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교육의 균부론(均富論)

시사 2010/02/10 18:45

본 글은 제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의 백가쟁명 코너에 게재한 문장입니다.
앞으로 본 사이트 및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백가쟁명 코너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XINGXING-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해당 글 보기 ☞ 
[백가쟁명] 교육의 균부론(均富論)

   1978년 등소평(鄧小平)은 모택동(毛澤東)을 비롯한 혁명 1세대(물론 자신도 1세대에 속하지만)가 밀어붙였던 균부론적 경제성장 모델을 폐기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전면실시 하였다. 그리고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연안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한 환연해벨트(環沿海經濟圈)의 우선 성장을 통해 내륙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끈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발표하였다. 이후 중국은 매년 10%가 넘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150여 년간 상실했던 정치∙경제 헤게모니를 장악해 가고 있다.

  등소평에서 시작된 선부론은 강택민(江澤民) 전 주석에 이르는 지난 25년 간 추진되었으나 지역간 성장 불균형 및 부의 양극화 악화로 후진타오 정부는 균부론을 국가 경제 모토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지난 세월 동안 걸어온 역사의 수레바퀴를 잘 살펴보면 선부론적 관점에 입각해 부의 우선적 축적에 힘써왔음을 알 수 있다. 부의 재분배를 통한 공동성장을 추구하는 21세기 식 균부론적 개념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들다.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는 "사람이 부귀를 추구하는 것도 본능이요, 빈천을 싫어하는 것도 본능이다(子曰富與貴人之所欲也貧與賤人之所惡也)”라며 선부론을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공자는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마부도 기꺼이 될 것이다(子曰富而可求也雖執鞭之士吾亦如不可求從吾所好)"라고 까지 했다. 균부론의 관점에 대다수가 공감을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실현되기 힘든 이유도 이런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경제 분야만큼 균부론과 선부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교육분야다.

 

  얼마 전 중국 중경신보(重慶晨報)는 중국 교육부가 일부 "특별반" 운영 중학교에 청화대, 북경대 등 중국 명문대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는 보도를 했었다. 해당 기사에서 등해건(鄧海建)이라는 중학교 교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각 반에 그리고 각 학교에 골고루 배치되어 다른 학생들도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는데 우수한 학생들만 한 군데 모아 그 중에서 일부만을(학교 중·고등학교 입장에서는 상당 비율) 명문대학에 보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을 했다. 우수한 학생이 각 학교 및 학급에 배정되어 전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견인(선부론)하여 학급 및 학교의 실력을 함께 향상(균부론)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곧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평준화 교육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형자산의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단계의 균부론이라도 가능한 경제분야와는 달리 교육은 무형자산이기 때문에 지식의 수직이동을 통한 수평화(균부론)”이 힘들다. 그리고 지식이 인생에서 가지는 레버리지 효과는 경제∙금융에서 의미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월등히 능가한다는 점도 균부론적 개념의 평준화가 어려운 이유다.

 

  뿐만 아니라 등해건 교사가 말하는 식의 교육은 학습에서 환경이 가지는 중요성을 애써 외면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순자 (荀子)의 권학(勸學) 편을 보면 "쑥 잎이 마 속에서 자라면 받쳐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를 진흙에 넣어 놓으면 가만히 나둬도 몽땅 검게 변한다. (蓬生麻中, 不扶而直白沙在涅, 與之俱黑)”라는 말이 있다. 교육에서 환경적 요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랬기에 맹자의 모친이 세 번이나 거주지를 옮겨 다녔던 것이 아니던가?

 

  위에서 말한 <논어>의 구절을 패러디 해서 교육, 학습에서 인간의 속성을 표현하자면 다음으로 요약될 것이다.

 

聰與明人之所欲也笨與拙人之所惡也

(총명함은 모든 이들이 다 바라는 바요, 어리석음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우수 학생의 군집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선부론적 현행 특수반 제도와 우수 학생의 분배를 통해 전체 학생의 수준 향상을 추구하는 균부론적 평준화 시스템.

 

  과연 교육 담당자들은 과연 어떤 절충점을 찾아 교육 분야에 적용할 것인가? <예기(禮記)>에 나오는 한 구절을 보면서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張而不馳文武不能也弛而不張文武不一張一弛文武之道也

(어느 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주나라 문왕과 무왕이라면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할 수도 없으니

적절한 융합책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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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유신, 인사청문회에서 살인적 태클을 당하다!!! 선덕여왕 36화 上

MBC 선덕여왕 2009/09/23 22:39
자! 36화 고고고!!!

가야 유민을 자신의 영지인 압량주에 무료 입주시킨 유신을 물어뜯기 시작하는 인사청문회 현장!


미실당 원내대표인 설원공은 아주 조리있는 말솜씨로 유신의 약점을 파고들고 청문회에서 김유신 풍월주 후보자는 자격 논란에 휩싸입니다. 한마디로 왜 지역내에 주민을 위장입주시켰냐 이거죠 뭐 ㅋㅋ
요즘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이나 부동산 차익을 노린 위장입주도 문제가 되는데 유신은 정치기반 확보를 위한 유권자를 단체로 위장입주를 시켰으니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반대당인 미실당에서는 이것이 왠 떡인가 싶어서 막 물어뜯는거고^^ 헐~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올곧은 유신은 단지 "증좌가 없지 않습니까?"라며 미실당 원내총무 설원랑에게 따지고드나 노련한 정치인 설원은 "물론 증좌는 없다. 하지만 일단 가야 유민들이 자네 영지에 위장 잠입한 것은 fact라지 아마. 과연 이 fact 자체를 다른 상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흥정투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의심을 없앨 수 있는 그런 판단을 같이 해보자구"라며 능글스런 미소를 날리죠.


앞서 남송南宋의 명장 악비岳飞가 진회秦桧의 무고한 모함乌须有에 걸려 역모죄에 걸려 죽었다는 말을 했습니다.(이전 포스팅은 ☞ 여기로)

좌전左傳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欲加之罪,何患无辞。《左传》
죄를 뒤집어 씌우려면 무슨 억지라도 가져다 붙인다.

"정황만으로 반역죄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건 순진한 생각이겠죠. '정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구실을 만들어준 것이니까요. ^^



당내 원내대표 간 밀담이 오가던 그때 당수인 미실과 덕만도 역시 설전舌戰을 벌입니다.

덕만 역시 낙하산 당수^^이다 보니 아직 정치경력이 부족해 멋모르고 "정황만으로 태클 거는건 억지입니다"라며 정도정치, 올바른 인사청문회를 요구하지만 미실은 "워~워~워~ 모든 것은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시작되는 법이죠. 공주님은 유신을 믿으십니까? 공주님은 유신을 한 개인으로 믿고 계시겠지만 그는 단순히 개인이 아닙니다. 가야라는 짐이 어깨에 얹혀 있습니다."라며 어린애 달래듯 달랩니다. 앞서 천명공주가 덕만을 의심할때 "疑人不用, 用人不疑(의심스러운 자는 등용하지 말고 등용한 자는 의심하지 말라)"에 대한 포스팅(☞여기 / ☞여기)을 했었습니다.

덕만이 유신을 의심하지도, 유신이 덕만을 등지지도 않을 구도로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만약 유신이 미실 말대로 덕만 당이라는 큰 조직 안에서 가야계파의 수장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가까이 우리 현 정치판의 각 정당내 계파 갈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요. 자신의 계파를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그 계파내 지도자라는 위치에 걸맞게 조직원^^들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신의 갈등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겠죠. 비록 일전에 "뱀 머리가 되느니 용꼬리가 되겠다宁为鸡口,不为牛后"라고는 했지만 말이죠.

다시 카메라는 설원과 유신으로 갑니다.
"자네가 복야회 수장의 목을 가져오면 모든 것이 해결되네. 풍월주가 되기 전에 큰 공을 세우게 되고 풍월주로서 위상도 굳건해질터이니 말일세."라며 도망갈 구멍을 막아버립니다. 노자老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天网恢恢,疏而不漏。《老子》
하늘은 죄 지은 녀석들은 한 놈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즘은 세상에 죄 짓고도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죠.-.-;;
여하튼 노자 선생님은 하늘의 그물이 그만큼 촘촘하다 했습니다. 이말을 꺼낸 것은 지금 덕만과 유신 입장에서는 미실의 그물이 하늘의 그물처럼 느껴질 듯해서 입니다. 美室网恢恢,疏而不漏(미실이 쳐놓은 그물이 너무 촘촘해 빠져나갈 수 없다)라고나 할까요^^

유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실당의 핵심 2인, 미실과 설원은 덕만과 유신이 옴짝달싹 못할 사면초가四面楚歌로 몰았으니 별 수 없을 거라 자신합니다. 미실은 "유신이 워낙 앞만 보고 달리는 녀석이라 이쪽 문을 열어놨는데도 안 올 것 같네요"하죠. 한신韩信이 항우项羽를 구리산九里山에서 십면매복十面埋伏의 계책으로 궁지로 몰아넣고 한쪽 포위망을 열어주어 항우를 포획하려 한 것처럼 미실 역시 유신이라는 새끼 범을 산채로 잡으려 하는데 잘 될까요?



한편 이역 만리 땅에서 혼자 x고생하다 들어온 춘추는 미생공을 따라 인생을 좀 즐기기로 합니다. "인생 뭐 별거 있어? 젊을 때 즐겨보자구" ㅋㅋ

술 좋아하고 여자에 관심을 보이는 춘추를 보며 천하의 한량 미생공은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너무 무서워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춘추공과 저 너무 잘 맞지 않습니까?"라며 좋아 죽습니다.


同是天涯沦落人,相逢何必曾相识。《白居易·琵琶行》
우리 처지 이리 같은데 굳이 전에 왜 서로 만나지 못했을까 물을 필요 있는가


미생은 신났습니다. 술 한잔 마시고 "신세상과 구세상의 중간이라고 할까? 처음 봤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풍경이네요 一见如故"라며 "드디어 영혼의 동반자, 소울메이트를 만났습니다"고 오두방정을 떱니다. 일찍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에라도 만난 것이 어디냐며 말이죠. 이 때 미생의 아들인 대남보의 표정이 예술입니다. ㅋㅋ 자기 애비지만 "어떻게 저런 말을? 오우, 닭살" 뭐 이런 느낌의 표정이랄까요.



그리고는 미성년자인 춘추를 데리고 room으로 가는데요. 단속이 떠야 하는데 ㅋㅋ 춘추에게 초이스 교육을 시키는 미생. 하지만 춘추 역시 유학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한 듯 합니다. "비율이 잘 맞지 않습니다", "조화롭지 않은 것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느낌이 없어 끌리지 않습니다"며 퇴짜를 놓는 능숙한 솜씨 발휘^^
옛날 선사시대에는 여자가 남자를 볼때 신체 좌우 대칭, 비율을 봤다고 하네요. 비율이 맞고 대칭이어야 질병이 침입하지 않는다나 뭐라나.ㅋㅋㅋ


너무 우화적이라 현실적인 느낌이 없으면 끌리지 않는다라... 선녀처럼 너무 아름다우면 품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건 천룡팔부天龙八部 속의 대리국大理国 왕자인 단예段誉가 한눈에 뿅가지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可望而不可即 그런 포스를 풍기는 선녀神仙姐姐 왕어언王语嫣에게 느끼는 그럼 감정일까요? 아니면 신조협려神雕侠侣에서 속세를 벗어난 미脱俗之美를 자랑하는 소용녀小龙女를 사랑하지만 품지 못하던 양과杨过의 심정일까요?

(왼편은 바이두百度에서 검색한 이미지로 신조협려 2006의 소용녀. 왕어언도 같은 배우가 나왔기에 한장으로 대체합니당)



어쨌든 그렇게 까다로운 취향을 보이던 춘추가 한 여인에게 feel이 꽂히는데요. 흠...제 기준으로는 예쁘네요~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나요.情人眼里出西施 ㅎㅎㅎ

문노와 독대를 하게 된 유신. 문노에게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밝힙니다. "가야는 앞으로 복원될 수도 없으며 복원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른 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압량주의 제 땅을 무상으로 내어주고 그들의 충성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 충성으로 제 세력을 구축하여 신라의 삼한통일 선봉대가 될 것입니다. 절대 풍월주를 위해 가야를 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맹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贫贱不能移,
富贵不能淫,
威武不能屈,
此之谓大丈夫。

부귀에 미혹됨이 없고
비천하고 가난을 이겨낼 줄 알고
위세와 무력 앞에서 당당할 줄 아는
그런 자가 대장부이다.《孟子》

지금의 김유신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하네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를 비롯해 '자신을 절대로 그럴리 없다' 언론 앞에서 유세 뜨는 인간들 중에 부와 권세 앞에 미혹되지 않는 이 드물고 가난과 비천함 앞에 눈물 흘리지 않는 자 드물 것이며 위세와 무력 앞에 비굴해지지 않는 자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이긴 하지만^^ 김유신은 성공을 위해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저버리는 권력의 마력 앞에서 당당하게 소신을 말하네요.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저런 모습 본받야겠죠.

三人行必有我师焉。择其善者,而从之;择其不善者,而改之。《论语》
세사람이 함께 있으면 그안에 스승이 있으니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고치도록 하자.

김유신은 땅을 내주더라도 충성, 즉 가야유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모택동이 본거지이던 호남성湖南省을 버리고 대장정이라는 힘든 도망길에서 중국 인구의 1/10을 차지하던 농민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 것과 같은 것일 겁니다. 만약 당시 모택동이 호남성 방어전만 하려고 했다면 물자나 군사력에서 압도적이었던 국민당에게 대패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김유신도 모택동처럼 과감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가야를 사랑하는 유민 입장에서는 유신이 "가야는 복원될 리도 없고 복원되는게 최선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김유신의 저런 판단은 역사적으로는 결국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죠^^ 연맹국가 단계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지 못한 가야 united nations가 이미 중앙집권체로 돌입한 신라를 뒤집고 동남지역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대의 흐름을 아는 자, 곧 영웅일지니. 识时务者为俊杰

왠지 느낌이 불길하더니 역시 이번 포스팅은 또 시리즈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기네여~^^

그럼 바로 36화 下편 나갑니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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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생은 ING 2009/09/24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춘추가 만났다는 저 여자는 누구죠???
    선덕여왕을 안 보지가 오래되서...^^;;

[역사] 여성 리더쉽 대담!! 덕만 VS 문노 (선덕여왕 33화 上)

MBC 선덕여왕 2009/09/16 04:30
드디어 선덕여왕 33편이 방영되었습니다.
참 사람이 간사하죠? 블루먼데이 증후군이라고 하잖습니까? 월요일이 그냥 싫은...
근데 요즘은 월요일이 무지하게 기다려집니다. 목이 빠져라 선덕여왕 기다리느라 말이죠.

일요일은 하루가 여삼추一日如三秋 같던 걸요.^^

유신과 덕만은 두번째 비제의 답을 찾습니다. 그리고 유신랑이 승리 포인트를 획득하구요.
이제 승부는 무술 비제를 겨루게 될 세번째 비제로 미뤄졌네요.

두번째 비제 답인 '삼한통일'에 대해 덕만은 문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눕니다.

덕만이 삼한통일이라는 대업 완성을 위해 여자인 자신이 왕이 될 수 없냐고 묻자 문노는 천연덕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역시 문노는 문노네요. 제가 앞서 문노가 여자는 재주가 없어야 제맛 男人有德便是才,女人无才便是德라는 시대사상에 지배를 받아 덕만의 여왕 등극을 반대한다 이야기했으나 그는 여성의 능력을 낮춰보는 그런 소인배는 아니었습니다. 역시 제가 소인배의 심보로 그의 큰 도량을 넘겨짚었나보네요.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
그가 덕만의 여왕 등극을 반대한 것은 부마가 되려하는 귀족세력 간 충돌, 귀족 및 민간에 만연해 있는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관념을 걱정한 것이지요. 물론 문노가 이런 관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겠죠.ㅋㅋ 제가 뒤끝이 좀 있어서리~

서경書經에도 같은 말이 나옵니다.

牝鸡无晨。牝鸡司晨,惟家之索。《书经·牧誓》
암탉은 본디 새벽에 울지 않거늘 암탉이 새벽에 우니 그 집안 운이 다했구나.

우리나라도 아직 이런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대한민국 남자라면, 그리고 아들을 둔 어머니들 많은 분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 사상에 속박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이거 보면 중국 주周나라와 춘추시대春秋时代의 공자孔子의 위력이 대단하긴 하네요.
우리가 아직도 좋아라 마지 않는 세계 4대 성인이신 공자님 말씀을 담은 논어論語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唯女子与小人难养也。近之则不孙,远之则怨。《论语·阳货》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힘들다. 가까이 지내면 기어오르고 멀리하면 지랄한다.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종법宗法제도를 통한 남성의 주도권 장악이 너무나 자연스레 이루어진 상황이었으니까요.

(좌측 사진에 보면 頭號大混蛋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공자를 "울트라 캡숑 병신"이라고 욕한 것이며 중간 사진은 홍위병이 공자 생가에서 그의 동상을 철거하는 장면, 그리고 우측은 다 아시다시피 모택동입니다. 근데 좌측 사진의 한자가 모두 정자체입니다. 이 당시만 해도 아직 간자체가 보급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랬기에 1966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공자는 홍위병의 제1 타도대상이 되었습니다. 비공批孔(공자를 비판한다)이 강렬히 이루어졌죠. 모택동毛泽东은 "여자는 천하의 절반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女人能顶半边天"이라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적극 추진하였는데 그동안 2500여년 간 중국을 지배했던 공자를 필두로 한 유학관념은 부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화대혁명의 과오와 공자의 유학사상에 대한 포폄은 뒤로 하더라도 여하튼 오늘날 중국이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 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장 활발하고 가정내 여성의 위상이 가장 높은 건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죠.^^

여하튼
문노의 대답에 순간 '멍' 때리는 Princess 덕만.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 나 공주야 공주! 짜식이 내 아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진짜 말 막하네' 뭐 이런 생각하는 눈빛입니다.ㅋㅋㅋ
덕만은 "대업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가졌습니까?"는 문노의 물음에 "대업을 이룰 수 있는 개인의 이利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죠. 당연히 우리의 딸깍발이 문노 선생님은 "오~이런, 이런, 공주~님. 어찌 대업을 이야기하시면서 개인의 이를 꺼내드셨나요?"하고 되묻습니다. 당연하죠.

君子喻以义,小人喻以利。《论语·里仁》
군자는 의를 중시하고 소인은 이익을 쫓는다.

덕만공주가 쫓으려 하는 이익은 소인이 쫓는 것이고 이 소인이라 함은 앞서 말한 여자와 함께 다루기 힘들다 한 공자님 사상과도 좀 배치되는 면이 있잖습니까? 그러니 유학 소양을 갖춘 문노 입장에서는 왠만하면 피했으면 하는 답이었죠. 근데 덕만 공주가 그렇게 말했으니. 하지만 덕만 공주는 "그렇다면 신라는 왜 그런 대업을 꿈꾸었습니까?"라며 되묻습니다. 하긴 '의'와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같은 것일 수 있으니까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서리.

신라의 삼한통일 대업 달성을 위해 왕이 되려는 덕만의 이利를 문노는 사사롭다하나 크게 보면 대업달성 자체는 결국 신라에 좋은 대'의'입니다. 반면 신라가 꼭 그 대업달성을 해야한다는 생각 자체는 신라의 '이'일 뿐 삼한땅의 백성들의 '의'는 아닌 법. 당시 상황에서 단순히 삼한통일이라는 '의'를 따르려 했다면 가장 강력한 고구려가 삼한통일을 하도록 백제와 신라가 백기들고 항복을 해야겠죠.
덕만은 '그러니까 내가 왕이 되려는 걸 내 개인의 이기심으로 몰지 마라'며 문노를 살짝 눌러줍니다.

그리고 덕만은 문노를 그로기 상태로 몰기 위해 "미실이 뛰어나나 성골이 아니므로 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왕권이 강해져야 할까요? 아니면 신권이 강해져야 할까요?"하고 질문을 던지니까 "왕권이 강해져야 하나 여왕은 아닙니다. 만약 그런 기준으로, 대업 달성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여성 정치인을 눈앞에서 목도亲眼目睹하고 있습니다. 미실이 있잖습니까? 그렇다면 미실이 그 대업을 이루면 되지요? 왜 꼭 공주님이어야 합니까?"라며 화려한 되치기로 받아칩니다.

그러자 덕만은 심사숙고深思熟虑 끝에 "미실은 왕이 될 능력이 있으나 왕을 꿈꾸지 않기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는 것이고 그렇기에 대업 달성을 못합니다.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계획을 세우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전 제가 불가능한 꿈을 꾸듯이 신라도 불가능한 꿈을 꾸도록 할 것입니다. 삼한통일의 희망을 모두 가지게 할 것입니다."라고 멋지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들으니까 무릎팍도사에 비rain가 나와서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고 한 말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비가 좋고 싫고를 떠나 저 말만큼은 참 와닿습니다. 제가 실천하기는 어려워서 그렇지만...

중국 대륙과 대만 모두에게 존경받는 손중산孙中山 손문孙文선생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成者为王,败者为寇。
이기면 왕이고 지면 역적이다.

덕만이 말하는 희망이 정말 희망이 될지 아니면 미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환상이 될지는 봐야겠지요.

成则希望,败则幻想。
이루면 희망이고 실패하면 환상이니라.

아마 환상을 쫓아 희망을 찾아낸 이들은 유목민족이 있을 것입니다.

한汉나라가 결국은 극복하지 못한 동아시아 최강의 전투민족 흉노匈奴, 수隋와 당唐이 조공을 바치면서 달래야했던 돌궐突厥, 역사상 최대강역을 확보한 땅따먹기 최강민족 몽골蒙古이 대표적이겠네요.
(금金과 청清을 세운 여진女真이나 요辽를 세운 거란契丹, 고구려高句麗, 말갈靺鞨 등은 농경, 유목, 수렵을 함께 하는 멀티태스킹 민족이니까 제외^^;;)

흉노는 한汉을 패망시킬 정도의 군사력(앞선 왕소군王昭君 포스트 중 유방刘邦이 백등산白登山에서 대패한 걸 말씀드렸죠?^^)을 가지고도 장성长城 이남에 주둔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선우单于가 중원 점령이라는 환상을 쫓지 않고 희망을 사람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한나라를 침략해 식량을 약탈하고 무기를 탈취하고 여자를 능욕하는 희망. 여기서 희망은 비전이 아닙니다. 당시 흉노인에게 희망은 열악한 북방 환경을 버티고 이길 수 있게끔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종족 번식 하는 것이었지 농경민족 지도자들 마냥 점령 후 점령지에 정착하며 언제 빼앗기고 침입당할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비전은 필요없었으니까요.

돌궐은 5호 16국 말기 혜성 같이 등장하여 북방의 패자가 됩니다. 그리고 수와 당의 북방 변경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죠. 중국인들이 성군이니 현군이니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이니 하는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이 황제가 되기 전 진왕晋王으로 있을 때 돌궐은 이세민 세력(당시는 아비 이연李延이 대장이었음)을 근본부터 휘청이게 할만큼 세력이 강했으나 묘하게도 중원 입성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중간에 이세민에게 두들겨 맞은게 좀 크긴 했지만요. 그들 역시 흉노처럼 생계형 침략에 몰입하죠. 생계형 침략이 환상으로 흐르면 안되죠 배부르고 등 따시고 출산드라형 여인을 어디 좀 얻어보자는 단순한 희망을 쫓은 겁니다.

몽골은 불세출의 영웅 칭기즈칸成吉思汗의 지도하에 영토확장을 합니다. 물론 시작은 단순한 복수심 때문이었습니다. 덕만처럼. 덕만이 언니인 천명공주에 대한 복수심에 여왕이 되려 하듯이 몽골의 칭기즈칸은 자신의 선조인 카불칸과 아비인 예수게이 바토르가 금金의 모략에 빠져 죽은 데 대한 복수심, 불구대천의 원수不共戴天之仇를 갚기 위해 금나라 정벌에 나서고 자신의 사신을 죽인 호라즘의 무하마드에 대한 복수심으로 서역정벌을 나서며 넷째아들 툴루이의 아들의 죽음을 갚기 위해 양양성 공격을 하는등 복수심으로 정복활동을 하죠. 하지만 칭기즈칸은 그런 복수심에 휩싸이면서도 말과 양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초원지대만 직접 통치영역에 두고 농경지역인 금의 장성이남 지역은 번국 격으로 장수를 파견해(고구려계라 파악되는 무칼리^^Olleh!!!) 다스립니다. 그는 결코 후계자들에게 쓸데없는 환상을 가지고 중원에 정착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쿠빌라이가 그것을 깨었고 결국 제국은 분열하죠T.T). 그는 부족민에게 희망을 주면 부족민이 쫓아오고 그것을 실현시키면 단결이 된다는, 미실의 리더쉽이 아닌 덕만의 리더쉽 철학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철저히 실천에 옮겼습니다.

희망과 환상, 과연 덕만의 종착지는 어디가 될까요?

33편 (하)를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의 따뜻한 댓글이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좋은 글, 양질의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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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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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아는 소우주 2009/09/16 0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새벽에 넘 멋진 포스팅이세요. 새벽 4시에 저 글을 쓰시리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셨을 지 심히 궁금하네요..^^
    멋진 수요일 되세요~!!

    • BlogIcon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6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벽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
      오늘 오전에 쓰려고 했던 포스트
      그냥 끄적거렸답니다.
      컴이 좀 후져서 화면 전환이 오래걸려
      조금 걸렸어여~^^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