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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当作人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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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02:37 百家爭鳴/一己之談

유신과의 독대 이후 홀로 생각에 잠긴 문노.
'인물이로다. 허나 그리 곧으면 부러지는 법. 张而不驰,文武弗能也, 刚则易折 나 역시 너처럼 그랬다가 완전히 새됐다'

유신을 찾아온 복야회 수장 월야와 설지.
가야 회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설지가 희생하겠다고 나섭니다. 이에 유신은 "너희도 미실과 같은 것인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두고서 작은 것을 희생舍小取大시키면 그만인가?"라고 호통을 칩니다. 월야와 설지는 "어느 한쪽을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면 작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설득하지만 "그 포기하는 작은 것들이 모여 대업의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라고 유신은 말하죠.

不积跬步,无以至千里;不积小流,无以成江海。《荀子》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야 천리길을 갈 수 있고
작은 개울이 모여야 강과 바다가 된다.


물론 순자가 이 이야기를 할 때는 공부도 열심히 꾸준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했지만 제가 유신의 말을 듣고 바로 이 말이 떠오른 것은 의미만 봤을 때 서로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면 유신의 마음. 덕만과 유신, 리더 교육을 조금이라도 일찍 먼저 받아서 일까요? 아직 덕만은 유신만큼 리더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요. 오히려 아직은 법가法家의 대표인물 가운데 하나인  한韓의 재상 신불해申不害의 "술術"에만 능한 느낌입니다.

유신은 가야 유민을 파느니 자신이 풍월주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믿는 구석도 있었죠. '이미 천하가 공인한 비재의 우승자인 자신이 풍월주가 되지 않은 것이 허튼 소문 때문이라면 후임이 누구이든 찝찝할거다' 뭐 이런거죠. 이때 설원은 유신과 가야유민이 연결되어 있는 결정적 문건을 제시하고 유신과 덕만은 궁지에 몰립니다. 증거문건을 들이밀며 미실의 회심 미소를 띈 한마디.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欲破曹公,亦用火攻。万事俱备,只欠东风。《三国演义》
조조를 깨부수고 싶으니 화공을 써야 할 것이로다.
허나 다 준비가 되었건만 동남풍 만이 빠졌구나.


주유周瑜와 제갈량诸葛亮은 조조曹操와 적벽대전赤壁大战을 치르기 앞서 어떻게 싸워야 적은 병력으로 엄청난 조조의 군세軍勢를 이겨낼지에 대해 고심하다 화공을 써야 한다고 합의를 봅니다. 하지만 당시는 북서풍만 부는 겨울철. 이를 깨달은 주유는 걱정과 홧병이 겹쳐 몸져 눕는데 제갈량이 스~윽 다가와 "도독, 제가 처방전 하나 써올리지요"하면서 위의 글을 써 보이죠. 그랬더니 주유가 깜짝 놀라며 "역시 공명孔明선생이시오. 어찌하면 좋겠소?"하니 제갈량은 자신이 하늘과 통하니 바람을 불러보겠다 어쩌겠다 합니다. 이후 내용은 다들 아시는 뭐 그런 내용이지요.

아마 미실 측에서 저 문건을 손에 넣기 전만 하더라도 분명 증거만 부족한 只欠证据 상태였을 겁니다. 유신을 거의 궁지로 몰았는데 말이죠. 제갈량의 저 처방전을 좀만 응용한다면 아래처럼 되지 않을까요?

欲籠庾信,亦用奸計。萬事俱備,只欠證據。《싱싱차이나닷컴》
유신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려면 간계를 써야겠구나. 다른 준비는 다 되었건만 증거가 부족하구나

이 부분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유신이라는 인재를 얻기 위해 벌어지는 양당^^의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입니다. 미실도, 덕만도, 복야회도 말이죠. 누구에게나 필요한 인재가 되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쵸?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게 되네요.T.T

(유신 눈 감았네요. 지못미ㅠㅠ Sorry~Sorry~~Sorry)

상황 파악이 되며 미실이 유신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만은 유신에게 설지를 일단 내놓자고 합니다. 당연 유신은 Vito 행사합니다. 유신은 아는 것입니다. 한발 물러서기가 어렵지 한번 물러서고 나면 이후에는 한없이 밀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덕만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죠. "저도 압니다. 하지만 어떻게 유신랑을 내줘요? 제가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 마음을 모르시나요? 저의 이 연모하는 마음을"  덕만으로서는 이런 마음이었겠지요.

身无彩凤双飞翼,心有灵犀一点通。<李商隐·无题>
날개가 없어 그대에게 날아갈 수 없으나 마음만큼은 말이 필요없을 만큼 서로 통하는구나.

앞서서도 이지이李之仪의 시(☞ 여기로)를 통해 덕만과 유신의 마음을 표현하였지만 덕만은 유신이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자기 마음을 알아줄거라 생각했네요. ㅎㅎ 이거 왠지 실제 현실과는 약간 상황이 바뀐 듯한 느낌도 드네요. 보통 남자분들이 여자분들한테 "내가 꼭 말로 해야 아니? 그런걸 꼭 말로 해야 아는거야?"하고 하는데 말이죠.ㅋㅋ 아니면 말구요~^^;;

물론 유신도 가슴이 아프겠죠. 하지만 사내라서, 신하라서 그 아픔 참으며 말합니다. "이것은 공주님이 결정하신 길입니다. 군주의 길을 쉽다고 생각하신 것입니까? 군주는 자기의 몸을 팔아서라도, 다른 나라 백성을 죽여서라도 자기 백성을 지켜야 합니다. 백성은 그런 군주를 원합니다."

士当先天下之忧而忧,后天下之乐而乐也。
군주는 백성이 근심하기 전에 근심거리를 걱정하고 백성들이 즐거워한 후에 즐거워해야 한다.

이 구절은 송나라 시대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학가, 군사전문가이던 범중엄范仲淹이 평생 신조로 생각하던 말입니다. 유신이 한 말과 일맥상통한다 생각합니다. 백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하지만 이미 덕만은 그동안 말 못하고 있던 유신에 대한 연모가 터진 상황. 정이란 것은 한번 쏠리기 시작하면 맹목적이 되고 노도와 같이 용솟음치며 흘러나오는 법. 아래 싯구는 앞서 포스팅했었죠? (이전 포스팅은 ☞ 여기로)

此情无计可消除,才下眉头,又上心头。<李清照>
그대를 향한 내 마음 억누르려해도 자꾸만 가슴 가득히 차오릅니다.

덕만: "저는...저는요?"  유신: "혼자 가셔야 할 길입니다."
최고의 자리는 항상 외롭다 했던가요? 홀로 한기를 이겨내기 힘들만큼 高处不胜寒 고독한 리더의 길. 전 아직 잘 모르겠네요^^ 배경음악 죽입니다!!! 저 둘의 엇갈리는 사랑에 걸맞을 만큼.


유신과 덕만의 대화를 우연찮게 듣게 된 문노는 유신에게 "사람을 얻는 자 왜 천하를 쥐는 줄 아느냐? 얻은 사람 그사람들이 군주로 만들기 때문이지. 영웅은 스스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이 만드는 법이다"라고 합니다.

独木不成林,单丝不成线
나무 한그루가 숲을 이루지 못하듯 한가닥 견사가 실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죠. 나무 한그루가 숲이 되지 않고 누에가 뱉어낸 가는 견사가 실이 되지 못하듯 지도자 혼자 천하를 얻을 수는 없는 법. 민심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得民心者得天下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니죠.


유신과의 만남 이후 홀로 눈물을 흘리던 덕만. 비담이 들어와 위로를 하지만 덕만은 혼자말처럼 이야기합니다.
"나는 미실이 아니다 미실이 될 수 없나보다 유신랑을 놓을 수 없다 좋아한다 연모한다 말도 못하는데 이렇게 놓아줄 수는 없다"

入我相思门,知我相思苦,
长相思兮长相忆,短相思兮无穷极,
早知如此绊人心,何如当初莫相识。《李白·三五七言》

그대 사모하는 제마음 아세요.
하루에 수없이 그대를 생각합니다.
그리움이 이토록 힘든 줄 알았으면 그대를 모르는 편이 나았을 것을


아마 덕만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요?

유신을 만나고 나오면서 문노는 생각합니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가? 정녕 하늘의 뜻은 원래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인가?"

人有千算不如老天爷一算。
사람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하늘의 뜻을 꺾을 수 없다.

하늘의 뜻인 것을요.


미생은 미성년자 춘추를 이번에는 도박장에 데려갑니다. 잘하는 짓이죠.

하지만 미생은 춘추한테 제대로 접대하기로 작정하죠. 영업용 접대를 하면서 골프든 카드건 막 져주듯이 말이죠. 만약 이때 영화 타짜의 아귀가 있다면 "잠깐! 움직이지마! 이 새끼 손모가지 잘라!" 그랬겠죠.

미생의 행동을 위에 적힌 범중엄의 신조를 조금 응용해서 표현하면 "后春秋之乐而乐也(난 춘추가 먼저 즐겁고 나서 즐거우리)"라고 할까요.추가 기쁘고 나서 기쁘다

하지만 사실 춘추는 미생의 머리꼭대기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속이는 것도 알고 있구요. 이쯤되면 춘추의 한량쇼가 자신의 진의를 숨기기 위한 계획된 것임을 언뜻 암시하고 있네요. 물론 그전부터 좀 그런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조선말기 흥선대원군이 안동 김씨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했던 그런 쇼와 같은 것이죠.ㅎㅎ

孙悟空跳不出如来佛掌心。
손오공이 아무리 설쳐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딱 미생 꼴인것 같네요^^

문노는 삼한지세三韩地势를 완성하기로 하며 "구정물을 뒤집어써도 자기 가문과 자기 가문을 지켜낼" 유신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합니다. 이를 엿들은 비담은 충격에 빠지고요. 왜 문노는 유신을 선택했을까요?

바로 "가야 백성을 위해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기라면 기고 핥으라면 핥을 것입니다. 그따위 굴욕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누차 언급하는 한신韩信의 과하지욕胯下之辱도 참겠다는 것이죠.


그러고는 유신은 미실을 찾아가 덕만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살려주세요" 이어 "지금도 절 가지시려면 제 시신을 가지시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음은 분명하나 가야 유민들은 살려주십시오. 전 제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남이 저 대신 죽는 것을 도외시置之不理할 만한 그릇은 못됩니다. 이제서야 제 그릇의 크기를 알았사오니 제 그릇에 차고 넘치는 것은 버리려 합니다. 하여 이제 새주님 휘하로 들어가려 합니다"라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临财勿苟得,临难勿苟免。《礼记》
재물 앞에서 유혹됨 없고 어려움 앞에서 위축됨이 없다.

위기 앞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상황을 파악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의를 지키며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는 유신. 어려움 앞에서 위축됨이 없음입니다.

유신의 말을 들은 미실은 크게 웃으며 "젊었다면 내가 직접 품었을것을! 만약 진정 뜻이 그러하다면 그 증표로 우리 집안 여식과 혼인하시죠"라고 말하고 유신은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크게 놀란 덕만. 과연 37화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요? 궁금해~궁금해~

37화 예고를 보아하니 훗날 상대등으로 신라 최고의 진골귀족이 되는 비담의 첫번째 사전작업들이 이루어지나 보네요. 드라마일 뿐이지만 일단 미실에게 의탁한 유신을 대신해 덕만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 듯한 느낌이 들구여~ㅋㅋ 여하튼 미치도록 잼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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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23 22:39 百家爭鳴/一己之談
자! 36화 고고고!!!

가야 유민을 자신의 영지인 압량주에 무료 입주시킨 유신을 물어뜯기 시작하는 인사청문회 현장!


미실당 원내대표인 설원공은 아주 조리있는 말솜씨로 유신의 약점을 파고들고 청문회에서 김유신 풍월주 후보자는 자격 논란에 휩싸입니다. 한마디로 왜 지역내에 주민을 위장입주시켰냐 이거죠 뭐 ㅋㅋ
요즘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이나 부동산 차익을 노린 위장입주도 문제가 되는데 유신은 정치기반 확보를 위한 유권자를 단체로 위장입주를 시켰으니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반대당인 미실당에서는 이것이 왠 떡인가 싶어서 막 물어뜯는거고^^ 헐~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올곧은 유신은 단지 "증좌가 없지 않습니까?"라며 미실당 원내총무 설원랑에게 따지고드나 노련한 정치인 설원은 "물론 증좌는 없다. 하지만 일단 가야 유민들이 자네 영지에 위장 잠입한 것은 fact라지 아마. 과연 이 fact 자체를 다른 상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흥정투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의심을 없앨 수 있는 그런 판단을 같이 해보자구"라며 능글스런 미소를 날리죠.


앞서 남송南宋의 명장 악비岳飞가 진회秦桧의 무고한 모함乌须有에 걸려 역모죄에 걸려 죽었다는 말을 했습니다.(이전 포스팅은 ☞ 여기로)

좌전左傳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欲加之罪,何患无辞。《左传》
죄를 뒤집어 씌우려면 무슨 억지라도 가져다 붙인다.

"정황만으로 반역죄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건 순진한 생각이겠죠. '정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구실을 만들어준 것이니까요. ^^



당내 원내대표 간 밀담이 오가던 그때 당수인 미실과 덕만도 역시 설전舌戰을 벌입니다.

덕만 역시 낙하산 당수^^이다 보니 아직 정치경력이 부족해 멋모르고 "정황만으로 태클 거는건 억지입니다"라며 정도정치, 올바른 인사청문회를 요구하지만 미실은 "워~워~워~ 모든 것은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시작되는 법이죠. 공주님은 유신을 믿으십니까? 공주님은 유신을 한 개인으로 믿고 계시겠지만 그는 단순히 개인이 아닙니다. 가야라는 짐이 어깨에 얹혀 있습니다."라며 어린애 달래듯 달랩니다. 앞서 천명공주가 덕만을 의심할때 "疑人不用, 用人不疑(의심스러운 자는 등용하지 말고 등용한 자는 의심하지 말라)"에 대한 포스팅(☞여기 / ☞여기)을 했었습니다.

덕만이 유신을 의심하지도, 유신이 덕만을 등지지도 않을 구도로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만약 유신이 미실 말대로 덕만 당이라는 큰 조직 안에서 가야계파의 수장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가까이 우리 현 정치판의 각 정당내 계파 갈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요. 자신의 계파를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그 계파내 지도자라는 위치에 걸맞게 조직원^^들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신의 갈등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겠죠. 비록 일전에 "뱀 머리가 되느니 용꼬리가 되겠다宁为鸡口,不为牛后"라고는 했지만 말이죠.

다시 카메라는 설원과 유신으로 갑니다.
"자네가 복야회 수장의 목을 가져오면 모든 것이 해결되네. 풍월주가 되기 전에 큰 공을 세우게 되고 풍월주로서 위상도 굳건해질터이니 말일세."라며 도망갈 구멍을 막아버립니다. 노자老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天网恢恢,疏而不漏。《老子》
하늘은 죄 지은 녀석들은 한 놈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즘은 세상에 죄 짓고도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죠.-.-;;
여하튼 노자 선생님은 하늘의 그물이 그만큼 촘촘하다 했습니다. 이말을 꺼낸 것은 지금 덕만과 유신 입장에서는 미실의 그물이 하늘의 그물처럼 느껴질 듯해서 입니다. 美室网恢恢,疏而不漏(미실이 쳐놓은 그물이 너무 촘촘해 빠져나갈 수 없다)라고나 할까요^^

유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실당의 핵심 2인, 미실과 설원은 덕만과 유신이 옴짝달싹 못할 사면초가四面楚歌로 몰았으니 별 수 없을 거라 자신합니다. 미실은 "유신이 워낙 앞만 보고 달리는 녀석이라 이쪽 문을 열어놨는데도 안 올 것 같네요"하죠. 한신韩信이 항우项羽를 구리산九里山에서 십면매복十面埋伏의 계책으로 궁지로 몰아넣고 한쪽 포위망을 열어주어 항우를 포획하려 한 것처럼 미실 역시 유신이라는 새끼 범을 산채로 잡으려 하는데 잘 될까요?



한편 이역 만리 땅에서 혼자 x고생하다 들어온 춘추는 미생공을 따라 인생을 좀 즐기기로 합니다. "인생 뭐 별거 있어? 젊을 때 즐겨보자구" ㅋㅋ

술 좋아하고 여자에 관심을 보이는 춘추를 보며 천하의 한량 미생공은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너무 무서워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춘추공과 저 너무 잘 맞지 않습니까?"라며 좋아 죽습니다.


同是天涯沦落人,相逢何必曾相识。《白居易·琵琶行》
우리 처지 이리 같은데 굳이 전에 왜 서로 만나지 못했을까 물을 필요 있는가


미생은 신났습니다. 술 한잔 마시고 "신세상과 구세상의 중간이라고 할까? 처음 봤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풍경이네요 一见如故"라며 "드디어 영혼의 동반자, 소울메이트를 만났습니다"고 오두방정을 떱니다. 일찍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에라도 만난 것이 어디냐며 말이죠. 이 때 미생의 아들인 대남보의 표정이 예술입니다. ㅋㅋ 자기 애비지만 "어떻게 저런 말을? 오우, 닭살" 뭐 이런 느낌의 표정이랄까요.



그리고는 미성년자인 춘추를 데리고 room으로 가는데요. 단속이 떠야 하는데 ㅋㅋ 춘추에게 초이스 교육을 시키는 미생. 하지만 춘추 역시 유학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한 듯 합니다. "비율이 잘 맞지 않습니다", "조화롭지 않은 것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느낌이 없어 끌리지 않습니다"며 퇴짜를 놓는 능숙한 솜씨 발휘^^
옛날 선사시대에는 여자가 남자를 볼때 신체 좌우 대칭, 비율을 봤다고 하네요. 비율이 맞고 대칭이어야 질병이 침입하지 않는다나 뭐라나.ㅋㅋㅋ


너무 우화적이라 현실적인 느낌이 없으면 끌리지 않는다라... 선녀처럼 너무 아름다우면 품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건 천룡팔부天龙八部 속의 대리국大理国 왕자인 단예段誉가 한눈에 뿅가지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可望而不可即 그런 포스를 풍기는 선녀神仙姐姐 왕어언王语嫣에게 느끼는 그럼 감정일까요? 아니면 신조협려神雕侠侣에서 속세를 벗어난 미脱俗之美를 자랑하는 소용녀小龙女를 사랑하지만 품지 못하던 양과杨过의 심정일까요?

(왼편은 바이두百度에서 검색한 이미지로 신조협려 2006의 소용녀. 왕어언도 같은 배우가 나왔기에 한장으로 대체합니당)



어쨌든 그렇게 까다로운 취향을 보이던 춘추가 한 여인에게 feel이 꽂히는데요. 흠...제 기준으로는 예쁘네요~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나요.情人眼里出西施 ㅎㅎㅎ

문노와 독대를 하게 된 유신. 문노에게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밝힙니다. "가야는 앞으로 복원될 수도 없으며 복원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른 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압량주의 제 땅을 무상으로 내어주고 그들의 충성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 충성으로 제 세력을 구축하여 신라의 삼한통일 선봉대가 될 것입니다. 절대 풍월주를 위해 가야를 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맹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贫贱不能移,
富贵不能淫,
威武不能屈,
此之谓大丈夫。

부귀에 미혹됨이 없고
비천하고 가난을 이겨낼 줄 알고
위세와 무력 앞에서 당당할 줄 아는
그런 자가 대장부이다.《孟子》

지금의 김유신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하네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를 비롯해 '자신을 절대로 그럴리 없다' 언론 앞에서 유세 뜨는 인간들 중에 부와 권세 앞에 미혹되지 않는 이 드물고 가난과 비천함 앞에 눈물 흘리지 않는 자 드물 것이며 위세와 무력 앞에 비굴해지지 않는 자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이긴 하지만^^ 김유신은 성공을 위해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저버리는 권력의 마력 앞에서 당당하게 소신을 말하네요.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저런 모습 본받야겠죠.

三人行必有我师焉。择其善者,而从之;择其不善者,而改之。《论语》
세사람이 함께 있으면 그안에 스승이 있으니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고치도록 하자.

김유신은 땅을 내주더라도 충성, 즉 가야유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모택동이 본거지이던 호남성湖南省을 버리고 대장정이라는 힘든 도망길에서 중국 인구의 1/10을 차지하던 농민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 것과 같은 것일 겁니다. 만약 당시 모택동이 호남성 방어전만 하려고 했다면 물자나 군사력에서 압도적이었던 국민당에게 대패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김유신도 모택동처럼 과감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가야를 사랑하는 유민 입장에서는 유신이 "가야는 복원될 리도 없고 복원되는게 최선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김유신의 저런 판단은 역사적으로는 결국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죠^^ 연맹국가 단계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지 못한 가야 united nations가 이미 중앙집권체로 돌입한 신라를 뒤집고 동남지역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대의 흐름을 아는 자, 곧 영웅일지니. 识时务者为俊杰

왠지 느낌이 불길하더니 역시 이번 포스팅은 또 시리즈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기네여~^^

그럼 바로 36화 下편 나갑니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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