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아이티와 三人成虎

시사 2010/02/08 12:00
전국시대(戰國時代) 위혜왕(魏惠王) 때 위의 태자가 조(趙)나라에 인질로 가게 되었는데 그 수행원으로 대신(大臣)이던 방총(龐蔥)이 가게 되었다. 방총은 떠나기에 앞서 정적(政敵)들이 자신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중상모략을 할 것을 염려하여 혜왕에게 걱정의 당부를 하게 된다. "주군, 만약 지금 제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돌아다닌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혜왕은 웃으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내 어찌 그런 황당한 말을 믿겠소"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방총은 "그럼 또 한 대신이 들어와 지금 정말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더라고 하면 어떠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혜왕은 자세를 고치면서 "어허, 그럴 리가 없다니까. 그래도 한번 확인차 사람을 보내보겠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총이 "또 한 대신이 들어와 호랑이가 저잣거리를 활보한다고 간곡히 전해올리면 어떠실것 같습니까?"라고 하자 혜왕은 웃음기 싹 가신 얼굴로 "당장 군사를 보내 호랑이를 처치할 것이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방총은 "주군, 주군께서는 세 대신이 있지도 않은 호랑이가 저잣거리에 있다고 하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시어 조치를 취하셨사옵니다. 제가 태자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고 나면 제 뒷말을 하는 이들이 세사람에 그치지 않을 것이옵니다. 제 이 충심 주군께서 잘 아시리라 사료되오지만 심히 걱정되옵니다."라고 말하자 혜왕은 방총의 의중을 읽고 웃으며 "걱정마시오. 내 그대의 충심 누구보다 잘 아오. 경이 하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마시오." 답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위나라 조정에서는 방총의 정적들이 온갖 중상모략을 하였고 처음에는 꾿꾿하던 위혜왕도 결국 방총의 충심을 의심하게 되어 방총은 위나라로 돌아와서 조정에서 쫓겨나 여생을 마쳤다. 이 이야기는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데 여기서 파생된 고사성어가 바로 "세 사람이 있으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이다.

지난 1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현장출동' 코너에서는 아이티 구조지원 관련 주도미니카 대사관의 파렴치한 행위에 대하여 '특종(?)' 보도하였다. 강성주 주도미니카 대사의 발언및 구조대원들에 대한 허술한 지원 등을 두고 인터넷의 각 게시판과 공개 토론장은 금새 성토의 글로 넘쳐났고 이를 보도한 MBC에 격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구조대원 및 외통부 직원의 해명글과 관련 증거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MBC의 왜곡보도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고 MBC는 대국민 사과방송을 내보내게 되었다.

현재 MBC 해당기자와 방총의 정적들은 분명한 사실(fact)를 국민들과 위혜왕에게 들이밀었다. 물론 해당 사실(fact)는 실제 있었던 사실 자체를 발언자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재구성한 "진실"이 아닌 사실(fact)였을 뿐이다. 방총의 정적들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람 심리를 이용했고 해당 기자는 없는 호랑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무기인 방송을 이용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강성주 주 도미니카 대사는 구호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했던 발언이었고 구조대를 위해 대사관 직원들이 생고생을 했던 것이었지만 뭐가 뒤틀렸는지는 몰라도 해당 기자는 절묘한 왜곡의 편집 바느질을 시전했다.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를 헤아린다(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고 좌전(左傳)에서 그랬던가.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이 위징(魏征)과 대화하면서 <순자(荀子)·애공(哀公)>편에 나오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水能載舟,亦能覆舟)"라는 말로 백성들의 무서움,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미디어의 파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뜻과 조금 어긋나는 사실에 대해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면서 펜대와 컴퓨터 자판을 놀릴 경우 되려 그 파워에 자신이 휩쓸려 나갈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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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각성하는 비담!!! 마성이 눈을 뜨는가? (선덕여왕 33화 下편)

MBC 선덕여왕 2009/09/17 09:00
자!!! 33화 下편 들어갑니다. 헥헥!!! 힘드네요~
평소에는 생각도 잘 안나다가 선덕여왕 볼 때나 블로깅하려고 앉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날 건 뭐람~T.T
공부할 때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쏙쏙 잘 났으면 더 좋았을 것을 말이죠. ㅋㅋㅋ

유신을 훔쳐보는^^peeping Tom ~yo 덕만의 아름다운 모습 뒤로 등장하는 비담.
덕만만큼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비담. 자신이 덕만과 혼인하려 했었다? 자신이 미실과 모녀간이다? 출생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점점 몸 안의 마성魔性이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멘탈 파워도 더불어 강해지죠.

吃一堑,长一智。《王阳明》
쓴 맛 한 번 보고 나면 머리가 더 굵어진다.


완전 드래곤볼 셀의 변신 같네요. 최종 변신 끝의 비담은 어떤 모습일까요?

화룡도를 통해 마성에 지배 당했다가 통제하기 시작한 열혈강호의 주인공 한비광처럼 비담도 통제가 가능할까요? 아니면 오히려 유세하나 호협곡 곡주 곽지현, 백리향처럼 마성에 지배당하며 폭주할까요?

천하의 미실을 속여넘길 때 보여준 그 냉혹하면서 냉철함, 그리고 비상한 두뇌. 만약 비담이 돌아선다면

明修栈道,暗渡陈仓。
겉으로는 잔도를 수리하는 듯 하나 몰래 진창을 공격하다.

이 이상의 공격력을 가질 듯하네요.

초왕楚王 항우项羽에게 서촉西蜀 땅을 할당받아 파촉巴蜀 땅에 콕 박히게 된 유방刘邦。훗날 천부지국天府之国라 불릴 만큼 풍요로운 물산과 지형적 우위로 이름을 떨친 지역이지만 당시만 해도 척박하기 그지없던 지역이었기에 유방은 절망했죠. "X발, 내가 먼저 함양咸阳 점령했음에도 쿨하게 초왕 자리 줬더니 날 이런 구석으로 넣어!!! 지는 수입 줄줄 나오는 나와바리 먹고 나는 완전! 에이씨!!!" 하지만 다행히도 그에게는 훌륭한 재무회계 담당 소하萧何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하가 흙속의 진주인 한신韩信을 알아보고慧眼识金 대장군에 발탁하죠. 뛰어난 행동대장이었던 한신은 항우의 나와바리를 먹기 위해서는 정면승부가 승산이 없으니 뒤통수를 치기로 하고 일단 촉 땅과 중원을 잇는 유일한 통로인 잔도栈道를 불태워버립니다.


촉땅은 이후 당나라의 대시인인 이백李白이 촉도난蜀道难에서 "蜀道难,难于上青天(촉으로 가는 길은 하늘을 오르기 보다 힘들구나)"라고 읊을 만큼 잔도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었는 그런 땅이었습니다. 이런 잔도를 태웠으니 당시 수비대장으로 있던 장한章邯은 당연히 방심을 했겠죠.
한신은  앞서 몇 번 말씀드린 적 있는 손자병법의 전략 "공기불비, 출기불의攻其无备,出其不意"의 묘수를 선택, 强而避之,卑而骄之(상대가 강하면 일단 예봉을 피하고 비굴하게 보여 자만을 부르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그리고는 36계의 제1계 만천과해瞒天过海(당태종唐太宗이 고구려高句麗를 침공할때 배멀미가 심해 건너지 못하자 우리의 트라이!!! 형님 이덕화 형님이 대조영大祚榮에서 연기했던 설인귀薛仁贵가 술을 먹여 몰래 요하辽河를 건너게 했다는데서 나온 전략)를 구사하죠. 결국은 유방은 중원 땅을 다시 밟고 항우와 격렬한 땅따먹기를 벌입니다.

비담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자신이 미실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미실과 맞부딫힌 비담.
둘이서 나누는 대화가 가관입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실실 쪼개고 해서 사부한테 욕 먹어요"하니까 "웃지말고 썩소만 짓거라. 그래야 간지난다"라고 미실이 모친으로서 좋은거 가르치니 왠걸,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모전자전의 비담, "이렇게여?"하며 인증샷 확 날리죠. 흠칫 놀라는 미실.

과연 本是同根生,相间太相似이네요.
(과연 한 뿌리에서 나다보니 서로 정말 비슷하구나. 조식曹植이 조비曹丕가 죽이려 하자 일곱 걸음에 읊었다는 칠보시七步诗를 좀 패러디해봤습니다.^^) ☞ 조식曹植의 칠보시七步诗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비담이 사찰에 들러 책을 봤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문노는 격노하며 비담을 꾸짖습니다. 이에 비담은 발끈하며 대들구요. 어릴 때 그렇게 잘해주다가 어느 순간 꾸짖기만 하는 스승 문노가 원망스러웠겠죠.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자식을 꾸짖어 가두려 하고 상사가 되면 부하직원을 쪼기만 하는 것 같은.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张而不驰,文武弗能也。弛而不张,文武弗为也。一张一弛,文武之道也。
활시위를 계속 팽팽히 당기는 것은 주문왕, 주무왕이라도 하지 못할 것이며,
활시위를 계속 풀어두는 것 역시 주문왕 주무왕이 하길 원치 않을 것이니
활시위를 댕겼다가 풀었다 요령을 갖춤이 곧 주문왕, 주무왕의 치국의 도라네.


문노는 그렇게 유학 서적을 보고도 결국 이 도를 지키지 못했네요. 아니 문노 뿐만 아니라 저도 그렇고 이 세상 많은 이들이 이렇잖습니까? 더구나 비담처럼 시대정신^^으로 보면 돌연변이라 보여지는 아이에게는 더 활시위를 팽팽히 당기게 되는 것이 현실. 결국 비담이라는 활 시위가 끊어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비담의 울부짓음이 "나 비뚤어질거야!!! 확 비뚤어질거야!!!"라고 들리는 이유는 뭘까요? 이래서 교육은 어려운 것 같네요.

비담은 스승 문노가 허락하지 않는 무술비재 출전을 감행하려 하고...

드디어 33화를 마무리 했습니다. 휴~힘드네여~

34화 스토리가 기대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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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09/17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시는 편 하나 하나 정리하시는 건가요?
    제가 보기엔 싱싱님의 정리가 오히려 정말 숨이 막히는 데요? 잘 보고 갑니다..^^*

  2. 감정정리 2009/09/17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자까지 섞어서 하시니까 더 심오하게 느껴 집니다.
    ^^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시간참 빠르네요
    벌써 목요일입니다.
    주말도 이제 2일밖에 안 남았습니다.
    ^^행복하고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7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심오하긴요~
      현학적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중국어를 좀더 즐겁게 접하게 되면 좋겠네요^^

      감정정리님도 하루 잘 보내시고
      이번 한주 남은 이틀 즐겁게 보내세요^^

  3. BlogIcon 영웅전쟁 2009/09/17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잘 보았습니다.
    사이사이 모르는 한자 때문에 ㅋ
    오십이 넘은 이사람이 모르는 한자인데
    한자 세대가 아닌분은 ㅎㅎㅎ
    많이 즐기고 느끼면서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멋지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7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영웅전쟁님~^^

      아마 중국 간체자라서 그러실 겁니다.
      현재 중국대륙에서는 간체자를
      대만에서는 번체자를
      우리와 일본도 정체자를 하지만 형태는 다들
      조금씩 다르게 해서 사용하고 있죠^^

      그래서 그런 거니까 어려워마십시오^^

      좋은 하루 되십시오^^

  4. BlogIcon montreal flower delivery 2009/09/30 0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상 막하 모자군여

[역사] 여성 리더쉽 대담!! 덕만 VS 문노 (선덕여왕 33화 上)

MBC 선덕여왕 2009/09/16 04:30
드디어 선덕여왕 33편이 방영되었습니다.
참 사람이 간사하죠? 블루먼데이 증후군이라고 하잖습니까? 월요일이 그냥 싫은...
근데 요즘은 월요일이 무지하게 기다려집니다. 목이 빠져라 선덕여왕 기다리느라 말이죠.

일요일은 하루가 여삼추一日如三秋 같던 걸요.^^

유신과 덕만은 두번째 비제의 답을 찾습니다. 그리고 유신랑이 승리 포인트를 획득하구요.
이제 승부는 무술 비제를 겨루게 될 세번째 비제로 미뤄졌네요.

두번째 비제 답인 '삼한통일'에 대해 덕만은 문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눕니다.

덕만이 삼한통일이라는 대업 완성을 위해 여자인 자신이 왕이 될 수 없냐고 묻자 문노는 천연덕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역시 문노는 문노네요. 제가 앞서 문노가 여자는 재주가 없어야 제맛 男人有德便是才,女人无才便是德라는 시대사상에 지배를 받아 덕만의 여왕 등극을 반대한다 이야기했으나 그는 여성의 능력을 낮춰보는 그런 소인배는 아니었습니다. 역시 제가 소인배의 심보로 그의 큰 도량을 넘겨짚었나보네요.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
그가 덕만의 여왕 등극을 반대한 것은 부마가 되려하는 귀족세력 간 충돌, 귀족 및 민간에 만연해 있는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관념을 걱정한 것이지요. 물론 문노가 이런 관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겠죠.ㅋㅋ 제가 뒤끝이 좀 있어서리~

서경書經에도 같은 말이 나옵니다.

牝鸡无晨。牝鸡司晨,惟家之索。《书经·牧誓》
암탉은 본디 새벽에 울지 않거늘 암탉이 새벽에 우니 그 집안 운이 다했구나.

우리나라도 아직 이런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대한민국 남자라면, 그리고 아들을 둔 어머니들 많은 분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 사상에 속박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이거 보면 중국 주周나라와 춘추시대春秋时代의 공자孔子의 위력이 대단하긴 하네요.
우리가 아직도 좋아라 마지 않는 세계 4대 성인이신 공자님 말씀을 담은 논어論語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唯女子与小人难养也。近之则不孙,远之则怨。《论语·阳货》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힘들다. 가까이 지내면 기어오르고 멀리하면 지랄한다.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종법宗法제도를 통한 남성의 주도권 장악이 너무나 자연스레 이루어진 상황이었으니까요.

(좌측 사진에 보면 頭號大混蛋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공자를 "울트라 캡숑 병신"이라고 욕한 것이며 중간 사진은 홍위병이 공자 생가에서 그의 동상을 철거하는 장면, 그리고 우측은 다 아시다시피 모택동입니다. 근데 좌측 사진의 한자가 모두 정자체입니다. 이 당시만 해도 아직 간자체가 보급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랬기에 1966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공자는 홍위병의 제1 타도대상이 되었습니다. 비공批孔(공자를 비판한다)이 강렬히 이루어졌죠. 모택동毛泽东은 "여자는 천하의 절반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女人能顶半边天"이라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적극 추진하였는데 그동안 2500여년 간 중국을 지배했던 공자를 필두로 한 유학관념은 부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화대혁명의 과오와 공자의 유학사상에 대한 포폄은 뒤로 하더라도 여하튼 오늘날 중국이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 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장 활발하고 가정내 여성의 위상이 가장 높은 건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죠.^^

여하튼
문노의 대답에 순간 '멍' 때리는 Princess 덕만.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 나 공주야 공주! 짜식이 내 아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진짜 말 막하네' 뭐 이런 생각하는 눈빛입니다.ㅋㅋㅋ
덕만은 "대업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가졌습니까?"는 문노의 물음에 "대업을 이룰 수 있는 개인의 이利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죠. 당연히 우리의 딸깍발이 문노 선생님은 "오~이런, 이런, 공주~님. 어찌 대업을 이야기하시면서 개인의 이를 꺼내드셨나요?"하고 되묻습니다. 당연하죠.

君子喻以义,小人喻以利。《论语·里仁》
군자는 의를 중시하고 소인은 이익을 쫓는다.

덕만공주가 쫓으려 하는 이익은 소인이 쫓는 것이고 이 소인이라 함은 앞서 말한 여자와 함께 다루기 힘들다 한 공자님 사상과도 좀 배치되는 면이 있잖습니까? 그러니 유학 소양을 갖춘 문노 입장에서는 왠만하면 피했으면 하는 답이었죠. 근데 덕만 공주가 그렇게 말했으니. 하지만 덕만 공주는 "그렇다면 신라는 왜 그런 대업을 꿈꾸었습니까?"라며 되묻습니다. 하긴 '의'와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같은 것일 수 있으니까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서리.

신라의 삼한통일 대업 달성을 위해 왕이 되려는 덕만의 이利를 문노는 사사롭다하나 크게 보면 대업달성 자체는 결국 신라에 좋은 대'의'입니다. 반면 신라가 꼭 그 대업달성을 해야한다는 생각 자체는 신라의 '이'일 뿐 삼한땅의 백성들의 '의'는 아닌 법. 당시 상황에서 단순히 삼한통일이라는 '의'를 따르려 했다면 가장 강력한 고구려가 삼한통일을 하도록 백제와 신라가 백기들고 항복을 해야겠죠.
덕만은 '그러니까 내가 왕이 되려는 걸 내 개인의 이기심으로 몰지 마라'며 문노를 살짝 눌러줍니다.

그리고 덕만은 문노를 그로기 상태로 몰기 위해 "미실이 뛰어나나 성골이 아니므로 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왕권이 강해져야 할까요? 아니면 신권이 강해져야 할까요?"하고 질문을 던지니까 "왕권이 강해져야 하나 여왕은 아닙니다. 만약 그런 기준으로, 대업 달성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여성 정치인을 눈앞에서 목도亲眼目睹하고 있습니다. 미실이 있잖습니까? 그렇다면 미실이 그 대업을 이루면 되지요? 왜 꼭 공주님이어야 합니까?"라며 화려한 되치기로 받아칩니다.

그러자 덕만은 심사숙고深思熟虑 끝에 "미실은 왕이 될 능력이 있으나 왕을 꿈꾸지 않기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는 것이고 그렇기에 대업 달성을 못합니다.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전 제가 불가능한 꿈을 꾸듯이 신라도 불가능한 꿈을 꾸도록 할 것입니다. 삼한통일의 희망을 모두 가지게 할 것입니다."라고 멋지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들으니까 무릎팍도사에 비rain가 나와서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고 한 말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비가 좋고 싫고를 떠나 저 말만큼은 참 와닿습니다. 제가 실천하기는 어려워서 그렇지만...

중국 대륙과 대만 모두에게 존경받는 손중산孙中山 손문孙文선생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成者为王,败者为寇。
이기면 왕이고 지면 역적이다.

덕만이 말하는 희망이 정말 희망이 될지 아니면 미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환상이 될지는 봐야겠지요.

成则希望,败则幻想。
이루면 희망이고 실패하면 환상이니라.

아마 환상을 쫓아 희망을 찾아낸 이들은 유목민족이 있을 것입니다.

한汉나라가 결국은 극복하지 못한 동아시아 최강의 전투민족 흉노匈奴, 수隋와 당唐이 조공을 바치면서 달래야했던 돌궐突厥, 역사상 최대강역을 확보한 땅따먹기 최강민족 몽골蒙古이 대표적이겠네요.
(금金과 청清을 세운 여진女真이나 요辽를 세운 거란契丹, 고구려高句麗, 말갈靺鞨 등은 농경, 유목, 수렵을 함께 하는 멀티태스킹 민족이니까 제외^^;;)

흉노는 한汉을 패망시킬 정도의 군사력(앞선 왕소군王昭君 포스트 중 유방刘邦이 백등산白登山에서 대패한 걸 말씀드렸죠?^^)을 가지고도 장성长城 이남에 주둔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선우单于가 중원 점령이라는 환상을 쫓지 않고 희망을 사람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한나라를 침략해 식량을 약탈하고 무기를 탈취하고 여자를 능욕하는 희망. 여기서 희망은 비전이 아닙니다. 당시 흉노인에게 희망은 열악한 북방 환경을 버티고 이길 수 있게끔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종족 번식 하는 것이었지 농경민족 지도자들 마냥 점령 후 점령지에 정착하며 언제 빼앗기고 침입당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비전은 필요없었으니까요.

돌궐은 5호 16국 말기 혜성 같이 등장하여 북방의 패자가 됩니다. 그리고 수와 당의 북방 변경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죠. 중국인들이 성군이니 현군이니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이니 하는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이 황제가 되기 전 진왕晋王으로 있을 때 돌궐은 이세민 세력(당시는 아비 이연李延이 대장이었음)을 근본부터 휘청이게 할만큼 세력이 강했으나 묘하게도 중원 입성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중간에 이세민에게 두들겨 맞은게 좀 크긴 했지만요. 그들 역시 흉노처럼 생계형 침략에 몰입하죠. 생계형 침략이 환상으로 흐르면 안되죠 배부르고 등 따시고 출산드라형 여인을 어디 좀 얻어보자는 단순한 희망을 쫓은 겁니다.

몽골은 불세출의 영웅 칭기즈칸成吉思汗의 지도하에 영토확장을 합니다. 물론 시작은 단순한 복수심 때문이었습니다. 덕만처럼. 덕만이 언니인 천명공주에 대한 복수심에 여왕이 되려 하듯이 몽골의 칭기즈칸은 자신의 선조인 카불칸과 아비인 예수게이 바토르가 금金의 모략에 빠져 죽은 데 대한 복수심, 불구대천의 원수不共戴天之仇를 갚기 위해 금나라 정벌에 나서고 자신의 사신을 죽인 호라즘의 무하마드에 대한 복수심으로 서역정벌을 나서며 넷째아들 툴루이의 아들의 죽음을 갚기 위해 양양성 공격을 하는등 복수심으로 정복활동을 하죠. 하지만 칭기즈칸은 그런 복수심에 휩싸이면서도 말과 양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초원지대만 직접 통치영역에 두고 농경지역인 금의 장성이남 지역은 번국 격으로 장수를 파견해(고구려계라 파악되는 무칼리^^Olleh!!!) 다스립니다. 그는 결코 후계자들에게 쓸데없는 환상을 가지고 중원에 정착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쿠빌라이가 그것을 깨었고 결국 제국은 분열하죠T.T). 그는 부족민에게 희망을 주면 부족민이 쫓아오고 그것을 실현시키면 단결이 된다는, 미실의 리더쉽이 아닌 덕만의 리더쉽 철학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철저히 실천에 옮겼습니다.

희망과 환상, 과연 덕만의 종착지는 어디가 될까요?

33편 (하)를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의 따뜻한 댓글이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좋은 글, 양질의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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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09/16 0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새벽에 넘 멋진 포스팅이세요. 새벽 4시에 저 글을 쓰시리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셨을 지 심히 궁금하네요..^^
    멋진 수요일 되세요~!!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6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벽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오늘 오전에 쓰려고 했던 포스트
      그냥 끄적거렸답니다.
      컴이 좀 후져서 화면 전환이 오래걸려
      조금 걸렸어여~^^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