁은 국가를 절단 내는 요물이었다. 그래서 노자(老子) 兵者,不詳之器也。(전쟁은 불길하기 짝이 없다)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인류 역사상 시간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전쟁을 치를 있는 시기이다. 깜짝할 사이에 국가 하나가 절단 난다. 그렇다면 남북 양측의 상황을 놓고 비교했을 우리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선거 후보자들이 원하는 유권자의 표심 같은 것들을 잃는다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놀라운 기적을 창출한 것이 순간의 신기루처럼 눈앞에서 증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나온다.

夫未戰而廟算勝者,得算多也;妙算不勝者,得算少也。

싸우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했을 이겼으면 승산이 있는 것이고 졌으면 승산이 없는 것이다.

多算勝,少算不勝,而況於無算乎。

시뮬레이션 승률이 좋으면 이길 만하고 승률이 나쁘면 불안하거늘 시뮬레이션조차 않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런 돌발상황으로 인한 국지전 발생, 전면전 전개에 대한 이후 전황과 주변국가의 대응을 지금으로서는 쉽게 예측할 없다.

主不可怒而興師,將不可慍而致戰。《孫子兵法》 -火攻篇

군주는 일시적 흥분으로 군사를 일으켜서 안되고 장수는 화가 난다고 병사를 부려서는 된다.

따라서 손자가 말했듯이 일단은 흥분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을 봐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굶어 죽거나 반란이라도 일어날 만큼 불만이 고조된 북한을 상대로 일부러 부풀러 오른 풍선에 바늘로 찌르듯 자극을 필요가 있을까? 이미 한국전쟁을 통해 숱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딛고 현재의 금자탑을 이룬 우리가 다른 방법도 많은데 굳이 무력을 사용해야 할까?

우리 내부도 흥분한 마음에 도박을 걸기에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태이다. 바로 인정하기 싫지만 현재 거의 모든 사안에서 여론이 분열되어 있고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 거의 완벽한 실종으로 사회 지도층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심각한 상황에서 과연 고구려가 () () 수백만 대군을 물리치듯, 고려가 세계제국 () 침략을 격퇴하는 모습을 바랄 있을까?

兵之勝敗皆在於政。

政勝其民,下附其上,即兵強;民胜其政,下叛其上,即兵弱。<문자文子>상의(上義)

전쟁의 승패는 정치에 달려 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면 백성들이 군주를 따르니 군대도 강해질 것이나

백성에 반하는 정치를 펼치면 백성들이 군주를 따르지 않으니 군대는 약해진다.

지금 강력대응을 해야 한다는 측은 미국의 군사 지원, 중국의 군사개입 배제, 한국의 경제력 현대화된 군사력을 과신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봤으면 한다. 그리고 빼놓은 한가지, 한민족이 전쟁을 전개할 보여준 최후의 방어선, 바로 몽고 침입, 임진왜란과 구한말 대일항쟁 때처럼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놀라운 민중의 (?) 대한 부분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上兵伐謀,其次伐交,其次伐兵,其下攻城。

상대를 제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략을 사용하는 것이며,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지원 세력에 대해 공작을 하는 것이며, 다음이 군대를 동원해서 굴복시키는 것이고 최후의 방법이 성을 공략하는 것이다.

全國為上,破國次之;全軍為上,破軍次之。

나라를 온전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요, 철저히 유린하는 것은 차선이다.

군대를 온전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요, 완전히 전멸시키는 것은 차선이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면서 이미 떠난 젊은 장병들에 대한 복수를 배제하는 듯한 죄책감이 들지만 그들이 편하게 잠들고 제대로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걱정을 본다.

천안함의 장병들이여 용성의 비장군처럼 백령도의 수호신이 되어 주오소서!

秦時明月漢時關,萬里長人未还。

진한  대에 걸쳐 전란이 끊이지 않으니 만리에 걸친 광활한 지역으로 떠났던 이들은 돌아오지 않네

但使龍城飛將在,不叫胡馬渡陰山。

하지만 용성(龍城) 비장군(飛將軍) 있으니 이제는 흉노가 음산(陰山) 넘지 못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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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한무제(漢武帝)와 남북관계(1/2)

시사 2010/05/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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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해당 글 보기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무제(漢武帝)와 남북관계 Part 1

중국은 역대로 북방 유목민족의 숱한 침입에 시달려왔다. 500년 가까웠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를 통일하고 중국에 제국(帝國)의 역사를 선보인 진() 시황제(始皇帝) 영정(嬴政)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동원해 만리장성(萬里長城) 쌓았다. 천하를 통일하였으니 북방 흉노족만 막으면 만세(萬世) 동안 제국이 영속(永續) 것이라 했던 진시황의 희망과는 달리 외부 침략이 아닌 자신의 아들에 의해 왕국은 급사했다.

뿐만 아니라 뒤를 이은 제국인 () 개국황제 고조(高祖) 유방(劉邦) 항우(項羽) 제압하고 천하를 평정한 객기(客氣) 흉노를 정벌하겠다고 나섰다가 수모를 겪었다. 바로 평성(平城, 오늘날 산동성 대동大同) 백등산(白登山) 갇혀 굶어 죽기 직전에 묵돈 선우(單于) 첩에게 뇌물을 바치고서야 생명을 부지하게 것이다. 이후 한나라는 인당수에 심청이를 바치듯이 흉노에 매년 조공과 공주를 보내주고서 겨우 평화를 얻어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식량공급이 되지 않는 몽고고원의 특수성 때문에 흉노는 먹을 것이 필요할 때면 수시로 만리장성 이남을 침탈하였고 때문에 중화사상을 확립한 한나라 입장에서는 굴욕이 아니었다.

그러던 한나라 5 황제로 등극한 한무제(漢武帝) 기원전 133 드디어 흉노에 대한 무력 정벌을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다. 20 패기만만 했던 한무제의 선전포고에 한나라 조정은 주화파(主和派) 주전파(主戰派) 나뉘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주전파인 이회(李懷) 한고조 이래 60 동안 매년 공물을 바치고 때마다 공주를 비롯해 여자들을 바쳤지만 흉노는 걸핏하면 침략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대한(大漢) 군사력으로 본때를 보여줘야 이상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주화파인 한안국(韓安國) 흉노는 유목민족이라 기동성이 좋기 때문에 핵심 사령부를 공격하기 어렵고 지역이 황폐해 정복한다고 해서 경제적 이익이 없고 설령 정벌을 하러 간다고 해도 몽고고원까지 거리가 멀어 보급선이 길어지므로 안정적인 전투 자체가 힘들어져 승부를 장담할 없다면서 화친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하였다.

나름대로 모두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나라 조정 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젊은 한무제는 선대인 문제(文帝), 경제(景帝) 문경지치(文景之治) 거치며 축적된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흉노 정벌을 결정했다.

초기에는 이광(李廣), 위청(衛靑), 곽거병(霍去病) 명장의 활약으로 동안 괴롭힘을 당한데 대한 충분한 앙갚음을 하였기 때문에 한무제는 매우 흡족해했다. 하지만 문경지치 통해 비축했던 경제력이 잦은 대외전쟁(한무제 재위 54 가운데 48 이상)으로 모두 바닥이 나면서 향후 서한(西漢) 왕조는 다시 흉노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버렸다.

서한의 한무제와 흉노의 관계는 작금의 대한민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상당히 유사하다. 흉노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던 한나라는 대한민국에, 배가 고프면 한나라를 침략한 먹을 것을 달라고 떼를 쓰는 흉노는 북한에 비유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고 배후로 북한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면서 일부에서는 보복공격을 해서라도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총선 시기와 맞물려서인지는 몰라도 한무제 당시 이회 같은 주전파에 가까운 의견이 언론 등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우려가 된다.

규모가 크든 작든 전쟁은 국가 대사이자 백성의 생사와 사직의 존망이 걸려 있기 때문에 살피고 살펴야 한다. (兵者,國之大事,死生之地,存亡之道,不可不察也)

()나라 게훤(揭暄) <병경백편(兵經百篇)∙법편(法篇)∙리()> 이런 내용이 나온다.

兵之動也,必度益國家,濟蒼生,重威能。

군대를 움직일  반드시 국가 이익을 고려하고 백성에게 도움 되는지 살펴야 하며 위엄을 떨칠 있는지 봐야 한다.

 

苟得不償失即非善利者矣。

만약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면 이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보복 공격일 뿐이라고 강변할 있지만 군사행동을 국가 이익은 물론이요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고 위엄을 떨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군사행동에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이 내가 때렸으니까 맞아주지하고 눈감을 만무하다. 이번 사태 역시 지난 2 중순 있었던 대청해전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설이 지지를 얻고 있는 지금 우리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보복을 하면 북한의 추가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있다. 게다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다. 따라서 어정쩡한 가정과 증거를 가지고 격양된 감정에 기대 보복을 하게 경우 전면전이 전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무제의 한제국과 흉노의 전쟁처럼.

문제는 현재 겉으로 보이는 상황은 한제국과 흉노와의 관계와 유사한 하지만 실질 적인 면에서 차이가 너무나 크다. 일단 미국의 지원이 없을 경우 우리 군사력만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도 없을뿐더러 주변 지원세력이 한나라의 사전 공작에 의해 끊기면서 고립되었던 흉노와는 달리 북한은 중국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단순하게 바라볼 수만 없다. 중국이 중립을 그대로 지키고 있거나 우리 쪽에 붙을 것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自欺欺人)이나 다름없는 허황된 기대일 뿐이다. 아마도 보복성 국지전이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전면전이 전개되어 중국이 음으로 양으로 군사 지원을 하게 되면 국제전으로의 확산을 바라지 않을 서방 강대국들이 전적으로 우리측에 주리라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오히려 시점에서 북한은 우리 측의 보복성 공격을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강경파가 북한 군부를 장악했으며 와병 중인 김정일도 군부에 대한 통제력을 크게 상실했다고 분석하고 있다면 우리의 섣부른 대응은 한민족 탄생 이후 최악의 참극을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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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생전에는 인걸(人杰)이요 죽어서는 영웅(英雄)이도다

시사 2010/05/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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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춘추전국시대를 마무리한 진시황(秦始皇)의 제국(帝國) 15년이 채 되기도 전에 혼란에 빠지면서 우리가 장기판에서 만날 수 있는 초∙한 대전(楚漢大戰)이 전개된다. 5년여에 걸친 대결의 승자는 유방(劉邦)이었지만 훗날 문인(文人)이나 일반 민중들에게 영웅으로 추앙 받은 이는 오히려 항우(項羽)였다.

남송 여류문인 이청조(李清照)도 그런 영웅으로서의 항우를 기리면서 유명한 「하일절구(夏日絕句)」를 후세에 남겼다.

 

生當作人杰,死當為鬼雄。

살아 생전에는 인중호걸(人中豪杰)이었고 세상 떠나서는 영웅이 되었네.

至今思項羽,不肯過江東。

문득 초패왕(楚霸王) 생각하니 구차하게 강동(江東)으로 도망가지 않았네.

 

얼마 나라를 비통에 잠기게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꽃다운 젊음을 뒤로하고 떠나간 장병들과 위험한 구조작업을 하다가 생을 마감한 한주호 준위를 바라보며 살아 생전에는 인중호걸이었고 세상 떠나서는 영웅이 되었네(生當作人杰,死當為鬼雄)”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것은 어쩔 없나 보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비극을 마주한 지금,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백령도 앞바다에 그들을 몰아넣은 분단의 현실을 원망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하지만 먼저 떠나간 그들은 지금의 분단 현실에 눈물 흘리기보다는 오늘날 대한민국 비극의 근원인 분단을 자초한 국론 분열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슬퍼할 것만 같다.

구한 친일파친청파∙친러파 등으로 갈려 주도권 장악에 눈 멀어 있다가 36년 간의 일제침략을 당하질 않나, 숱한 투사들의 선혈이 뒷받침된 독립을 이루고도 남북으로, 좌∙우 갈려 다투다가 결국 허리가 잘리질 않나. 그러고도 아직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슬퍼할 것이라는 말이다.

 『후한서(后漢書)』에 그러지 않았던가. 지난 과실을 반성하지 않으면 그 전철을 또 밟을 수밖에 없다(今不想前世之失,復循覆車之軌)”.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무척이나 어지럽다. 이런 시점에 불필요한 국론 분열로 스스로 그 전철을 밟을 필요가 있을까?

쉽지 않겠지만 솔직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국론을 정리하는 것이 백령도를 떠돌고 있는 안타까운 영혼들을 편히 쉬게 해주는 길일 것이다.

남송(南宋)의 문천상(文天祥)살아 생전에 국난을 구하지 못했으니, 죽어 혼령으로나마 적들을 물리칠 것이다(生不能救國難,死猶為厲鬼以擊敗)라며 마지막 기개를 떨쳤었다.

경주 앞바다에서 신라를 지킨 문무왕(文武王)처럼 먼저 떠나간 천안함 장병과 고 한준호 준위의 혼령이 백령도 부근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死猶為厲鬼以擊敗) 호국지령(護國之靈)이 되길 바라며 이청조의 「하일절구」 리메이크 버전으로 마무리할까 한다.

 

生當作人杰,살아 생전 인걸이었고,

死當為鬼雄。세상 떠나 영웅이었네.

前世之不忘,지난 과실 명심해야만,

后事之師也。반복 실수 피할 있네.

至今思魂靈,먼저 떠난 그들을 생각하니,

全民悲哀流。 국민이 비통한 눈물을 흘리네.

只愿真相白,얼른 진상 밝혀져,

魂靈安歸天。그대 편히 쉬기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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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포세이돈

시사 2010/05/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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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지진에 대한 이런 저런 신화, 설화들이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로키(Loki)라는 신이 다른 신과 싸우면서 지진이 발생한다고 믿었고 지진 빈발 국가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커다란 메기가 난동을 피워서 지진이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지진의 신으로 겸업을 하고 있다고 나온다. 그가 분노하여 바다 속에서 삼지창을 내리치는 순간 지축이 흔들리면서 땅이 갈라진다는 것이다. 포세이돈의 삼지창 질 한번에 지진과 해일이 동시에 발생한다고 하니 그의 분노를 자극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포세이돈이 화날 일도 많고 쉽게 화를 삭일 수도 없는 듯하다. 중국 사천성 문천(汶川), 아이티, 칠레 등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분노를 표출하더니 3 14일 오전에는 중국 청해성 옥수현(青海省 玉樹縣)에 삼지창을 내리꽂아 진도 7.1의 강진을 발생시켰다.

 

시경(詩經)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上也!

我欲與君相知,長命無絕衰。

山無陵,江水為竭,

冬雷震震,夏雨雪,

天地合,乃敢與君絕。

                                                                 오하늘이시여

 님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산이 평평해지고 강물이 다 마르고 

겨울철에 번개가, 여름에 눈비가 내리고 

하늘과 땅이 하나될 때 전 님과 헤어질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헤어지지 않겠다는 사랑을 노래한 시이다. 이 시구와 영화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아킬레스의 말을 연관시켜 보자.

 

신들은 인간을 질투해. 우리가 유한한 삶을 살기에, 그래서 매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기에,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인간을 질투하지. (The gods envy us. They envy us because we're mortal. Because any moment might be our last. Everything's more beautiful because we're doomed.)”

 

불멸의 포세이돈이 <시경>에서 읊은 것처럼 산이 평지가 되고 강이 다 마르고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기 전까지 사랑할 것이다는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의 사랑을 질투해서일까?

전능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근거지를 한 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들만한 무기를 만들어낸 하찮다 여겼던 인간에게 두려움을 느껴서일까?

그렇지 않다면 영겁의 시간 동안 쉴 수 있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구석구석 오염시키는 100년생 인간의 오만 방자함을 벌하는 것일까?

뿐만 아니다. 지난 달에는 이미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대한민국의 귀중한 약 40인의 젊은 생명을 한 번에 앗아가기까지 했다.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 <서늘한 저녁에 벗을 그리며(寒夜懷友雜體二首)>에 이런 구절이 있다.

故人故情懷故宴,

그대의 모습, 그대와 나눴던 기억, 그대와 함께 했던 파티

相望相思不相見。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네.

포세이돈의 분노로 세상을 떠난 청해성 옥수현(青海省 玉樹縣) 지진 사망자와 천안함 장병들은 이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혼들이다. 무한한 삶을 살 수 있는 저 세상에서 포세이돈과 긴긴 대화 나누며 평안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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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데이브레이커스

시사 2010/04/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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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바이러스가 전 지구에 퍼지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움의 존재로 있어야 할 흡혈귀가 절대 다수가 되어 전 지구를 지배한다는 스토리를 다룬 영화 <데이브레이커스>가 얼마 전 개봉했다. 동생이 형을 물고 아내가 남편을 물고 자식이 부모를 무는 등 피 냄새가 낭자한 스크린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불현듯 중국 서부 지역에 찾아 든 가뭄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데이브레이커스>를 보면 흡혈귀들이 소수일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욕구 만족을 위해 인간을 남획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이 소수가 되자 문제가 시작된다. 그들은 순수한 인간의 피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기 시작하는데 그나마 돈이 있는 자들은 혈액공급회사에서 혈액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정상 생활을 하지만 가난한 자들은 같은 흡혈귀를 잡아먹으면서 기형으로 변해가다 결국 죽음에 이른다. 영화 말미에는 돈 있는 흡혈귀들조차 인간을 찾을 수 없어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자해와 살육을 자행한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산업화, 공업화를 거치면서 우리는 지난 3,000년에 걸친 문명의 시간 동안 양적이든 질적이든 가장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세상 이치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법. 과도한 개발로 인한 수원(水源) 파괴가 증가하고, 대기 오염에 의한 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잦아지고 있으며, 강수량 감소로 가뭄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인간의 수자원 남용이 극에 이른 것이다. 지금이야 식수 따로 사용하고 가정용 생활용수 따로 사용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선진∙개발도상국의 과도한 수자원 사용이 지속되고 환경오염 확대로 강우 지역 불균형이 가속화된다면 <데이브레이커스> 속 흡혈귀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중국 중앙방송(CCTV) 보도에 따르면 6개월이 넘는 가뭄 때문에 물이 없어 농사는 물론 갈증에 허덕여야 하는 운남성(云南省), 감숙성(甘肅省), 광서성(廣西省), 귀주성(貴州省) 등 지역은 땅이 갈라지고 수원 자체가 말라버리는 심각한 지경에 놓여있다. 그리고 민간 자선단체나 기업체에서 해당 지역 초등학교에 생수를 공급하자 어린 학생들이 수일 동안 식수를 맛보지 못한 부모님께 가져다 드리기 위해 갈증을 참고 차곡차곡 챙겨두는 모습까지 나왔다. 이미 중국 서부 일부 성() 지역은 사선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서 먼 미래(그나마 희망사항이다)의 우리의 모습, 그리고 <데이브레이커스> 속 비극을 연상하는 것이 무리일까?

다행히 청명절(清明節)을 앞두고 해당 지역에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번 청명절에는 단비가 내려(清明時節雨紛紛) 갈증도 잊고 우리가 수자원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할 수 있게 머리가 맑아지기를 바라면서(路上行人欲斷魂) 두목(杜牧)이 쓴 <청명(清明)>을 감상하며 마무리한다.

 

清明時節雨紛紛,路上行人欲斷魂。

청명절에 비가 내리니 사람들이 생각에 잠기는구나.

 

借問酒家何處有,牧童遙指杏花村。

술을 벗하고 싶어하니 어린 친구가 살구꽃 마을을 가르쳐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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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기성(棋聖) 섭위평(聶衛平)과 한국 바둑

시사 2010/03/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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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80년대, 개혁개방의 문호를 열었지만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낙후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던 중국. 이런 중국인들이 세계 무대에 내세울 수 있었던 2가지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당대 최강 여자배구와 중국 바둑의 총아(寵兒) 섭위평(聶衛平)이었다.

수천 년의 역사가 깃든 바둑의 종주국, 중국. 하지만 현대 바둑은 그런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출발한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는 4대 발명품인 인쇄술∙나침반∙화약∙종이, 이 모든 것이 초원의 길과 바닷길을 따라 지구 반대편에서 꽃을 피운 후 지난 19, 20세기 중국의 심장을 겨눴던 것처럼 당시 바둑 역시 왜국(倭國)라 불리며 문화 후진국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일본에서 꽃을 핀 후 중국의 목덜미를 노리고 있었다.

1985년 중일 양국 슈퍼 대항전에서 절대 우세를 자신하던 일본과 죽의 장막을 걷어 젖히고 세계 바둑계에 첫 모습을 드러내는 중국과의 일전은 승부의 결과를 너무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400명 이상의 풍부한 프로바둑 기사를 보유한 일본에는 고바야시 고이치∙고바야시 사토루∙다케미야 마사키∙가토 마사오∙후지사와 슈코 등 바둑계를 호령하던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즐비했기에 누가 나서도 중일 대항전의 우승을 장담할 수 있었다. 게다가 다케미야 마사키∙가토 마사오∙다케미야 마사키 등은 중국 기사들에게는 져 본 적 없는 "중국 킬러"로 악명이 높았다.


天有不測風云,人有旦夕禍福。

하늘의 변화는 예측할 수 없고 인간 화복 역시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대회의 첫 수가 착점(着點)되자 일본의 예상과는 다른 전개가 나타났다. 중국의 강주구(江鑄久) 5연승을 하며 일본의 기를 꺾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일본은 당시 세계 최강이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을 출격시켜 6연승을 기록, 대회 우승을 눈 앞에 두게 되는데 이 때 기적이 일어난다. 산소통을 입에 문 섭위평 9단이 고바야시 고이치, 가토 마사오, 후지사와 슈코 9단을 연파하고 중국에 우승컵을 안긴 것이다.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다.

2회 대회 역시 최후의 수문장으로 나와 6연승, 3회 대회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2연승하면서 중국 바둑의 위력을 세계 만방에 떨쳤다.

그리고, 1988 3 26일 그는 중국 바둑계 유일(현재까지도)한 기성(棋聖)의 칭호를 받으며 국가 영웅이 된다.

만약 그의 세계 챔피언 등극을 위해 만들어진 응씨배(應氏杯)에서 조훈현(曹薰鉉) 9단이 섭위평을 잡지 못했다면 아마도 그는 1980년대와 90년대를 지배한 기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당시 아웃사이더이던 한국 바둑과 조훈현의 등장은 그의 바둑 인생 최대의 한으로 남을 듯싶다. 그가 기른 제자 상호(常昊, 국내에서는 창하오라고 불리고 있음) 역시 조훈현의 제자 이창호에 의해 오랜 세월 2인자로 남았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우측 사진 출처: 조훈현 9단 개인 홈페이지)



六年下放磨一劍,6년 동안 하방 속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니,

             絕藝如君天下少。그 뛰어난 실력 천하에 맞수를 찾기 힘드네

             山外青山樓外樓,허나 세상은 넓고 뛰어난 자는 많은 법

             天既生聶,何生曹。하늘은 섭위평을 낳고 왜 또 조훈현을 낳으셨나.


그런 그가 한국 바둑은 기예(技藝)가 결핍되고 속임수가 난무하는 전투 일변도의 승부바둑에 불과하다면서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에서 속임수는 당연하다(兵者,詭道也)-손자병법(孫子兵法)라고 했다.

반상(盤上)의 전쟁, 360() 속의 우주전쟁인 바둑에서 승리를 위한 전투와 속임수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만약 기도(棋道), 기예(棋藝)라는 말에 사로잡혀 정면승부, 정도(正道)만 강조한다면 춘추시대 송양왕(宋襄王)의 송양지인(宋襄之仁)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수담(手談)의 스포츠 바둑에서 중용(中庸)에 나오는 것처럼 상대에 맞춰 나아감과 물러섬을 조절할 줄 알아야(進退自如) 바둑의 진의(眞意)를 제대로 깨우칠 수 있을 것이며 진정한 기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섭위평 9단이 기성의 칭호를 받은 오늘, 한국 바둑의 벽에 막혀 세계 타이틀을 손에 쥐지 못한 그가 중국 바둑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만큼 좀더 넓고 큰 배포를 가지고 한국 바둑을 인정하는 진정한 기성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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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금순공정(金盾工程)과 문자옥(文字獄)

시사 2010/03/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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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금순공정과 진시황그리고 문자옥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금순공정과 진시황, 그리고 문자옥

 

오는 4 10일 구글이 중국시장에서 철수해 홍콩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던 구글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글로벌 검색시장의 절대자인 구글을 이대로 내치기까지 많은 고심을 거쳤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양측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버린 듯하다.

 

구글의 철수는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금순공정(金盾工程)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에 있어 어떠한 제약을 두지 않는 것을 모토로 내걸고 각국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1998 PC IP 통제를 통한 이용 이력 조사, 특정 검색어 검색 제한 등 정보에 대한 정부 통제를 골자로 한 금순공정을 중국정부가 추진하면서 구글의 중국시장 철수 사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이런 금순공정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 만리장성을 쌓은 진시황이 많이 떠오를 것이다. Gold Shield Project라는 영문 번역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순공정은 만리장성(Great wall)을 빗댄 Great Firewall Project(만리방화벽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라고 불리고 있다.

 

북방 유목민족의 침략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미에서 추진한 만리장성. 정보의 유출입을 관리하겠다는 의미에서 추진 중인 금순공정.

 

이 둘은 모두 정적(靜的)인 방어벽을 통해 동적(動的)인 외부 대상을 제어하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좋게 말하면 그들의 중국인들의 병학(兵學) 사상 가운데 핵심 논리인 이정제동(以靜制動)의 철저한 구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흐르는 물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진시황의 만리장성은 수많은 백성들의 고혈을 기반으로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결국 외적 방어에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였고 되려 숱한 유목왕조의 창조를 지켜봐야 했고, 금순공정은 현재까지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추진되고 있는 듯 하지만 이미 번장(翻墻, 방화벽을 뚫고 제한을 걸어놓은 IP에 접속을 하는 해킹) 등을 통해 금순공정을 극복해내는 네티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사실 진시황이 500여 년에 걸친 춘추전국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동력은 정보 및 인재에 제한을 두지 않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泰山不讓土壤故能成其大海水不擇細流故能就其深-이사(李斯)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태산이 될 수 있었고

바다는 한줄기 시냇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엄청난 깊이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천하통일을 달성한 진시황과 이사는 통치기반 강화라는 명분으로 분서(焚書)라는 전례 없는 문화탄압을 진행하고 결국에는 만만세가 아닌 2세 만에 멸망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물론 분서 등 문화 탄압은 진나라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진시황뿐만 아니라 금순공정은 중국 역사 속 문자옥(文字獄)라는 정보 사전검열 작업과도 그 모양새가 비슷하다. 한족(漢族) 문인(文人)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건륭제(乾隆帝)의 문자옥도 그렇지만 한족 출신인 명태조(明太祖) 주원장(朱元璋)의 문자옥은 그 악랄함과 어이없음에 혀를 차게 할 정도이다.

자신의 본명과 비슷한 글자, 자신의 외모를 묘사하는 듯한 글자 등등 일단 주원장 자신이 이것은 나와 연관되며 나를 저주하는 내용이라고 찍는 순간 그 글을 쓴 이는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만큼 억지스러운 사전 검열이 바로 문자옥이다. 사실 봉건시대에는 그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매 왕조, 매 군주 별로 문자옥은 다 있었다. 군주와 조정에 반하는 그 어떤 내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각에서 출발한 문자옥은 엄청난 피바람을 동반했지만 사실 혹은 진실(그 진실이 누구를 위한 진실이든 간에)을 전하고자 하는 이들을 100% 다 막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런 정보 통제로 인해 정신문화 등 문화유산이 단절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방해를 받았을 뿐이다.

 

인간의 사고와 네트워크에 기인한 여론과 정보는 바둑판과도 같아 변화무쌍한 행마를 거듭하며 4차원적으로 발전, 파생하는 것인데 분서와 문자옥 같은 정부의 정보통제는 그 여론과 정보를 체스판 말들의 행보로 간주하고 3차원적인 장벽으로 억제를 했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고 눈 앞에 보이는 일시적인 성과가 장기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 구글 사태로 중국에 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나 분서, 명태조 주원장이나 건륭제의 문자옥과 같은 결과가 나타나길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되돌아 볼 필요는 있다.

 

아편전쟁의 주인공 임칙서(林則徐)는 이렇게 말했다.

 

海納百川,有容乃大。

바다는 많은 강을 끌어안을 만큼 그 크기가 크다.

 

이미 56개 민족을 끌어안고 있는 중국이 바다와 같이 많은 강을 끌어안고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좀더 대국적인 자세를 가져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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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세 번 주유를 화나게 하다(三氣周瑜)

시사 2010/03/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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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
주유를 세 번 화나게 하다(三氣周瑜)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주유를 세 번 화나게 하다(三氣周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간의 피겨대전 이후 국내 언론 및 네티즌들은 김연아의 압도적 우승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를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다 비운의 2인자로 남은 살리에르에 비유하며 김연아 등장 이전까지 천재 피겨선수로 각광을 받던 아사다 마오의 박복한 시대운을 위로하기도 한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이야기하게 되면 동양 고전 속의 유명 인사인 제갈량(諸葛亮)과 주유(周瑜)의 관계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실제 역사 속이 아닌 "삼국연의(三國演義)" 속에서이긴 하지만 제갈량 등장 이전까지 강동 최고의 재사(才士)라 불리던 주유였지만 '()이라 불린 사나이' 제갈량의 등장으로 열등감과 자괴감, 시기와 질투 속에서 병들어 가게 된다.

 첫 단추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는 공동의 적인 조조(曹操)가 있었기에 함께 전략을 논의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欲破曹公宜用火攻萬事俱備只欠東風

조조를 이기려면 화공을 써야 하는데 모든 게 갖춰졌건만 동남풍이 빠졌구려

   승리의 핵심인 동남풍과 화살을 구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때까지만 해도 좋았지만 동남풍을 제갈량이 불러오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본디 "한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는 법(一山不容二虎)", 이후 주유와 공명(孔明)은 치열한 정보전을 전개한다. 한 쪽에서 방화벽을 치면 그것을 해킹하고 또 방화벽을 치는 현대 정보전의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할까.

 결국 병가필쟁의 땅(兵家必爭之地)인 형주(荊州) 장악을 둘러싸고 주유의 찌르기를 공명이 손쉽게 방어하면서 승부의 축은 급속도로 공명에게 넘어간다. 공명에게 농락당할 대로 농락당한 주유는 적벽대전에서 당한 부상에 울화병에 시달리다 "이미 주유를 세상에 내셨거늘 어찌 또 공명을 내리셨나이까!(生瑜何生亮)"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뜬다. “既生瑜何生亮이 한 마디에 도저히 자신의 능력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1인자를 바라보는 2인자의 비참한 심정이 그대로 녹아있음은 우리가 주지하는 바이다.

 올림픽 전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벼리고 벼려 날카로운 비수로 만들었고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실수 없이 완벽한 점프를 구사하였다. 하지만 적벽대전의 동남풍처럼 아사다에게 빠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강심장이었고 그 강심장을 가진 이는 동남풍을 불러온 제갈량, 김연아였으니 승부의 축이 김연아에게 급속도로 기울게 된 것은 피할 수 없었다.

 欲破宜用三周半跳萬事俱備只欠鐵膽

연아를 이기려면 트리플 악셀을 해야 하네. 다 준비가 됐건만 담력이 부족하구나

 강한 담력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다시 없을 기쁨을 선사한 김연아는 앞서 207, 210점이라는 2단 콤보를 성공 한데 이어 마지막으로 228점이라는 결정타를 날리면서 아사다 마오를 회복하기 힘든 열등감에 빠뜨렸다. 지금 마오는 국내 네티즌이나 언론 미디어가 말하는 것처럼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심정을 느낄 것이고 주유가 제갈량으로부터 느낀 패배감, 좌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何生

이미 마오를 낳으셨는데 어찌 또 연아를 태어나게 하셨나이까?

 과연 마지막 228점 카운터 공격에 아사다 마오가 주유처럼 급속 내리막을 걸을지, 3단 공격으로 확실한 수준 차를 보여준 김연아가 제갈량처럼 승승장구의 길을 계속 걸을지 곧 다가올 세계선수권 대회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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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시앙라이 2010/03/04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잼나게 보고 갑니다~~ㅋㅋ중국당에 활발한 활동 멋지세요~

  2. BlogIcon 깊은나무 2010/03/09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블로그 재밌네요^^ 알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라이투미 멘션 주고 받았던 @somupa 입니다^^)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칠보시(七步詩)

시사 2010/02/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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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 칠보시(七步詩)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정말 와 닿는 요즘이다. 2, 3등은 의미도 없는, 1등을 위해서라면 '물보다 진한' 혈육의 정도 가차없이 내동댕이쳐지는 세상. 1등을 위해 함께 피땀을 흘린 동료도 돌아보지 않는 세상. 하지만 그 누구에게 함부로 비난의 화살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위왕(魏王) 조조(曹操)는 재능이 뛰어난 셋째 조비(曹丕)와 다섯째 조식(曹植) 중에서 조비를 차기 후계자로 낙점한다. 1인자가 되지 못했을 때 황족이든 왕족이든 형제 자매는 잠재적 위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라고 봤을 때 강력한 경쟁자이기까지 했던 조식을 조비가 살려둘 리 만무했다. 역시나 조비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식을 처단하기로 하고 그를 불렀다. 홀로 조비의 궁으로 온 조식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을 용서하고 목숨을 살려달라고 한다. 비록 냉혈한 후계경쟁을 거쳤지만 조비도 사람인지라 피를 섞은 아우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진 것은 당연한 일. 결국 한가지 조건을 내거니 문재(文才)가 뛰어남에 기대어 자신에게 대든 것이 괘씸하니 형제를 주제로 "일곱 걸음" 전에 시 한 수를 지어낸다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 ……”걸음을 세고 조식은 유명한 칠보시(七步詩)”를 읊기 시작했다.

 煮豆持作梗,漉菽以汁。

(콩을 삶으니 국물이 나오네)

在釜下燃,豆在釜中泣。

(콩줄기로 불을 떼니 솥의 콩 알맹이가 눈물 흘리구나)

本是同根生,相煎何太急。

(어차피 한 뿌리에서 났건만 어찌 이리 볶아대느냐)

 형제 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벼랑 끝 죽음으로 내모는 조비. 그 조비의 악랄함(?)을 눈물의 인간애로 포장해 완곡하게 꾸짖는 조식. "한 부모에게서 난 형제끼리 어찌 이리도 못 살게 구느냐"는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린 조비는 결국 조식을 살려주게 된다.

 갑자기 칠보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얼마 전 우리에게 금메달 소식을 안겨 준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 , 동을 모두 휩쓸 수 있던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1위에 대한 강한 열정 때문에 날려버린 이호석 선수에게 많은 비난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어서이다.

물론 따끔한 질책을 피할 수는 없다. 4년 피땀의 결실을 금메달로 승화시키려는 선수의 승부욕과 열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어찌 "本是同根生,相煎何太急(어차피 대한민국 한 팀이거늘, 그리 모질게 파고 들었단 말인가)"했는지...

 하지만 금메달이 없으면 선수생활 자체가 평가절하되는 한국 체육계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과도한 승부욕을 내세운 이호석 선수를 매섭게 질타하는 국내 팬들도 어찌 "本是同根生,相煎何太急(어차피 대한 건아이거늘, 그리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신지...

 지금은 사납게 매질을 하기보다는 세계 강호와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기를 북돋아 줄 필요가 있다.

 "질책의 장작을 태워봐야(在釜下燃)", 선수들은 이역만리 땅에서 "눈물만 흘릴 수 밖에 없음(豆在釜中泣)" 이다. 누구보다 괴로워할 사람은 선수 본인이지 않겠나

 국민들의 성원과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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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호우시절(好雨時節)

시사 2010/02/11 18:43

봄을 부르는 빗줄기가 설날을 앞두고 전국을 적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중국에게 27년 만에 패배를 해서 흘리는 단군 할아버지의 눈물일까요? 아니면 27년 만에 공한증(恐韓癥)을 탈피하게 되어, 그것도 3-0이라는 완벽한 스코어로 압도해서 기뻐 흘리는 중국인의 선조 황제(黃帝)의 눈물일까요? 여하튼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내리는 빗방울이 봄을 재촉하네요. 작년 하반기에 개봉했던 한중 합작영화 중에 <호우시절(好雨時節)>이라고 있었습니다.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내리는 비를 보니 호우시절의 모티브가 된 두보(杜甫)의 "춘야세우(春夜喜雨)"가 생각이 나네요.(예전에 같은 제목으로 영화와 관련해 포스팅을 짧게 한 적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리로)

好雨知時節,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潤物細無聲。
野徑云俱黑,江船火獨明。
曉看紅濕處,花重錦官城。

때를 알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달콤한 빗방울이 떨어지는구나 
바람 따라 내린 빗방울이
어둠이 내려앉은 대지를 촉촉히 적시네.
들판은 이미 온통 블랙스크린
강가 뱃머리에 등불만 오롯히 밝구나
새벽녘 봄비를 머금은 발그스런 잎사귀가 가득하니
금관성이 모두 붉게 물들어있구나.

음력으로 따져보면 2009년은 설날을 맞아 끝나는 거죠. 이번 겨울비와 함께 2009년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통을 뒤로 하고 2010년 희망의 등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은 우리의 설날인 춘절(春節)이 되면 춘련(春聯)을 써서 집 대들보나 문 양쪽 기둥에 내겁니다. 비가 눈이 되고 눈이 비가 되는 오늘, 이런 춘련을 집에 내거는 건 어떨지요.

瑞雪兆丰年年年大吉 丑牛接寅虎虎虎生威
상서로운 기운의 서설(瑞雪)이 내리니 올 한해 크게 풍년이 찾아오는 대길(大吉)의 해가 되겠구나
소의 해가 가고 호랑이 해가 오니 호랑이의 기세를 타고 크게 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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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osmopolitan815 2010/02/12 0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