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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화나게 하다(三氣周瑜)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주유를
세 번 화나게 하다(三氣周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간의 피겨대전 이후 국내 언론 및 네티즌들은 김연아의
압도적 우승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를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다 비운의 2인자로 남은 살리에르에 비유하며 김연아 등장 이전까지 천재 피겨선수로 각광을 받던
아사다 마오의 박복한 시대운을 위로하기도 한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이야기하게 되면 동양 고전 속의 유명 인사인 제갈량(諸葛亮)과 주유(周瑜)의 관계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실제 역사 속이 아닌 "삼국연의(三國演義)" 속에서이긴 하지만 제갈량 등장 이전까지 강동 최고의 재사(才士)라 불리던
주유였지만 '신(神)이라 불린
사나이' 제갈량의 등장으로 열등감과 자괴감, 시기와 질투
속에서 병들어 가게 된다.
첫 단추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는 공동의 적인 조조(曹操)가 있었기에
함께 전략을 논의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欲破曹公,宜用火攻。萬事俱備,只欠東風。
조조를 이기려면 화공을 써야 하는데 모든 게 갖춰졌건만 동남풍이 빠졌구려
승리의 핵심인 동남풍과 화살을 구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때까지만 해도 좋았지만 동남풍을 제갈량이 불러오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본디 "한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는 법(一山不容二虎)", 이후 주유와 공명(孔明)은 치열한
정보전을 전개한다. 한 쪽에서 방화벽을 치면 그것을 해킹하고 또 방화벽을 치는 현대 정보전의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할까.
결국 병가필쟁의 땅(兵家必爭之地)인 형주(荊州) 장악을 둘러싸고 주유의 찌르기를 공명이 손쉽게 방어하면서 승부의 축은 급속도로 공명에게 넘어간다. 공명에게 농락당할 대로 농락당한 주유는 적벽대전에서 당한 부상에 울화병에 시달리다 "이미 주유를 세상에 내셨거늘 어찌 또 공명을 내리셨나이까!(既生瑜何生亮)"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뜬다. “既生瑜何生亮” 이 한 마디에 도저히 자신의 능력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1인자를 바라보는 2인자의 비참한 심정이 그대로 녹아있음은 우리가
주지하는 바이다.
올림픽 전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벼리고 벼려
날카로운 비수로 만들었고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실수 없이 완벽한 점프를 구사하였다. 하지만 적벽대전의
동남풍처럼 아사다에게 빠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강심장이었고 그 강심장을 가진 이는 동남풍을 불러온 제갈량, 김연아였으니
승부의 축이 김연아에게 급속도로 기울게 된 것은 피할 수 없었다.
欲破妍兒,宜用三周半跳。萬事俱備,只欠鐵膽。
연아를 이기려면 트리플 악셀을 해야 하네. 다 준비가 됐건만 담력이 부족하구나
강한 담력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다시 없을 기쁨을 선사한 김연아는
앞서 207점, 210점이라는 2단 콤보를 성공 한데 이어 마지막으로 228점이라는 결정타를 날리면서
아사다 마오를 회복하기 힘든 열등감에 빠뜨렸다. 지금 마오는 국내 네티즌이나 언론 미디어가 말하는 것처럼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심정을 느낄 것이고 주유가 제갈량으로부터 느낀 패배감, 좌절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既生真央,何生妍兒。
이미 마오를 낳으셨는데 어찌 또 연아를 태어나게 하셨나이까?
과연 마지막 228점 카운터
공격에 아사다 마오가 주유처럼 급속 내리막을 걸을지, 3단 공격으로 확실한 수준 차를 보여준 김연아가
제갈량처럼 승승장구의 길을 계속 걸을지 곧 다가올 세계선수권 대회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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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해당 글 보기 ☞ [백가쟁명] 구글과 해하가(垓下歌)
[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구글과 해하가(垓下歌)
최근 IT 업계 메인뉴스라면 아이폰-아이패드 더블 콤보를 작렬시킨 애플의
일거수일투족과 애플을 쫓는 추격자들(구글의 넥서스원,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를 위시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승부와 중국시장에서 검색시장 철수라는 배수의 진을 치며 중국정부의
검색 검열에 반발한 구글의 동향일 것이다.
1월 29일자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구글, 1월 중국시장 수익 30% 급감. 최악의 경우 구글 차이나 폐쇄 가능"이라는 보도에 따르면 상황이 구글에게 낙관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지는 않다. 더 심각한 것은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를 가정에 놓고 중국 현지 업체 등에서 인력 스카우트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검색시장에서 구글은 단창필마(單槍匹馬)로 당양(當陽) 장판파(長坂坡)에서 조조(曹操)의 진영을
휘젓고 다니던 조자룡(趙子龍)처럼 파죽지세로 그 세를 넓혀왔지만 동북아의 터줏대감들인 한·중·일 삼국에서는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다. 한·중·일 3국 검색시장에서 구글은 각각 30%대(중국·일본) 혹은 2%대(한국)의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구글발 허리케인이 동북아 3국의
태풍 앞에서 콧바람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세계시장 천하통일을 위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시작화면을 바꿨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시장 철수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누구도 예상 못한 한 수이긴 한데 문제는 이 강수가 자칫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시장철수 발표로 구글 차이나 내부에는 이미 동요가 발생했고 바이두(百度)를 비롯한
중국 현지업체들이 이 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제국의 황제인 구글의 문화와 경영기법, 검색 노하우를 보유한 고급인력들에 대한 스카우트에 들어간 것이다.
수백 년
간 지속된 춘추전국시대를 끝낸 진(秦)나라를 이끈 핵심인물, 상앙(商鞅)·장의(張儀)·이사(李斯) 등은 각각
위(魏)·조(趙, 위魏에서 출생)·초(楚)나라 인물들이다. 그리고 오(吳) 합려(闔閭)를 패자로 만든 오자서(伍子胥)와 손자(孫子) 역시 초(楚)와 제(齊)의 명문가
자제들이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오자병법(吳子兵法)으로 유명한 오기(吳起), 유비(劉備)를 파촉(巴蜀)의 통치자로 만들어준 장송(張松)∙법정(法正) 등도 마찬가지이다.
뭐니뭐니해도
인재 스카우트로 재미를 본 이는 400년 한(漢) 제국을 세운 유방(劉邦)이다. 당시 천하 패권 경쟁에서 항우(項羽)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항우
밑에 있던 한신(韓信)이라는 핵심 카드 한 장을 빼옴으로써 한 방 역전에 성공한다.
그만큼
핵심인재의 누수는 치명적인 법이다. 이번 선언으로 구글 차이나 내 핵심인력이 빠져 나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글이 보게 될 터이기에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시장 철수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음과 동시에 핵심 인적자원마저 놓치는 이중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음이다.
"사지에 놓여야 살 수 있다(陷之死地而后生,置之亡地而后存)"며 배수진으로 대승을 거둔 한신이
될지, 십면매복(十面埋伏)에 걸려 오강(烏江)에서 회한(懷恨)이 담긴
해하가(垓下歌)를 읊었던
항우가 될지 중국 정부와 구글의 자존심 대결의 결과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