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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当作人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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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16:59 百家爭鳴/一飛衝天
본 글은 제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의 백가쟁명 코너에 게재한 문장입니다.
앞으로 본 사이트 및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백가쟁명 코너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XINGXING-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해당 글 보기 ☞
[백가쟁명:하병준] 삼성전자 부사장의 자살과 문천상 그리고 사마천



얼마 전인 1월 26일세계에 자랑할 만한 국내 넘버원 기업 삼성전자 부사장 A씨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살 사유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무 과중과 고속 승진 질주 속에 걸린 갑작스런 브레이크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을 했다는 것이 현재 조사 결과이다.

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중국의 두 선인(先人)이 있었으니 바로 남송南宋 말기의 충신 문천상文天祥과 사성史聖으로 추앙받는 사마천司馬遷이 그들이다.

문천상은 바로 원元나라 쿠빌라이칸의 공격이 막바지이던 남송 말기 재상으로 당시 남송은 방어의 핵심이던 양양성襄陽城(현 호북성湖北省 양양襄陽)이 함락당하고 도읍인 임안성臨安城(현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마저 함락되기 직전의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놓여있었다. 1278년 남송은 애산崖山으로 천도를 하고 문천상은 조주潮州에서 몽고군 저지작전을 펼쳤으나 포로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이듬해인 1279년 남송은 멸망하는데 문천상은 ‘과영정양過零丁洋’이라는 시를 지어 자신의 충심을 역사에 남긴다. 

辛苦遭逢起一經,(힘들게 공부하여 입신양명의 첫발 내디뎠네),
干戈寥落四周星.(전란 속에 어느덧 4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갔구나)
山河破碎風飄絮,(이 강산 오랑캐에 처참히 짓밟히니),
身世浮沉雨打萍.(내 힘을 다 쏟아 부어도 국면을 전환시킬 수가 없네)
惶恐灘頭說惶恐,(황공탄 패배가 부끄럽기 짝이 없고),
零丁洋里嘆零丁.(영정양에서 고립되어 사로잡힘을 한탄하네)
人生自古誰無死,(인간이라면 언젠가는 한 줌의 재가 되는 법),
留取丹心照汗青.(내 이 충심은 청사에 남겠지.) - 문천상(文天祥), 과영정양(過零丁洋)

가장 마지막 구절 "내 이 충심은 청사에 남으리(人生自古誰無死,留取丹心照汗青)"는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중 나오는 "죽는 그 순간까지 이 한 몸 최선을 다하리(鞠躬盡瘁,死而后已)"와 더불어 충성심을 표현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시구이다. 

고인의 부음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 시가 갑자기 머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에 입사해 입신양명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힘든 학업과 업무 부담을 이겨냈을 고인은 무한경쟁의 벼랑 끝에 서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힘들게 공부하여 입신양명의 첫발 내디뎠네.(辛苦遭逢起一經) 그 경쟁 속에서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갔구나.(干戈寥落四周星) 하지만 이제 내가 어쩔 수 없는 과부하가 걸리니(身世浮沉雨打萍) 한탄스럽지 그지없구나?(零丁洋里嘆零丁) 어차피 한 줌의 재로 돌아갈 인생(人生自古誰無死), 내 일에 대한 열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은 기억해 줬으면 좋겠구나.(留取丹心照汗青)”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을까?

사실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어 총성 없는 전쟁이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면서 A 부사장 같은 굴지의 기업인 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 역시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그 중에서 4당 5락의 과도한 학업 부담을 덜어내고 창의적이며 생산적인 교육을 지향한다는 오늘날에도 수백만 청소년들이 여전히 70년대 북한식 별보기 운동에 버금갈 정도로, 꼭두새벽부터 새벽녘까지 과도한 학업에 치이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바늘 꽃을 구멍도 없을 것 같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해 제대로 된 고민과 성찰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다)’에 다름 아니다.
결국 무책임한(?)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일방적 기대와 압박 속에서 청소년들은 과부하가 걸리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청소년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성인들까지 삶의 벼랑에 몰리는 이 순간 사마천이 사기史記에 남긴 한 구절은 깊이 되새겨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人固有一死,或重于泰山,或輕于鴻毛。
(사람은 결국 세상을 뜨는 법이지만 태산처럼 크게 살다 가느냐 기러기 깃털처럼 가볍게 살다 가느냐가 문제다.)

삶을 태산처럼 사는 것은 무엇이고 기러기 털처럼 사는 것은 무엇인가?

케네디의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 주기를 기대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라” 말처럼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기업에 유용한 인재가 되고 가정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이 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이바지하는 그런 삶이 태산 같은 삶일까? 그렇다면 기러기 털과 같은 삶은 또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20세기까지의 태산 같은 삶은 위와 같이 국가와 사회와 가정에 모두 이익이 되고 성과를 내어 말 그대로 입신양명을 하는 그런 삶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버전의 태산형泰山型 삶이란 한 개인이 자신의 주변 사람, 자신이 속한 조직, 그리고 국가와 쌍방향 소통을 하면서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와 조직 네트워크 속에서 의미를 찾으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최선을 다한 당당한 삶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人生自古誰無死,鞠躬盡瘁,死而后已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한한 삶을 사는 법.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니)

현세에서 태산처럼 훌륭하고 커다란 인생을 살다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신 고인이 이제는 모든 회환과 번뇌를 털어버리고 기러기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인생을 즐길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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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하가垓下歌 포스팅을 마무리하면서 문천상의 과영정양의 마지막 귀절을 제가 살짝 변형했었습니다. 이왕 나온 김에 과영정양 시诗 전문을 보고 그 의미도 살펴보죠. (해하가 포스팅 보실 분은 ☞ 여기로)

过零丁洋 文天祥

辛苦遭逢起一经,干戈寥落四周星。
山河破碎风飘絮,身世浮沉雨打萍。
惶恐滩头说惶恐,零丁洋里叹零丁。
人生自古谁无死,留取丹心照汗青。

과영정양 문천상
힘들게 공부하여 입신양명의 첫발 내딛었건만
전란 속에 어느덧 4년이 훌쩍 지났구나
대송 강산 처참히 짓밟히니
내 힘 다한들 별수가 없음이니.
황공탄 패배가 황공하기 짝이 없고
영정양에서 고립되 싸우다 포로됨을 한탄하네.
인간이라면 언젠가는 한 줌의 재가 되는 법
내 이 충심 청사에 남겠지.

앞선 해하가 포스팅에 이용했던 구절은 바로 가장 마지막 구절 "人生自古谁无死,留取丹心照汗青"입니다. 중국에서는 충심을 이야기하는 구문으로 제갈량诸葛亮의 출사표出师表 내의 "鞠躬尽瘁,死而后已(죽는 그 순간까지 한몸 최선을 다하다)"와 더불어 가장 애용되는 구문입니다.

문천상이 관직 생활을 한 때는 바로 남송南宋 말기, 몽골의 원元나라 쿠빌라이칸의 공격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그동안 남송 방어의 핵심이던 양양성襄阳城(지금 호북성湖北省 양양襄阳)이 함락당하고 임안성临安城(지금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가 함락되기 직전이었습니다. 1278년 남송은 애산崖山으로 천도를 하고 문천상은 조주潮州에서 몽고군 저지작전을 펼쳤으나 포로가 되죠. 그리고 이듬해인 1279년 남송은  멸망합니다.

문천상은 자신이 포로로 잡혀 있을 때 옥중에서 이 시를 읊으며 남송 조정에 대한 변함없는 충심을 맹세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옛날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충성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많네요.

人固有一死,或重于泰山,或轻于鸿毛。《史记》
사람은 결국 세상을 뜨는 법. 결국 태산처럼 크게 사느냐 기러길털처럼 가볍게 사느냐 문제이다.

사마천司马迁이 사기史记에 남긴 이 한마디에서 사마천 그의 삶에 대한 자세, 태도를 엿볼 수 있기도 하지만 문천상처럼 충신들도 그런 삶을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삶을 태산泰山처럼 사는 것은 무엇이고 기러기털鸿毛처럼 사는 것은 무엇일까요?
쉽게 답이 나올 화두는 아닌 듯 하네요. 우리 휴일날 천장보면서 한번 다 같이 생각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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