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生当作人杰
재미있게 익히는 중국어 세상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Notice

生當作人傑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2009/09/26 21:10 百家爭鳴/一己之談
그러면서 비유한 인물들이
성군으로 떠받들다 못해 신이 되다시피한 요尧와 순舜이 있고
(차라리 비슷한 시기의 우리의 단군 할배가 훨씬 나을텐데... 신빙성 없는 저들을 떠받든 우리 조상들도 참)
초한楚汉의 영웅들은 항우项羽와 유방刘邦, 그리고 삼국三国영웅들인 조조曹操, 유비刘备, 손권孙权 등이 있다. 아하! 당연 사마의司马懿와 제갈량诸葛亮도 있다.

이종오李宗吾(이하 이종오)는 후흑학의 최고 경지에 이른 인물로 요와 순을 꼽고 있다.

厚而无形,黑而无色。无声无嗅,无形无色。
두꺼우나 형태가 없고 검으나 색이 없으니. 무색무취, 무형무색이로세.

이 정도에 이를진대 어찌 범인이 그들의 상판이 두꺼운지 속이 시꺼먼지 알 수 있으리오.

천하를 자신의 아들이 아닌 타인에게 넘겨주는 도량, 하지만 백양柏杨 선생이 하는 말에 따르면 유학자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주장하는 그런 아름다운 선양은 없고 치수를 잘한 순과 우禹가 그 세력을 기반으로 요와 순을 압박해 섭정을 하면서 정권을 이양받았을 뿐이라고 한다.

어차피 신화시대이니 사실 여부를 가릴 수는 없는 법. 하지만 유학자들이 남긴 기록들을 분석하면 요와 순은 말 그대로 후흑의 달인이라는 것이다. 후흑의 성인!!! 흠!!
여하튼 이건 이종오 선생의 이야기이고 본인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히며...

진정한 후흑의 달인은 유방과 조조, 유비, 손권, 사마의이다.

항우와 범증은 상대를 잘못 만났음을 한탄해야 할 것이다.

유방의 얼굴 두께는 생명을 부지하고자 자신의 처자식을 두번이나 마차에서 밀어 떨어뜨린 장면에서 이미 맛보기하고
항우가 자신의 부친을 잡아 항복을 종용하며 항복 않을 시에는 삶아 죽이겠다고 하자 다 삶거든 자신에게도 그 국을 달라는 말로 인증샷 팍 날려버린다.

속이 시커멓기로는
한신과 팽월 등등 공신 숙청 작업에서 High 칼라의 검정 먹물을 들이키는 지독함을 보면 알수 있다.

이런 유방 앞에서 항우는 힘만 무식하게 센 너무나 순진한 하룻강아지였다.


그래서일까
项羽愿与刘邦单打独斗,一决雌雄,刘邦笑谢曰:“吾宁斗智,不能斗力。”
(해석)항우는 유방과 일기토로 승부...쇼부를 보려고 하자 유방이 실 쪼개면서 "무식하게 힘 쓰지말고 대가리를 좀 굴려라. x댕아"
(유방은 당시 지역 流氓 깡패나 다름없었으니까 조금 분위기 살리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 보여짐. 고상하게 "유방이 가볍게 미소를 띄우며 거절하고는 난 힘이 아닌 지혜로 싸우고자 하네" 라고 했을리는 절대 없다 여겨짐..ㅋㅋㅋ)


결국 항우는 오강乌江에서 조각배에 몸을 싣고 강동으로 돌아가 권토중래卷土重来를 도모하지 않고
아녀자처럼 800전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결을 택한다.
하긴 그 많은 식구가 딸린 기업체가 도산 직전이니 비장한 최후의 선택을 하려 한 점 이해되지 않는 바 아니나 강동으로 돌아가면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유방이 추격해 완전 소탕하기 힘들었고 이후 유방의 천하가 안정되기까지 상당기간 소요되었음을 비춰봤을 때 결코 영웅의 선택은 아니었다 보여진다.

어쨌든 유방의 철면피공(鐵面皮功)에 숫검댕이 속 때문에 항우는 천하패권의 문턱에서 아웃된다.

하지만 어찌 항우 뿐이겠는가?

항우 밑에서 나름 후흑의 일가를 이뤘다고 여기며 항우의 천하제패 초석을 다져주고자 했던 범증范曾과 건달들 가랑이 밑을 기는 굴욕(胯下之辱)을 참은 한신韩信 역시 유방의 철면신공 앞에 허무하게 무릎을 꿇고 만다.

홍문연鸿门宴에서 유방의 눈물을 동반한 철면신공에 한번 무릎 꿇으면서 천추의 한을 품고 사망..지못미

떠돌이 장수가 될 뻔한 방랑검객 한신은 소하萧何의 꼬드김(萧何月下追韩信) 퇴패검법(退霸剑法)에 넘어가 당시 자칭. 타칭 서초패왕西楚霸王으로 본좌에 등극해 있던 항우를 김택용에 3.3 혁명 제대로 함 당하고 마레기 취급받는 나의 스타본좌 마재윤처럼 사면초가四面楚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카운터펀치를 날리지만 뒤에서 음흉한 속을 인자한 얼굴에 감춘 후흑의 절정고수 유방의 토사구팽(兔死狗烹) 초식에 난도질 당해 차세대 본좌 포스를 뽐내던 제왕齐王에서 보통 검객 초왕楚王으로 급전직하, 결국에는 서지수에 확인사살 당한 홍진호처럼 여태후吕后에게 확실히 제거됨. 물론 진평陈平의 도움이 컸지만.

이종오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진평이야말로 진말한초秦末汉初 후흑의 절세고수가 아닌가 한다.
한나라 공자 출신世家出身의 장자방 장량张良/子房도 천리 밖의 승부를 좌지우지하는(运筹于帷幄之中,决胜于千里之外) 무림고수이지만 출신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혼탁한 정치판에서 자신이 때묻는게 싫어 발을 빼고 신선놀음을 하는, 어떻게 보면 난세에는 영웅일지나 태평성대에 필요한 줄타기를 못하는 정치 초단의 풋내기일 수 있다.

반면
신분에 대한 비웃음을 견뎌야 할 만큼 진평은 시작부터 진흙탕에서 몸을 뒹굴며 자라났고 결정적인 순간에 유방이 자신의 철면피공의 유일한 약점, 조문이 드러나며 욱할 때마다 뒤에서 그것을 알아채고 지긋이 내공 운기시켜주며 진정시켜 항우와 한신, 당대 본좌와 차세대 본좌를 한 번에 숙청할 수 있도록 도와준데서 이미 그가 후흑의 달인임이 드러나고, 천하 대권을 잡은 후 아군끼리 도륙을 내는 혈투 중에도 발을 빼지 않고 관망과 처세의 비전을 가동함과 동시에 후흑진경의 진수精髓,真谛를 발휘하여 결국에는 승상의 위치에 오른다.
당시 천하에서 그만큼 처세를 잘한 이는 찾기 드물지니 어찌 세외에 숨어있던 후흑의 절세고수라 하지 않을 수 있으리!!!

여하튼

조조는 뭐 말할 것도 없다. 삼국연의三国演义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만 보면 완전 후흑의 달인도 이런 달인이 없다. 역대 최강이라 할 만 하다.
여백사吕伯奢일가를 도륙하고는 조조가 진궁陈宫에게 한 말은 유명하다.

“宁教我负天下人,休教天下人负我”

(내가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천하가 날 저버릴 수는 없다)

예형을 황조에게 보낼 때도, 계륵鸡肋으로 유명한 양수杨修를 처단할 때도, 건안칠자建安七子로 문재文才를 떨치고 효성孔融让梨으로 유명한 공융孔融 일가를 박살낼 때 등등 그가 후흑신공을 시전한 경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그의 후흑신공은 다른 사람에게 살짝 살짝 발각이 된다는 점. 아마 그가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신공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웃는다고 웃는 게 아냐!!! 뭐 이런 무언의 압박, 무언의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던 것이 아닐까?

조조가 역대 최강이라면 아마 유비는 역대 최고가 아닌가 한다. 조조의 후흑신공 포스는 누구도 따를 수 없지만 유비의 후흑신공 커리어는 조조도 따르기 힘들지 싶다.

중국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刘备的江山,是哭出来的。”
(천하 얻기, 유비 따라 그저 울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 그는 관우关羽, 장비张飞를 얻어 천하를 도모할 때 눈물로 자신의 심성을 포장하여 순진하지만 용력은 초인적인 관우, 장비를 자신의 수하로 붙박아 놨으며, 도겸陶谦 앞에서 눈물을 보임으로써 서주徐州를 얻었고 여포吕布 앞에서 눈물을 보임으로써 원술袁术의 압박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찾았고, 유표刘表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비육지탄 원맨쇼를 하면서 형주荆州 획득의 초석을 다지고, 제갈량诸葛亮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우국충정尽忠报国의 맹세를 보임으로써 삼고초려三顾茅庐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고 조조의 오천 철기의 추격 속에서도 백성을 놓지 않으며 함께 피난을 가면서 눈물을 보이는 치밀함 끝에 백성들의 마음을 얻었다. 뭐니뭐니 해도 백미는 백제성白帝城에서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이 두손 들만한 Tears to the Heaven을 열창하며 유선刘禅의 승계작업을 마무리 한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국 헐후어 중에 다음과 말이 있다.

"刘备摔孩子-收买人心"

(유비가 자식 던진 건 쇼였네. 그저 사람 마음을 얻고자 했음이니)

신야성新野城 전투 후 강하江夏로 피난하다가 두 부인과 아두阿斗(유선의 아명)를 잃었을 때 조운赵云이 일기당천一骑当千의 용맹으로 아두를 데려오자 유비는 자식을 땅바닥에 던지며 "야 이 자슥아, 니 땜시로 조장군 X 될 뻔 했잖아!"라고 했다는데 중국 민간의 헐후어조차 유비의 가공할 후흑신공을 두고두고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에 반해 손
권孙权은 다소 처지는 하수이다. 준본좌급도 안된다고 할까? 그는 유비, 조조가 다 살아 있을 적에는 찌그러져 있다가 그들이 다 Go to the heaven 하고 나서 신공을 맘껏 펼친다.
스타계에서는 마재윤 몰락 후 화려한 쇼맨쉽 세러모니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성은 정도, 그리고 동방불패东方不败의 규화보전葵花宝典이 실전失传하고 나서 오악검파五岳剑派의 맹주가 된 악불군岳不群이나 임평지林平之 정도.

주로 대외에 철면피공을 발휘하기보다는 내부 집단속에 많이 사용한다. 그는 후계자 선정 작업立储之争에서 신하들간 파벌 싸움이 심해지자 중간에서 철면피공으로 조율을 하였다.

이들에 반해 제갈량诸葛亮은 생각보다 꽉 막힌 서생이라 그런지 후흑신공에 심히 둔감했다. 물론 연의에서는 주유周瑜를 홧병으로 죽이고 조문가서 쇼하는 장면이나 맹획孟获을 잡고 보여준 칠종칠금七纵七擒의 모습, 적벽대전赤壁大战을 일으키기 위해 동오东吴의 대신들과 설전诸葛亮舌战群儒을 벌이는 모습, 가정街亭 대패 후 서성西城에서 보여준 공성계空城计 등이 있으나 실제와 다르니 언급의 필요가 없고 삼국지三国志에 따르면 진수陈寿가 평가한 대로 제갈량은 평생 법가法家 사상을 따르며 신중하게 살아와서인지诸葛一生唯谨慎 후흑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반면 그의 맞수인 사마의司马懿는 당시 절정을 넘기고 있던 조조 앞에서도 그 야망을 숨겼고 나중에 조상曹爽 앞에서도 그 본심은 숨긴 채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일거에 위魏나라 조정을 움켜쥐는 후흑 신공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종오는 후흑이야말로 성공한 정치인이 갖는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평가했음이니...

오늘날 우리나라 돔구장 의원들도 모두 후흑의 달인인가? 아님 막싸움의 달인인가? ㅎㅎㅎ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7 00:59 百家爭鳴/一己之談
새벽에 33편 상편을 포스팅하면서 피곤해서 그냥 잤는데 뭔가 끝내지 못한 느낌이라 너무 찜찜해서 33화 下를 쓰려고 했으나 필을 받았는지 너무 양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3부작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럼 33편 中편 이야기 들어갑니다.

덕만이 문노와 리더쉽 논쟁을 하던 그때 유신은 서현공과 만명부인에게 앞으로 가문이 나아가고 신라가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비제 답안의 진의도 알고 있었다는 유신의 말에 “그럼 왜 대답하지 않았느냐?”며 궁금해하는 서현공과 만명부인. 유신은 “알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공자님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知之为知之,不知为不知,是知也。《论语•为政》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앎이다.

하지만 유신은 “아는 것을 안다 할 수 없다”하네요. 떽!!! 공자님 말씀을 거역하다니!!! ㅋㅋㅋ
물론 아는 것을 다 안다 입 밖으로 내뱉기 시작하면 오히려 그것이 화를 불러오는 법이죠.

회남자淮南子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目妄视则淫,耳妄听则惑,口妄言则乱。《淮南子》
함부로 눈을 돌리면 음란해지고
아무거나 주워듣다 보면 혹하고
입을 함부로 놀리면 어지러워진다.



이미 우리가 잘아는 삼국연의三国演义에 그 대표적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계륵鸡肋의 주인공 양수杨修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자칭 타칭 천재라 불리던 조조曹操를 처절한 지적 좌절감에 빠뜨린 주인공이죠. 마치 이연희를 보고 좌절감을 맛봤다고 했던 최강희 씨처럼 말이죠.ㅋㅋㅋ
(오른쪽 사진: 이연희씨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강희씨 사진은 최강희씨 cyworld가 출처입니다)

양수는 자신이 아는 걸 안다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유가의 절대지존 공자님 말씀을 어기지 않는 것이니까요. (물론 주부主傅라는 한직에 머물러 능력을 펴보지 못하는데 대한 좌절감도 어느정도 작용했겠죠?^^)
하지만 양수는 공자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도 하신 것을 깜빡했나 보네요.

学而时习之,不亦悦乎?有朋自远方来,不亦乐乎?人不知而不愠,不亦君子乎?
배운 걸 복습하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리?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
사람들이 날 몰라도 화도 나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리?
《论语·学而》

논어 곳곳은 모순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저 나름대로는 좀 받게 됩니다. 이래라 했다 저래라 했다. 마치 나중에 누군가가 왜 그렇게 이야기했냐고 하면 사실 나는 이런 말도 했었다고 들이밀 증거를 마련하는 것처럼. 좀 부적절한 비유기는 하지만 "영리한 토끼는 탈출구를 3개는 기본으로 파 놓는다"狡兔三窟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제가 좀 오버해서 생각한 거겠죠?^^

不患无位,患所以立。不患莫己知,求为可知也。《论语·里仁》
백수라 걱정말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실력을 닦지 못함을 걱정하라.
 내 실력 몰라준다 걱정말고 진정한 실력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라.


"몰라도 화나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리" 했다가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라 했다가" 여간 심지가 굳지 못하면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릴 공산이 클 듯.

제가 견문이 짧아서孤陋寡闻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지만 공자님께서 당시 각국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평생을 떠돌다보니 감정기복이 심하셨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은 "그래 까짓거 너네가 나 안뽑지? 오케이! 나도 싫다 이거야!"했다가 내일은 "나 졸라 많이 알고 주나라 시대 예법에 빠삭하단 말이야! 좀 부탁한다!!"라든가 "이제 고마 해라! 마이 내쳤다 아이가! 좀 뽑아도~" 뭐 그런거죠. 공자가 4대 성인이라 추앙받지만 결국은 약점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기에~ㅋㅋ 충분이 이랬을 듯 싶습니다.
(제가 공자님을 비하할 의도로 쓴 것은 아닙니다만 쓰고 나서 읽어보니 좀 그렇긴 하네요. 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인지 더이상 다듬지는 못하겠습니다)

양수는 결국 조조의 역린逆鳞을 건드려 저승길 KTX에 자발적 승차를 하지요. 아래는 그의 저승길 KTX 승차권입니다.

鸡肋,食之无所得,弃之如可惜。
《三国志·魏志·武帝纪》裴松之注引《九州春秋》

닭갈비라, 먹자니 이빨에 끼기만 하고 버리자니 참 아깝고.

ㅎㅎ갑자기 계륵 이야기를 하니 남녀 간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사귀자니 2% 부족하고 남 주자니 2% 아깝고. 쩝, 나는 언제나 2%를 채워서 선택을 받으려나~ㅠㅠ

어~이야기가 너무 샜는걸요. 레드썬!!!

어쨌든 미실도, 세종공도, 덕만도, 유신도 모두 그걸 알기에 삼한통일을 말할 수 없었겠죠.
미실이나 세종공은 삼한통일 전쟁은 필연적으로 신권 약화를 가져오니 공개 극력반대
덕만은 당시 시대정신^^에 비춰봤을 때 삼한통일 전쟁 수행은 수컷이 왕이 되어 수행해야 하는 지난至难한 작업이라는 시대정신에 위배되기에 잠시 공개 보류
유신은 워낙 중차대한 일이라 일단 보류

당시 국력 상황을 보더라도 신라는 말그대로 신흥강호. 한마디로 이번시즌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 즉 맨시티 정도 될까여.
다른 리그는 사실 눈에 띄는 강호가 보이지 않아 기존 강자들의 득세가 예상되는 바 EPL만 살짝 봤습니다만.

스타리그로 따지면 4대 본좌는 열외로 하고(지금은 다들 은퇴한 강호의 전설일뿐. 전설은 전설일뿐 현실과 혼동하지 말자~ㅋㅋ)
택뱅리쌍으로 불리는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 외 정명훈이나 신상문 정도라고 해두죠.

하지만 전체 시장 지분으로 봤을 때 EPL은 B4(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이고 스타판은 택뱅리쌍이 95% 이상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경쟁자들인 맨시티, 정명훈, 신상문의 지분은 극히 적습니다.

진흥왕 시대를 거치면서 한강 유역을 차지하면서 지형적, 물류 운송적 이점을 확보하기는 했으나 신라는 아직 미약하기 짝이 없던 나라였습니다.

그랬기에 삼한 통일은 너무나 허황된 꿈이라 여겨지는 환상, illusion이었죠.
 
가야 유민의 모든 희망을 한 몸에 안고 있는 유신. 그는 중대한 결심을 털어놓습니다.
“닭의 머리냐, 용의 발톱이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용의 발톱이 되어야 합니다.”
“그럼 철저한 2인자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一人之下,万人之上 "네, 그렇습니다."

전국책战国策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宁为鸡口,不为牛后。《战国策•韩策》
용 꼬리가 되느니 뱀 머리가 되겠다.

여태껏 유신 일가는 이런 희망을 가지고 나름의 힘을 기르고 있었는데 희망을 가지고 있던 자식이라는 놈이 전 신라의 발톱이 되겠다 하니 이건 뭐~. 그러다 발톱의 때만도 못한 놈이 되버리면 어쩌려고^^;;

아들 사랑이 유별한 조선땅 어머니 만명부인께서 안타깝다는 듯이 말합니다. "네가 공주의 부마가 되면 왕도 될 수 있다."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말이죠. 냉철한 애널리스트 우리의 유신랑은 "결코 안 될 일입니다. 전 가야계, 제가 부마가 되어 왕이 되면 미실의 세력이 급증하며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라며 상황 분석을 합니다.

중국의 4대 기서인 홍루몽红楼梦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癞蛤蟆想吃天鹅肉。《红楼梦·曹雪芹》
두꺼비가 기러기 고기 먹을 꿈을 꾸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유신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보고 있었습니다. 주제, 아니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다고 하죠.
그리고 2인자의 길을 과감히 선택하고요. 그 1인자가 자신이 연모하는 여인이라 더 가슴 아프긴 하네요.

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2인자 노릇이 과연 쉬울까요?


위 사진은 왼쪽부터 공자가 숭상해 마지 않던 주周나라의 주공周公, 촉한蜀汉의 승상 제갈량诸葛亮 그리고 현대 중국의 실질적 건국의 아버지 주은래周恩来 총리입니다. 이 세명은 각각 주성왕周成王, 촉한蜀汉 후주後主 유선刘禅, 중화인민공화국 1대 주석 모택동毛泽东을 보필한 중국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2인자로 평가받는 인물들입니다.

(왼쪽부터 강태공, 관중, 안자, 곽광)

물론 여기에 좀 더 포함시킨다면 제환공齐桓公을 보필해 패업을 달성하도록 한 관중管仲과 관중 이후 제나라의 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안평중晏平中 안자晏子 선생님이 있겠네요.

물론 한소제汉昭帝를 옹립하고 2인자에 머무른 곽광霍光이나 주무왕周武王과 문왕文王을 보필하여 주나라 건국에 큰 공을 세운 낚시의 성인^^ 강상姜尚 강태공姜太公 옹翁이 있으나 사실 위 세인물과 달리 개인 세력 확대를 극도로 추구해 말로가 썩 좋지 못했다거나(곽광) 제齐라는 영지를 얻음으로써 실질적으로 일국의 군주가 되었기에(강태공) 경우가 완전히 다른 것 같습니다.

주공, 제갈량, 주은래. 이 세 인물은 어리고 약한 군주를 보필하거나(주공, 제갈량) 군사전략은 뛰어나나 뭔가 똘끼가 가득한 동료가 나라의 기틀을 잡고 자신은 2인자로 물러난(주은래) 도저히 범인은 따를 수 없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리고 세상을 뜰때 재산 한푼 남기지 않죠. (주공은 살짝 열외. 제갈량은 뽕나무와 오두막집 하나 정도, 주은래는 정말 자식도 남기지 않고 육신도 한 줌의 재로 강물에 뿌려집니다)

2인자로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를 역사 속에서 더 많이 봅니다. 일일히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아니 2인자가 되기가 1인자가 되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1인자가 되고 나면 경쟁자를 과감히 처단하는 토사구팽兔死狗烹의 본능이 있으니까요.

유신은 그 2인자의 길을 가겠다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정사正史는 열외로 치고 드라마 속 선덕여왕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는 모르겠으나 유신이 힘든 길을 선택한 것임은 분명합니다.

선덕여왕 속에서 미실은 그 2인자의 길을 너무나 능숙히 가고 있죠. 황후가 될 생각은 하나 황제가 될 생각은 하지 않으니 자신의 욕심을 철저히 제한을 두는 여유를 둘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녀는 당시 시대정신에 비춰봤을 때 여인이 그 1인자가 될 경우 얼마나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게 될지 너무나 뻔히 알기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덕만은 확실히 정치적 수완이나 대세 판단은 미실보다 한 수 아래인 것 같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初生牛犊不怕虎 했던가요?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모르니 꿈을 꾸는 것이겠지요. 패배의 맛도 알고 쓴 맛을 느끼고 나야 조심하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법이죠.


2007년 3월 3일, 당시까지 무적의 연승가도를 달리며 절대 본좌를 꿈꾸던 마재윤은 푸켓몬이라는 별명까지 달고 있던 하룻강아지 김택용에게 3대 0이라는 충격의 일격을 맞고 처절한 패배가 어떤 맛인지 보게 되죠. 그리고 나서는 생각이 많아져서일까요? 양대리그에서 결승은 다시 못밟고 오히려 굴욕의 별명만 수십가지 달리게 됩니다.


슬램덩크에서 산왕의 정우성을 상대하던 최고의 루키, 하룻강아지 서태웅은 처절하게 발리죠. 그래도 덤비나 한계를 느낍니다. 그때 머리 속에 떠오른 또다른 천재, 제가 좋아라 하는 윤대협 군의 한마디 "넌 1on1과 경기에서의 패턴이 너무 똑같아. 널 1on1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하지만 경기에서라면 다르지"라는 말 한마디에 각성하고 어시스트 행진. 이에 절대 본좌로 있던 정우성은 생각이 많아지고 무뤂을 꿇습니다.

연륜이 패기에 무너지는 경우. 이런 경우들이죠. 미실과 덕만은 어떨까요? 현재까지는 3.3 이전의 마재윤, 서태웅 각성 전의 정우성처럼 미실이 우위에 있는데요. 기대되네요.

어쨌든 유신은 중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연모하는 그녀를 평생 곁에서 모시기로 말이죠.
가문의 부활, 미실이라는 권신權臣의 척결이라는 정치적 시각을 벗어던지고 남녀의 사랑이라는 감성적 시각으로 보면 유신은 정말 사랑하는 덕만을 평생 곁에서 지켜주고 싶어서 2인자로 만족하면서 덕만을 보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질된 사랑인 소유욕이 아닌, 수컷의 본능을 포기한 에로스적 사랑이 아닌 순수한 플라토닉 사랑을 추구하는 그런 거 말이죠.

그런 유신의 마음을 알아서일까요? 서로 사랑하는 이심전심이 되는 것일까요? 유신이 무술 비재를 대비해 연습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덕만.
과연 저 덕만의 뒷모습, 덕만의 눈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제발 꼭 이겨서 풍월주가 되어 내가 여왕이 되는데 꼭 힘을 보태달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몸 성히 비재를 잘 마치길 빌고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미실만큼 비정한 정치생물이 되지 않았기에 후자에 좀더 점수를 주고 싶은 개인적 생각입니다.



我住长江头,君住长江尾。日日思君不见君,共饮一江水。
此水几时休,此恨何时已。但愿君心似我心,定不负相思意。《李之仪·卜算子》

님과 제가 장강 극단에 있으니 매일 님을 그린다하나 볼수 없네요.
이 강물 함께 다 마셔 다하는 날이면 이 그리움 사라질까요?
님 마음이 제 마음과 같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길 바랍니다.


아마 유신이건 덕만이건 이런 마음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여기서 선덕여왕 33화 中편을 마무리하고 下편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항상 좋은 글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댓글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