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교육의 균부론(均富論)

시사 2010/02/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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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 교육의 균부론(均富論)

   1978년 등소평(鄧小平)은 모택동(毛澤東)을 비롯한 혁명 1세대(물론 자신도 1세대에 속하지만)가 밀어붙였던 균부론적 경제성장 모델을 폐기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전면실시 하였다. 그리고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연안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한 환연해벨트(環沿海經濟圈)의 우선 성장을 통해 내륙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끈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발표하였다. 이후 중국은 매년 10%가 넘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150여 년간 상실했던 정치∙경제 헤게모니를 장악해 가고 있다.

  등소평에서 시작된 선부론은 강택민(江澤民) 전 주석에 이르는 지난 25년 간 추진되었으나 지역간 성장 불균형 및 부의 양극화 악화로 후진타오 정부는 균부론을 국가 경제 모토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지난 세월 동안 걸어온 역사의 수레바퀴를 잘 살펴보면 선부론적 관점에 입각해 부의 우선적 축적에 힘써왔음을 알 수 있다. 부의 재분배를 통한 공동성장을 추구하는 21세기 식 균부론적 개념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들다.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는 "사람이 부귀를 추구하는 것도 본능이요, 빈천을 싫어하는 것도 본능이다(子曰富與貴人之所欲也貧與賤人之所惡也)”라며 선부론을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공자는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마부도 기꺼이 될 것이다(子曰富而可求也雖執鞭之士吾亦如不可求從吾所好)"라고 까지 했다. 균부론의 관점에 대다수가 공감을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실현되기 힘든 이유도 이런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경제 분야만큼 균부론과 선부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교육분야다.

 

  얼마 전 중국 중경신보(重慶晨報)는 중국 교육부가 일부 "특별반" 운영 중학교에 청화대, 북경대 등 중국 명문대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는 보도를 했었다. 해당 기사에서 등해건(鄧海建)이라는 중학교 교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각 반에 그리고 각 학교에 골고루 배치되어 다른 학생들도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는데 우수한 학생들만 한 군데 모아 그 중에서 일부만을(학교 중·고등학교 입장에서는 상당 비율) 명문대학에 보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을 했다. 우수한 학생이 각 학교 및 학급에 배정되어 전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견인(선부론)하여 학급 및 학교의 실력을 함께 향상(균부론)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곧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평준화 교육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형자산의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단계의 균부론이라도 가능한 경제분야와는 달리 교육은 무형자산이기 때문에 지식의 수직이동을 통한 수평화(균부론)”이 힘들다. 그리고 지식이 인생에서 가지는 레버리지 효과는 경제∙금융에서 의미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월등히 능가한다는 점도 균부론적 개념의 평준화가 어려운 이유다.

 

  뿐만 아니라 등해건 교사가 말하는 식의 교육은 학습에서 환경이 가지는 중요성을 애써 외면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순자 (荀子)의 권학(勸學) 편을 보면 "쑥 잎이 마 속에서 자라면 받쳐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를 진흙에 넣어 놓으면 가만히 나둬도 몽땅 검게 변한다. (蓬生麻中, 不扶而直白沙在涅, 與之俱黑)”라는 말이 있다. 교육에서 환경적 요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랬기에 맹자의 모친이 세 번이나 거주지를 옮겨 다녔던 것이 아니던가?

 

  위에서 말한 <논어>의 구절을 패러디 해서 교육, 학습에서 인간의 속성을 표현하자면 다음으로 요약될 것이다.

 

聰與明人之所欲也笨與拙人之所惡也

(총명함은 모든 이들이 다 바라는 바요, 어리석음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우수 학생의 군집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선부론적 현행 특수반 제도와 우수 학생의 분배를 통해 전체 학생의 수준 향상을 추구하는 균부론적 평준화 시스템.

 

  과연 교육 담당자들은 과연 어떤 절충점을 찾아 교육 분야에 적용할 것인가? <예기(禮記)>에 나오는 한 구절을 보면서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張而不馳文武不能也弛而不張文武不一張一弛文武之道也

(어느 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주나라 문왕과 무왕이라면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할 수도 없으니

적절한 융합책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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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아이티와 三人成虎

시사 2010/02/08 12:00
전국시대(戰國時代) 위혜왕(魏惠王) 때 위의 태자가 조(趙)나라에 인질로 가게 되었는데 그 수행원으로 대신(大臣)이던 방총(龐蔥)이 가게 되었다. 방총은 떠나기에 앞서 정적(政敵)들이 자신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중상모략을 할 것을 염려하여 혜왕에게 걱정의 당부를 하게 된다. "주군, 만약 지금 제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돌아다닌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혜왕은 웃으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내 어찌 그런 황당한 말을 믿겠소"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방총은 "그럼 또 한 대신이 들어와 지금 정말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더라고 하면 어떠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혜왕은 자세를 고치면서 "어허, 그럴 리가 없다니까. 그래도 한번 확인차 사람을 보내보겠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총이 "또 한 대신이 들어와 호랑이가 저잣거리를 활보한다고 간곡히 전해올리면 어떠실것 같습니까?"라고 하자 혜왕은 웃음기 싹 가신 얼굴로 "당장 군사를 보내 호랑이를 처치할 것이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방총은 "주군, 주군께서는 세 대신이 있지도 않은 호랑이가 저잣거리에 있다고 하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시어 조치를 취하셨사옵니다. 제가 태자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고 나면 제 뒷말을 하는 이들이 세사람에 그치지 않을 것이옵니다. 제 이 충심 주군께서 잘 아시리라 사료되오지만 심히 걱정되옵니다."라고 말하자 혜왕은 방총의 의중을 읽고 웃으며 "걱정마시오. 내 그대의 충심 누구보다 잘 아오. 경이 하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마시오." 답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위나라 조정에서는 방총의 정적들이 온갖 중상모략을 하였고 처음에는 꾿꾿하던 위혜왕도 결국 방총의 충심을 의심하게 되어 방총은 위나라로 돌아와서 조정에서 쫓겨나 여생을 마쳤다. 이 이야기는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데 여기서 파생된 고사성어가 바로 "세 사람이 있으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이다.

지난 1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현장출동' 코너에서는 아이티 구조지원 관련 주도미니카 대사관의 파렴치한 행위에 대하여 '특종(?)' 보도하였다. 강성주 주도미니카 대사의 발언및 구조대원들에 대한 허술한 지원 등을 두고 인터넷의 각 게시판과 공개 토론장은 금새 성토의 글로 넘쳐났고 이를 보도한 MBC에 격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구조대원 및 외통부 직원의 해명글과 관련 증거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MBC의 왜곡보도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고 MBC는 대국민 사과방송을 내보내게 되었다.

현재 MBC 해당기자와 방총의 정적들은 분명한 사실(fact)를 국민들과 위혜왕에게 들이밀었다. 물론 해당 사실(fact)는 실제 있었던 사실 자체를 발언자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재구성한 "진실"이 아닌 사실(fact)였을 뿐이다. 방총의 정적들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람 심리를 이용했고 해당 기자는 없는 호랑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무기인 방송을 이용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강성주 주 도미니카 대사는 구호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했던 발언이었고 구조대를 위해 대사관 직원들이 생고생을 했던 것이었지만 뭐가 뒤틀렸는지는 몰라도 해당 기자는 절묘한 왜곡의 편집 바느질을 시전했다.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를 헤아린다(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고 좌전(左傳)에서 그랬던가.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이 위징(魏征)과 대화하면서 <순자(荀子)·애공(哀公)>편에 나오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水能載舟,亦能覆舟)"라는 말로 백성들의 무서움,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미디어의 파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뜻과 조금 어긋나는 사실에 대해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면서 펜대와 컴퓨터 자판을 놀릴 경우 되려 그 파워에 자신이 휩쓸려 나갈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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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보 백보

시사 2010/02/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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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하병준] 오십보백보

맹자孟子와 양혜왕梁惠王과의 대화 중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오십보소백보(五十步笑百步) 이야기가 있다.
전쟁 중에 오십보 도망간 병사가 백보 도망간 병사의 비겁함을 비웃는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요즘 국제 자동차 시장에서 "Over the Top" 도요타(Toyota)가 처한 상황이 "오십보소백보"인 것 같아서이다.
리먼 사태를 시작으로 유발된 금융위기의 폭풍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눈물을 머금고 글로벌 Top 브랜드의 왕좌를 도요타가 GM에게 넘겨받은 것은 불과 재작년(2008년 하순). 이제 겨우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당시 방만한 경영과 품질에 신경을 전혀 쓰지 못한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빅3를 비웃던 도요타가 이제는 되려 같은 꼴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않을 수 없다.
물론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처음 있는 일이고 그동안 "가이젠(改善)"과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JIT시스템(Just-In-Time, 적기생산시스템)"으로 대표되는 도요타식 경영모델로 끝모를데 없는 성장을 거듭해 왔기에 오랜 시간 문제가 적체되어 막판에 고름이 터진 빅3와 다르게 봐야한다고 할 수 있지만 최전성기의 제국이 몰락하는 것은 항상 사소한 방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결코 단순히 볼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예기(禮記)의 경해(經解)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있다.

差之毫厘,謬以千里。(차지호리, 류이천리) 
천리 둑도 조그마한 개미 구멍 하나에 무너진다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미 작년 8월 경부터 유럽 및 미주지역 생산 차량에서 브레이크 결함이 발견되었으나 시장 확대 정책에 의해 사소한 개별 문제로 치부되며 무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올 1월 들어 미주 지역을 시작으로 고급차종인 캠리를 비롯 각종 차량에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지면서 뒤늦게 수습에 나서게 되었다. 개미구멍이 커지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수습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형국이다.

얼마전 모 방송에서 두산 박용성 회장을 인터뷰했을 때 그가 했던 말은 리더라면 한번 깊이 음미하고 명심해야 하는 경구警句가 아닌가 한다.

"자신이 리더(여기서는 선두업체라고 의역하고 보도록 하자)가 되면 아래(후발업체로 의역하자)에 있을 때 생각했던 것처럼 절대 전철을 밟지 않을 것 같죠? 일단 한번 해보세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막상 리더(선두업체)가 되면 시스템이 딱 방심하게 좋게 되어 있어요"(인터뷰 내용이 토씨 하나 안 틀린 건 아니지만 핵심 내용은 이랬다)

그래서 중국 선인들도 시경(詩經), 진서(晉書), 순자(荀子), 전국책(戰國策) 등 여러 책에서 후세인들에게 당부의 글을 남기지 않았던가?

殷鑒不遠,在夏后之世。《詩經·大雅》은감불원, 재하후지세  
은나라 사람이라면 하나라 멸망의 교훈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前車之覆,后車之鑒。《荀子》·《晉書》전차지복, 후차지감  
앞 수레가 남기 바퀴자국이 뒷 수레에게 길이 될 것이다.
前事不忘,后事之師。《戰國策》전사불망, 후사지사 
앞선 일이 남긴 교훈을 잊지 않아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불과 1년 전 빅3가 남긴 교훈을 도요타가 과연 그대로 반복하면서 나폴레옹의 100일 천하처럼 왕좌에서 물러날 것인지?

빅3를 비롯한 2위권 업체와 도요타와의 자동차 대전 2라운드의 막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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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유신, 인사청문회에서 살인적 태클을 당하다!!! 선덕여왕 36화 下

MBC 선덕여왕 2009/09/24 02:37

유신과의 독대 이후 홀로 생각에 잠긴 문노.
'인물이로다. 허나 그리 곧으면 부러지는 법. 张而不驰,文武弗能也, 刚则易折 나 역시 너처럼 그랬다가 완전히 새됐다'

유신을 찾아온 복야회 수장 월야와 설지.
가야 회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설지가 희생하겠다고 나섭니다. 이에 유신은 "너희도 미실과 같은 것인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두고서 작은 것을 희생舍小取大시키면 그만인가?"라고 호통을 칩니다. 월야와 설지는 "어느 한쪽을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면 작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설득하지만 "그 포기하는 작은 것들이 모여 대업의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라고 유신은 말하죠.

不积跬步,无以至千里;不积小流,无以成江海。《荀子》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야 천리길을 갈 수 있고
작은 개울이 모여야 강과 바다가 된다.


물론 순자가 이 이야기를 할 때는 공부도 열심히 꾸준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했지만 제가 유신의 말을 듣고 바로 이 말이 떠오른 것은 의미만 봤을 때 서로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면 유신의 마음. 덕만과 유신, 리더 교육을 조금이라도 일찍 먼저 받아서 일까요? 아직 덕만은 유신만큼 리더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요. 오히려 아직은 법가法家의 대표인물 가운데 하나인  한韓의 재상 신불해申不害의 "술術"에만 능한 느낌입니다.

유신은 가야 유민을 파느니 자신이 풍월주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믿는 구석도 있었죠. '이미 천하가 공인한 비재의 우승자인 자신이 풍월주가 되지 않은 것이 허튼 소문 때문이라면 후임이 누구이든 찝찝할거다' 뭐 이런거죠. 이때 설원은 유신과 가야유민이 연결되어 있는 결정적 문건을 제시하고 유신과 덕만은 궁지에 몰립니다. 증거문건을 들이밀며 미실의 회심 미소를 띈 한마디.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欲破曹公,亦用火攻。万事俱备,只欠东风。《三国演义》
조조를 깨부수고 싶으니 화공을 써야 할 것이로다.
허나 다 준비가 되었건만 동남풍 만이 빠졌구나.


주유周瑜와 제갈량诸葛亮은 조조曹操와 적벽대전赤壁大战을 치르기 앞서 어떻게 싸워야 적은 병력으로 엄청난 조조의 군세軍勢를 이겨낼지에 대해 고심하다 화공을 써야 한다고 합의를 봅니다. 하지만 당시는 북서풍만 부는 겨울철. 이를 깨달은 주유는 걱정과 홧병이 겹쳐 몸져 눕는데 제갈량이 스~윽 다가와 "도독, 제가 처방전 하나 써올리지요"하면서 위의 글을 써 보이죠. 그랬더니 주유가 깜짝 놀라며 "역시 공명孔明선생이시오. 어찌하면 좋겠소?"하니 제갈량은 자신이 하늘과 통하니 바람을 불러보겠다 어쩌겠다 합니다. 이후 내용은 다들 아시는 뭐 그런 내용이지요.

아마 미실 측에서 저 문건을 손에 넣기 전만 하더라도 분명 증거만 부족한 只欠证据 상태였을 겁니다. 유신을 거의 궁지로 몰았는데 말이죠. 제갈량의 저 처방전을 좀만 응용한다면 아래처럼 되지 않을까요?

欲籠庾信,亦用奸計。萬事俱備,只欠證據。《싱싱차이나닷컴》
유신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려면 간계를 써야겠구나. 다른 준비는 다 되었건만 증거가 부족하구나

이 부분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유신이라는 인재를 얻기 위해 벌어지는 양당^^의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입니다. 미실도, 덕만도, 복야회도 말이죠. 누구에게나 필요한 인재가 되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쵸?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게 되네요.T.T

(유신 눈 감았네요. 지못미ㅠㅠ Sorry~Sorry~~Sorry)

상황 파악이 되며 미실이 유신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만은 유신에게 설지를 일단 내놓자고 합니다. 당연 유신은 Vito 행사합니다. 유신은 아는 것입니다. 한발 물러서기가 어렵지 한번 물러서고 나면 이후에는 한없이 밀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덕만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죠. "저도 압니다. 하지만 어떻게 유신랑을 내줘요? 제가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 마음을 모르시나요? 저의 이 연모하는 마음을"  덕만으로서는 이런 마음이었겠지요.

身无彩凤双飞翼,心有灵犀一点通。<李商隐·无题>
날개가 없어 그대에게 날아갈 수 없으나 마음만큼은 말이 필요없을 만큼 서로 통하는구나.

앞서서도 이지이李之仪의 시(☞ 여기로)를 통해 덕만과 유신의 마음을 표현하였지만 덕만은 유신이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자기 마음을 알아줄거라 생각했네요. ㅎㅎ 이거 왠지 실제 현실과는 약간 상황이 바뀐 듯한 느낌도 드네요. 보통 남자분들이 여자분들한테 "내가 꼭 말로 해야 아니? 그런걸 꼭 말로 해야 아는거야?"하고 하는데 말이죠.ㅋㅋ 아니면 말구요~^^;;

물론 유신도 가슴이 아프겠죠. 하지만 사내라서, 신하라서 그 아픔 참으며 말합니다. "이것은 공주님이 결정하신 길입니다. 군주의 길을 쉽다고 생각하신 것입니까? 군주는 자기의 몸을 팔아서라도, 다른 나라 백성을 죽여서라도 자기 백성을 지켜야 합니다. 백성은 그런 군주를 원합니다."

士当先天下之忧而忧,后天下之乐而乐也。
군주는 백성이 근심하기 전에 근심거리를 걱정하고 백성들이 즐거워한 후에 즐거워해야 한다.

이 구절은 송나라 시대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학가, 군사전문가이던 범중엄范仲淹이 평생 신조로 생각하던 말입니다. 유신이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생각합니다. 백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하지만 이미 덕만은 그동안 말 못하고 있던 유신에 대한 연모가 터진 상황. 정이란 것은 한번 쏠리기 시작하면 맹목적이 되고 노도와 같이 용솟음치며 흘러나오는 법. 아래 싯구는 앞서 포스팅했었죠? (이전 포스팅은 ☞ 여기로)

此情无计可消除,才下眉头,又上心头。<李清照>
그대를 향한 내 마음 억누르려해도 자꾸만 가슴 가득히 차오릅니다.

덕만: "저는...저는요?"  유신: "혼자 가셔야 할 길입니다."
최고의 자리는 항상 외롭다 했던가요? 홀로 한기를 이겨내기 힘들만큼 高处不胜寒 고독한 리더의 길. 전 아직 잘 모르겠네요^^ 배경음악 죽입니다!!! 저 둘의 엇갈리는 사랑에 걸맞을 만큼.


유신과 덕만의 대화를 우연찮게 듣게 된 문노는 유신에게 "사람을 얻는 자 왜 천하를 쥐는 줄 아느냐? 얻은 사람 그사람들이 군주로 만들기 때문이지. 영웅은 스스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이 만드는 법이다"라고 합니다.

独木不成林,单丝不成线
나무 한그루가 숲을 이루지 못하듯 한가닥 견사가 실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죠. 나무 한그루가 숲이 되지 않고 누에가 뱉어낸 가는 견사가 실이 되지 못하듯 지도자 혼자 천하를 얻을 수는 없는 법. 민심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得民心者得天下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니죠.


유신과의 만남 이후 홀로 눈물을 흘리던 덕만. 비담이 들어와 위로를 하지만 덕만은 혼자말처럼 이야기합니다.
"나는 미실이 아니다 미실이 될 수 없나보다 유신랑을 놓을 수 없다 좋아한다 연모한다 말도 못하는데 이렇게 놓아줄 수는 없다"

入我相思门,知我相思苦,
长相思兮长相忆,短相思兮无穷极,
早知如此绊人心,何如当初莫相识。《李白·三五七言》

그대 사모하는 제마음 아세요.
하루에 수없이 그대를 생각합니다.
그리움이 이토록 힘든 줄 알았으면 그대를 모르는 편이 나았을 것을


아마 덕만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요?

유신을 만나고 나오면서 문노는 생각합니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가? 정녕 하늘의 뜻은 원래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인가?"

人有千算不如老天爷一算。
사람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하늘의 뜻을 꺾을 수 없다.

하늘의 뜻인 것을요.


미생은 미성년자 춘추를 이번에는 도박장에 데려갑니다. 잘하는 짓이죠.

하지만 미생은 춘추한테 제대로 접대하기로 작정하죠. 영업용 접대를 하면서 골프든 카드건 막 져주듯이 말이죠. 만약 이때 영화 타짜의 아귀가 있다면 "잠깐! 움직이지마! 이 새끼 손모가지 잘라!" 그랬겠죠.

미생의 행동을 위에 적힌 범중엄의 신조를 조금 응용해서 표현하면 "后春秋之乐而乐也(난 춘추가 먼저 즐겁고 나서 즐거우리)"라고 할까요.추가 기쁘고 나서 기쁘다

하지만 사실 춘추는 미생의 머리꼭대기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속이는 것도 알고 있구요. 이쯤되면 춘추의 한량쇼가 자신의 진의를 숨기기 위한 계획된 것임을 언뜻 암시하고 있네요. 물론 그전부터 좀 그런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조선말기 흥선대원군이 안동 김씨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했던 그런 쇼와 같은 것이죠.ㅎㅎ

孙悟空跳不出如来佛掌心。
손오공이 아무리 설쳐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딱 미생 꼴인것 같네요^^

문노는 삼한지세三韩地势를 완성하기로 하며 "구정물을 뒤집어써도 자기 가문과 자기 가문을 지켜낼" 유신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합니다. 이를 엿들은 비담은 충격에 빠지고요. 왜 문노는 유신을 선택했을까요?

바로 "가야 백성을 위해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기라면 기고 핥으라면 핥을 것입니다. 그따위 굴욕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누차 언급하는 한신韩信의 과하지욕胯下之辱도 참겠다는 것이죠.


그러고는 유신은 미실을 찾아가 덕만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살려주세요" 이어 "지금도 절 가지시려면 제 시신을 가지시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음은 분명하나 가야 유민들은 살려주십시오. 전 제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남이 저 대신 죽는 것을 도외시置之不理할 만한 그릇은 못됩니다. 이제서야 제 그릇의 크기를 알았사오니 제 그릇에 차고 넘치는 것은 버리려 합니다. 하여 이제 새주님 휘하로 들어가려 합니다"라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临财勿苟得,临难勿苟免。《礼记》
재물 앞에서 유혹됨 없고 어려움 앞에서 위축됨이 없다.

위기 앞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상황을 파악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의를 지키며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는 유신. 어려움 앞에서 위축됨이 없음입니다.

유신의 말을 들은 미실은 크게 웃으며 "젊었다면 내가 직접 품었을것을! 만약 진정 뜻이 그러하다면 그 증표로 우리 집안 여식과 혼인하시죠"라고 말하고 유신은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크게 놀란 덕만. 과연 37화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요? 궁금해~궁금해~

37화 예고를 보아하니 훗날 상대등으로 신라 최고의 진골귀족이 되는 비담의 첫번째 사전작업들이 이루어지나 보네요. 드라마일 뿐이지만 일단 미실에게 의탁한 유신을 대신해 덕만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 듯한 느낌이 들구여~ㅋㅋ 여하튼 미치도록 잼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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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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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09/24 0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갈수록 태그가... 보기 어려워 지는 군요..^^ㅋㅋ
    블로그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것 같네요. 중국과 한자.
    가장 머리 아픈 것 중의 하나인데..그렇죠?

    음..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이요원의 눈물 연기.. 봉달희에서 부터 보지만
    참 매력적인 듯 해요...
    36화는 졸면서 봐서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수고하세요.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24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제가 태그의 의미도 아직 잘 몰라여~
      그냥 닥치는대로~ㅋㅋㅋ

      사실 이요원 그다지 좋아했던 배우는 아니었는데
      선덕여왕 보면서 괜찮은 배우구나 생각이 든다능...^^

  2. BlogIcon White Rain 2009/09/24 0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그런데..유신과 덕만. 그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서로를 그토록 연모했는지...
    좀 의문이긴 한데, 음..그래도 짝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떠났을 때도..그런 절망감 정도는
    느낄 수도 있으니..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좀더 그동안 둘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면 좋았을 텐데 싶었지요....25회에 이미 한번 나오기도 했었지만 말입니다.
    다음 회에선 비담의 활약이 기대가 되요. 분명..그는 뭣진을 하겠죠.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24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얀비님 안녕하세요^^
      소우주님 덕택에 한분한분 사이버 안면을 트게 되네여^^자주 놀러오세요~

      유신과 덕만...
      사실 겉으로 원체 표현을 안하던 인간들이라서
      전 그냥 눈빛이 애절하기에 그동안 얼마나 참았을까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비담 저녀석은 등소평 선생이 세상 뜨면서 "미국보다 강해지기 전까지 무조건 엎드려라"했던 도광양회韜光養晦정신을 발휘, 철저히 굽히고 있을 듯 싶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