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차이나의 시사읽기] 아이티와 三人成虎

시사 2010/02/08 12:00
전국시대(戰國時代) 위혜왕(魏惠王) 때 위의 태자가 조(趙)나라에 인질로 가게 되었는데 그 수행원으로 대신(大臣)이던 방총(龐蔥)이 가게 되었다. 방총은 떠나기에 앞서 정적(政敵)들이 자신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중상모략을 할 것을 염려하여 혜왕에게 걱정의 당부를 하게 된다. "주군, 만약 지금 제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돌아다닌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혜왕은 웃으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내 어찌 그런 황당한 말을 믿겠소"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방총은 "그럼 또 한 대신이 들어와 지금 정말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더라고 하면 어떠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혜왕은 자세를 고치면서 "어허, 그럴 리가 없다니까. 그래도 한번 확인차 사람을 보내보겠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총이 "또 한 대신이 들어와 호랑이가 저잣거리를 활보한다고 간곡히 전해올리면 어떠실것 같습니까?"라고 하자 혜왕은 웃음기 싹 가신 얼굴로 "당장 군사를 보내 호랑이를 처치할 것이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방총은 "주군, 주군께서는 세 대신이 있지도 않은 호랑이가 저잣거리에 있다고 하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시어 조치를 취하셨사옵니다. 제가 태자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고 나면 제 뒷말을 하는 이들이 세사람에 그치지 않을 것이옵니다. 제 이 충심 주군께서 잘 아시리라 사료되오지만 심히 걱정되옵니다."라고 말하자 혜왕은 방총의 의중을 읽고 웃으며 "걱정마시오. 내 그대의 충심 누구보다 잘 아오. 경이 하려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마시오." 답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위나라 조정에서는 방총의 정적들이 온갖 중상모략을 하였고 처음에는 꾿꾿하던 위혜왕도 결국 방총의 충심을 의심하게 되어 방총은 위나라로 돌아와서 조정에서 쫓겨나 여생을 마쳤다. 이 이야기는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데 여기서 파생된 고사성어가 바로 "세 사람이 있으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이다.

지난 1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현장출동' 코너에서는 아이티 구조지원 관련 주도미니카 대사관의 파렴치한 행위에 대하여 '특종(?)' 보도하였다. 강성주 주도미니카 대사의 발언및 구조대원들에 대한 허술한 지원 등을 두고 인터넷의 각 게시판과 공개 토론장은 금새 성토의 글로 넘쳐났고 이를 보도한 MBC에 격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구조대원 및 외통부 직원의 해명글과 관련 증거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MBC의 왜곡보도가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고 MBC는 대국민 사과방송을 내보내게 되었다.

현재 MBC 해당기자와 방총의 정적들은 분명한 사실(fact)를 국민들과 위혜왕에게 들이밀었다. 물론 해당 사실(fact)는 실제 있었던 사실 자체를 발언자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재구성한 "진실"이 아닌 사실(fact)였을 뿐이다. 방총의 정적들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람 심리를 이용했고 해당 기자는 없는 호랑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무기인 방송을 이용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강성주 주 도미니카 대사는 구호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했던 발언이었고 구조대를 위해 대사관 직원들이 생고생을 했던 것이었지만 뭐가 뒤틀렸는지는 몰라도 해당 기자는 절묘한 왜곡의 편집 바느질을 시전했다.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를 헤아린다(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고 좌전(左傳)에서 그랬던가.

당태종(唐太宗) 이세민(李世民)이 위징(魏征)과 대화하면서 <순자(荀子)·애공(哀公)>편에 나오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水能載舟,亦能覆舟)"라는 말로 백성들의 무서움,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미디어의 파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뜻과 조금 어긋나는 사실에 대해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면서 펜대와 컴퓨터 자판을 놀릴 경우 되려 그 파워에 자신이 휩쓸려 나갈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트랙백 주소 :: http://www.xingxingchina.com/trackback/96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역사]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 미실과 설원랑

MBC 선덕여왕 2009/09/06 14:19
글자 폰트를 9pt로 하다가 11pt해서 쓰고 있는데 같은 내용이라도 글이 길어져서 보는 입장에서 스크롤을 좀 해야되는 불편함이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11pt가 가독성은 좋을 듯 하나 스크롤 압박도 은근 짜증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케이~그럼 이번 포스팅은 9pt다"라고 결심.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덕여왕 26화 보며 인상 깊었던 다른 장면들 몽땅~싸그리~업로드나 해야 겠다~ Go!Go!Go!

잠시 묻어두기로 했던 "어출쌍생御出雙生 이면 성골남진聖骨男盡" 예언이 적힌 방이 곳곳에 나붙은 서라벌, 계림

이는 황권을 가로채기 위해 마음이 조급해진 세종공과 하종이 꾸민 음모인데...
이를 묵인하는 미실.

원래 소문은 빨리 퍼지는 법. 특히나 나쁜 소문, 소위 가쉽Gossip이라 하는 것들이 그렇지.

好事不出门,坏事传千里。
좋은 일은 그렇게도 안 퍼져나가건만 나쁜 소문은 감추려해도 절라 퍼져나가요~


보종랑이 그런다. "백성의 말을 어찌 막겠습니까?"

어차피 백성, 국민이 소위 Fact, 사실을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법.
여론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세력이 있다면 그리 쏠리는 것이 세상이치.
신정합일神政合一의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미 천문의 힘을 등에 업은 미실 측이 90%의 정보 독점이 가능한 상황. 게대가 조정대신은 자신과 침대에서 엮였건 침대 문턱까지 엮었건 자신의 측근들. 여론 조장도 마음대로 가능한 상황인데 천하의 미실과 그 수하들이 이를 이용하지 않을 리는 만무.

요즘 말로 언론을 동원한 여론 몰아가기처럼 미실의 수하 세종공과 보종은 그렇게 여론을 조장하고 그런 여론은 백성들에 의해 기하급수几何级数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확산 일변도인데.

그래서 과거 손자는 용간편用间篇에서 강조했었다. 군대로 전쟁을 치룬다면 엄청난 인적, 물적자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그것을 회복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지만 간첩을 동원하여 여론을 조장한다면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牵一发而动全身"고 하였다.

보종의 말처럼 "백성의 말을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으리" 그래서 중국의 고전 국어《国语》에 이런 말이 나온다.

防民之口难于防川。《国语·周语》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치수를 하기보다 힘들다.

《国语》엿보기 :

더보기


우리나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너무나 뚜렷이 나타나고 있음이니.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하나 같이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이 세태. 그리고 거기에 수반해 온라인 테러에 각 진영별 어용학자들까지. 과연....

여하튼

보종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왜 하종이 이런 일을 꾸몄는지 궁금해 하고 설원공은 예의 예리한 분석을 한다.

"그다지 나쁜 수는 아니니까? 새주께서 직접 입에 담기에는 너무 비열한 수이기에 아무 말씀이 없는 것이다. 일단은 지켜보자. 분명 비열한 수이기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은 세종공이 지게 될 것이다."

미실이나 설원공이나 이 사람들은 전생이든, 현세이든, 내세이든 무조건 정치를 해야될 뼛 속까지 절처한 정치인, 진정한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들이다.

자신들의 손을 드럽히지 않고 수하를 이용해 경쟁자를 제거하려 하지.借刀杀人
중국의 전통적 대외 이민족 정책인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방식을 이용해 경쟁자로 또다른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신들이 발을 뺄 구멍은 항상 마련해 두는 등.狡兔三窟

진정한 정치적 인간. 미실과 설원공.

하지만 권력의 절대기반이던 천신황녀의 근간, 책력 연구의 대가인 월천대사를 복야회에게 납치당하자 극도로 분노한 미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월천을 빼앗아오라고 지시한다.

이에 가야 유민들의 거주지를 급습한 보종과 그 똘마니들.
한명씩 죽이면서 복야회의 근거지를 추궁하고 한 아주머니가 벌떡 일어나 그 근거지를 불어제끼는데...


그것을 지켜본 비담과 이름을 모르는 조연. 비담은 조연에게 명철한 분석력을 보여준다.

"그 사람들 눈빛 못 봤어? 그게 무서워하는 눈빛이 아니잖아? 증오야. 증오가 남아있으면 절대 꺾이지 않는법."

문민정부 초대대통령이었던 영삼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 시절 이렇게 말했다지.
"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렇다.
일군 장수를 없애기는 쉬워도 필부의 뜻을 꺾기는 어려운 법.
三军可夺帅,匹夫不可夺志。《论语·子罕》

아무리 칼로 위협을 하고 핍박해도 이미 악에 받힌 가야유민을 어찌 굴복시키리.

우리의 노자老子 선생님께서 또 좋은 말씀 남겨주셨네.

民不畏死,奈何以死为惧之。《老子》第74章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 않거늘 어찌 죽음으로 위협하려 드는가.

가야 백성들도 그랬던 것이지. 이미 목숨을 도외시하니까.置之度外

예나 지금이나 권력자들...기득권 세력은 항상 누르려고만 하니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겠지.
정치의 메카니즘, 아니 인간 삶의 메카니즘은 수학이 아니라 방정식 풀듯 독립변수에 따라 종속변수가 정확히 변하는 그런 깔끔함이 없으니 힘든 것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역사가 이야기해 줘도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과 반목은 항상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
이게 인간이겠지. 헐~

심각하다..

여하튼 26화 선덕여왕 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걸로 끝~
얼른 27화~30화도 올려야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트랙백 주소 :: http://www.xingxingchina.com/trackback/38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