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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3 22:39 百家爭鳴/一己之談
자! 36화 고고고!!!

가야 유민을 자신의 영지인 압량주에 무료 입주시킨 유신을 물어뜯기 시작하는 인사청문회 현장!


미실당 원내대표인 설원공은 아주 조리있는 말솜씨로 유신의 약점을 파고들고 청문회에서 김유신 풍월주 후보자는 자격 논란에 휩싸입니다. 한마디로 왜 지역내에 주민을 위장입주시켰냐 이거죠 뭐 ㅋㅋ
요즘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이나 부동산 차익을 노린 위장입주도 문제가 되는데 유신은 정치기반 확보를 위한 유권자를 단체로 위장입주를 시켰으니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반대당인 미실당에서는 이것이 왠 떡인가 싶어서 막 물어뜯는거고^^ 헐~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올곧은 유신은 단지 "증좌가 없지 않습니까?"라며 미실당 원내총무 설원랑에게 따지고드나 노련한 정치인 설원은 "물론 증좌는 없다. 하지만 일단 가야 유민들이 자네 영지에 위장 잠입한 것은 fact라지 아마. 과연 이 fact 자체를 다른 상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흥정투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의심을 없앨 수 있는 그런 판단을 같이 해보자구"라며 능글스런 미소를 날리죠.


앞서 남송南宋의 명장 악비岳飞가 진회秦桧의 무고한 모함乌须有에 걸려 역모죄에 걸려 죽었다는 말을 했습니다.(이전 포스팅은 ☞ 여기로)

좌전左傳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欲加之罪,何患无辞。《左传》
죄를 뒤집어 씌우려면 무슨 억지라도 가져다 붙인다.

"정황만으로 반역죄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건 순진한 생각이겠죠. '정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구실을 만들어준 것이니까요. ^^



당내 원내대표 간 밀담이 오가던 그때 당수인 미실과 덕만도 역시 설전舌戰을 벌입니다.

덕만 역시 낙하산 당수^^이다 보니 아직 정치경력이 부족해 멋모르고 "정황만으로 태클 거는건 억지입니다"라며 정도정치, 올바른 인사청문회를 요구하지만 미실은 "워~워~워~ 모든 것은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시작되는 법이죠. 공주님은 유신을 믿으십니까? 공주님은 유신을 한 개인으로 믿고 계시겠지만 그는 단순히 개인이 아닙니다. 가야라는 짐이 어깨에 얹혀 있습니다."라며 어린애 달래듯 달랩니다. 앞서 천명공주가 덕만을 의심할때 "疑人不用, 用人不疑(의심스러운 자는 등용하지 말고 등용한 자는 의심하지 말라)"에 대한 포스팅(☞여기 / ☞여기)을 했었습니다.

덕만이 유신을 의심하지도, 유신이 덕만을 등지지도 않을 구도로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만약 유신이 미실 말대로 덕만 당이라는 큰 조직 안에서 가야계파의 수장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죠. 가까이 우리 현 정치판의 각 정당내 계파 갈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요. 자신의 계파를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그 계파내 지도자라는 위치에 걸맞게 조직원^^들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신의 갈등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겠죠. 비록 일전에 "뱀 머리가 되느니 용꼬리가 되겠다宁为鸡口,不为牛后"라고는 했지만 말이죠.

다시 카메라는 설원과 유신으로 갑니다.
"자네가 복야회 수장의 목을 가져오면 모든 것이 해결되네. 풍월주가 되기 전에 큰 공을 세우게 되고 풍월주로서 위상도 굳건해질터이니 말일세."라며 도망갈 구멍을 막아버립니다. 노자老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天网恢恢,疏而不漏。《老子》
하늘은 죄 지은 녀석들은 한 놈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즘은 세상에 죄 짓고도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죠.-.-;;
여하튼 노자 선생님은 하늘의 그물이 그만큼 촘촘하다 했습니다. 이말을 꺼낸 것은 지금 덕만과 유신 입장에서는 미실의 그물이 하늘의 그물처럼 느껴질 듯해서 입니다. 美室网恢恢,疏而不漏(미실이 쳐놓은 그물이 너무 촘촘해 빠져나갈 수 없다)라고나 할까요^^

유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실당의 핵심 2인, 미실과 설원은 덕만과 유신이 옴짝달싹 못할 사면초가四面楚歌로 몰았으니 별 수 없을 거라 자신합니다. 미실은 "유신이 워낙 앞만 보고 달리는 녀석이라 이쪽 문을 열어놨는데도 안 올 것 같네요"하죠. 한신韩信이 항우项羽를 구리산九里山에서 십면매복十面埋伏의 계책으로 궁지로 몰아넣고 한쪽 포위망을 열어주어 항우를 포획하려 한 것처럼 미실 역시 유신이라는 새끼 범을 산채로 잡으려 하는데 잘 될까요?



한편 이역 만리 땅에서 혼자 x고생하다 들어온 춘추는 미생공을 따라 인생을 좀 즐기기로 합니다. "인생 뭐 별거 있어? 젊을 때 즐겨보자구" ㅋㅋ

술 좋아하고 여자에 관심을 보이는 춘추를 보며 천하의 한량 미생공은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너무 무서워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춘추공과 저 너무 잘 맞지 않습니까?"라며 좋아 죽습니다.


同是天涯沦落人,相逢何必曾相识。《白居易·琵琶行》
우리 처지 이리 같은데 굳이 전에 왜 서로 만나지 못했을까 물을 필요 있는가


미생은 신났습니다. 술 한잔 마시고 "신세상과 구세상의 중간이라고 할까? 처음 봤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풍경이네요 一见如故"라며 "드디어 영혼의 동반자, 소울메이트를 만났습니다"고 오두방정을 떱니다. 일찍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에라도 만난 것이 어디냐며 말이죠. 이 때 미생의 아들인 대남보의 표정이 예술입니다. ㅋㅋ 자기 애비지만 "어떻게 저런 말을? 오우, 닭살" 뭐 이런 느낌의 표정이랄까요.



그리고는 미성년자인 춘추를 데리고 room으로 가는데요. 단속이 떠야 하는데 ㅋㅋ 춘추에게 초이스 교육을 시키는 미생. 하지만 춘추 역시 유학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한 듯 합니다. "비율이 잘 맞지 않습니다", "조화롭지 않은 것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느낌이 없어 끌리지 않습니다"며 퇴짜를 놓는 능숙한 솜씨 발휘^^
옛날 선사시대에는 여자가 남자를 볼때 신체 좌우 대칭, 비율을 봤다고 하네요. 비율이 맞고 대칭이어야 질병이 침입하지 않는다나 뭐라나.ㅋㅋㅋ


너무 우화적이라 현실적인 느낌이 없으면 끌리지 않는다라... 선녀처럼 너무 아름다우면 품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건 천룡팔부天龙八部 속의 대리국大理国 왕자인 단예段誉가 한눈에 뿅가지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可望而不可即 그런 포스를 풍기는 선녀神仙姐姐 왕어언王语嫣에게 느끼는 그럼 감정일까요? 아니면 신조협려神雕侠侣에서 속세를 벗어난 미脱俗之美를 자랑하는 소용녀小龙女를 사랑하지만 품지 못하던 양과杨过의 심정일까요?

(왼편은 바이두百度에서 검색한 이미지로 신조협려 2006의 소용녀. 왕어언도 같은 배우가 나왔기에 한장으로 대체합니당)



어쨌든 그렇게 까다로운 취향을 보이던 춘추가 한 여인에게 feel이 꽂히는데요. 흠...제 기준으로는 예쁘네요~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나요.情人眼里出西施 ㅎㅎㅎ

문노와 독대를 하게 된 유신. 문노에게 자신의 분명한 생각을 밝힙니다. "가야는 앞으로 복원될 수도 없으며 복원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른 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압량주의 제 땅을 무상으로 내어주고 그들의 충성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 충성으로 제 세력을 구축하여 신라의 삼한통일 선봉대가 될 것입니다. 절대 풍월주를 위해 가야를 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맹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贫贱不能移,
富贵不能淫,
威武不能屈,
此之谓大丈夫。

부귀에 미혹됨이 없고
비천하고 가난을 이겨낼 줄 알고
위세와 무력 앞에서 당당할 줄 아는
그런 자가 대장부이다.《孟子》

지금의 김유신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하네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를 비롯해 '자신을 절대로 그럴리 없다' 언론 앞에서 유세 뜨는 인간들 중에 부와 권세 앞에 미혹되지 않는 이 드물고 가난과 비천함 앞에 눈물 흘리지 않는 자 드물 것이며 위세와 무력 앞에 비굴해지지 않는 자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이긴 하지만^^ 김유신은 성공을 위해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저버리는 권력의 마력 앞에서 당당하게 소신을 말하네요.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저런 모습 본받야겠죠.

三人行必有我师焉。择其善者,而从之;择其不善者,而改之。《论语》
세사람이 함께 있으면 그안에 스승이 있으니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고치도록 하자.

김유신은 땅을 내주더라도 충성, 즉 가야유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모택동이 본거지이던 호남성湖南省을 버리고 대장정이라는 힘든 도망길에서 중국 인구의 1/10을 차지하던 농민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 것과 같은 것일 겁니다. 만약 당시 모택동이 호남성 방어전만 하려고 했다면 물자나 군사력에서 압도적이었던 국민당에게 대패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김유신도 모택동처럼 과감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가야를 사랑하는 유민 입장에서는 유신이 "가야는 복원될 리도 없고 복원되는게 최선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김유신의 저런 판단은 역사적으로는 결국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죠^^ 연맹국가 단계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지 못한 가야 united nations가 이미 중앙집권체로 돌입한 신라를 뒤집고 동남지역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대의 흐름을 아는 자, 곧 영웅일지니. 识时务者为俊杰

왠지 느낌이 불길하더니 역시 이번 포스팅은 또 시리즈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기네여~^^

그럼 바로 36화 下편 나갑니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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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10 11:32 百家爭鳴/一己之談
선덕여왕 32화 입니다. 도대체가 이 드라마, 참 눈을 못 떼게 하네요.

올 들어 보게된 드라마가 딱 두 개인데요 하나는 내조의 여왕, 다른 하나가 바로 선덕여왕입니다.
근데 참 잘 골라서 보는 거 같네요. 내조의 여왕이야 다시보기로 봤지만 선덕여왕은 본방 보는데 정말 선택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ㅋㅋ慧眼识金

돌아온 문노가 15대 풍월주 선발대회 시험 출제자 및 채점자 및 평가위원이 되고 첫번째 비제에서 보종이 여유롭게 승리를 하고 청룡익도 화랑 석품은 거만한 태도高视阔步로 호국선도의 화랑 임종에게 이제 풍월주는 보종이 따놓은 당상이라고 큰소리 칩니다.

하지만 그런 석품의 말에 보종은 자만하지 않고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아닐세, 유신랑은 확실히 예전과 다르네今非昔比. 유신랑과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네."라고 합니다. 미실 아들로 매번 악역만 맡고 막상 일을 맡아서는 깔끔하게 처리하지干净利索 못하여 얼치기인 줄만 알았더니 그래도 차기 풍월주로 기대를 받는 인물은 달라도 좀 뭐가 다르네요.

앞서 상서尚书에 “满招损,谦受益"라는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겸손하면 덕을 볼 것이고 잘났다고 뻐기면 언젠가는 큰 코 다친다." 뭐 그런 뜻입니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첫번째 비제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걸 보고는 그냥 얼치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와중에 석품은 지가 잘난 것도 아니면서 또 나서서 "그래, 유신랑 실력이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네. 하지만 그건 비제와는 다르네. 비제에서 보종에서 진적 있는가?"하고 나대기 시작합니다. 이에 임종랑은 '씨~익' 웃으면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马的好坏骑着看,人的好坏等着瞧。"하고 쏘아 붙이죠.

신조협려神雕侠侣 속 신조대협인 양과杨过가 신조와 함께 폭포에서 독고구검을 연마한 것처럼 유신랑은 에너자이저 검법으로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하면서 바위를 피똥싸게 내리쳤으니 승부는 결코 속단할 수 없는 것이겠죠?^^ 예전에 살짝 비등한 모습도 보였으니까.

미실 측은 표정이 밝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진흥제 시절 화랑의 전신 원화原花였던 미실과 설원랑은 이미 비제 첫번째 문제 같은 훈련을 다 받을 만큼 뛰어난 화랑이 가지는 중요한 덕목이었나 보네요.

"어느 곳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항상 전체를 보라.", "빠른 눈과 담대한 마음", 이것이 병사가 전쟁에 임하는 자세라고 강조하죠.

문노는 두번째 비제를 제시하는데...그것은 바로 "신라라는 국호가 가지는 세가지 의미"를 찾아오라는 것입니다.
순간 미실의 표정이 이그러지죠. Why?

여하튼 덕만과 유신, 알천은 함께 두번째 비제 해법에 대한 의논을 하는데 신라 국호의 의미 중 하나가 귀에 들어오네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뛰어난 자를 발탁하는데 두려움이 없다"
泰山不让土壤,河海不择细流。《李斯》

사실 이사는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에게 인재를 구별말고 뽑아야 전국통일을 할 수 있다면서 저 泰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은 법가 사상으로 사상 통제를 하기 위해 다른 제자백가诸子百家 사상을 철저히 말살해 버립니다. 게다가 이런 정책을 뒤이은 왕조의 한무제汉武帝가 답습하여 유교 제일주의罢黜百家,独尊儒术를 실시한 덕분에 중국은 백가쟁명百家争鸣의 자유로운 사상교류의 기회를 철저히 억압받으면서 이후 약 2,000여년을 살아옵니다.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사를 본받아서인지 모택동毛泽东도 백화제방百花齐放을 주장하지만 결국에는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을 일으켜 자신에 대한 비판을 철저히 잠재우잖습니까? 역시 말을 하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说话容易,做的难이라는 말이 딱 맞네요.

그리고 또 다른 한마디는 "신진세력을 키운다"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신진대사라는 말, 중국어에서는 "새로운 것이 옛것을 밀어내다 新陈代谢"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唐나라 시인 유우석刘禹锡 시 중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沉舟侧畔千帆过,病树前头万木春。
오래되어 가라 앉는 배 옆으로 많은 배들이 지나다니듯
노쇠한 나무에서도 새로운 새싹이 봄일 알리며 돋아나구나


그렇습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는 나옵니다.

그러니 또

长江后浪推前浪,前浪死在沙滩上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니 앞물결은 모래사장에서 사라지는구나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니 얼른 닫아야겠습니다. 자고 싶은데...T.T

선덕여왕으로 돌아가서
문노가 두번째 문제로 "신라 국호의 세가지 의미"를 내자 미실은 격분하죠. "문노 이 자가!!!"
그리고는 지시합니다. "다른 이들은 물론이고 보종도 이 문제를 맞춰선 안됩니다."
과연 뭘까요? 정말 궁금증을 대박 자극하는데요.

정답을 아는 유이한 인물들, 미실과 세종공이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너무 염려마십시오. 그 문제의 답을 아는 사람은 이제 우리 둘 뿐이 아닙니까?"

"하지만 모르는 것이 아니요?"


미실은 자신만만해하나 세종공은 자신들의 밀모密谋가 발각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중국어에 이런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东窗事发.
동쪽 창가에서 꾸민 음모의 진상이 다 드러나다.

이 성어의 유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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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도 이를 걱정하는 것일겁니다.

과거 진흥대제가 거칠부, 이사부 등과 함께 이루고자 했던 불가능한 꿈.
아마도 중앙집권화를 통한 왕권강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삼국통일을 하라는 것 같기는 한데, 여하튼 이런 신기루 海市蜃楼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진흥대제는 거칠부에게 국사國史라는 역사서를 편찬하라 명합니다.

하지만 진흥대제는 대업완수의 기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던 와중 세상을 뜨고 자신이 황후가 될 야심으로 진흥대제의 유지와는 달리 동륜을 보위에 올리는 미실과 힘을 보태는 이사부, 거칠부.

하지만 미실의 눈물어린 간청에도 불구하고 진지제는 미실을 황후로 앉히는 것이 영 마뜩치 않았고 진지제로부터 황후책봉이 거절당한 미실은 자신과 진지제 사이에서 출생한 형종, 즉 훗날 비담을 그냥 가차없이 버리죠.
"난 더이상 네가 필요가 없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말이죠.


약간 비유가 다르기는 하지만 좌전左传 위은공卫隐公편에 이런 성어가 나옵니다.

大义灭亲
대의를 위해서는 혈족도 제거한다
본래 이 성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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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제가 보기에는 미실의 대의는 황후가 되어 절대권력을 얻는 것이었던즉 자신의 대의에 도움에 되지 않을 때에는 친자식도 가차없이 버리는 것과 어째 정반대로 들어맞는 듯하여 문득 생각이 나네요.

결국 자신을 내친 진지제를 폐위시키기로 한 미실. 거칠부, 이사부의 협조를 받음과 동시에 거칠부의 사위이자 화랑의 오야붕, 국선 문노의 묵인을 받습니다.

함께 하자는 설원랑의 청에 "나는 관여치 않을 것일세.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야."라며 강건너 불구경隔岸观火 자세의 문노.

전 문노가 진지제, 즉 황실과 미실, 즉 귀족 세력 모두에 발을 담그고 간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脚踏两只船



ㅎㅎ 제가 소인배 심보로 대인의 속을 짐작하려 한 것以小人之心度君子之腹인가요? ^^

이사부와 거칠부 등은 미실이 진흥대제 붕어와 분명 좋지 못한 관계가 있다는 심증은 있으나 이 때문에 대의를 그르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집니다.

不以一眚掩大德。《左传》
한가지 흠 때문에 큰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


맞는 말이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

人非圣贤,孰能无过,过而能改,善莫大焉。《左传》
사람은 성인이 아닌지라 누구라도 실수가 있는 법. 깨닫고 고치면 그것으로 된 것이야.

하지만 이사부옹은 "미실은 황후가 되는 것이 목표이니 황후만 된다면 폐하를 잘 보필하지 않겠소? 그것이 신국을 위한 일이 아니겠소?"라며 너무 사람을 믿고 얕보았죠. 특히나 미실처럼 심계가 깊은 여인을 말이죠.

知人知面不知心,画虎画皮难画骨。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그래서 앞선 포스팅 중에서도 "사람은 항상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하나 그렇다고 해칠 마음을 가져서는 아니된다. 防人之心不可无,害人之心不可有"을 언급했었습니다.

결국 황후 추인을 하려하나 역시 "일은 사람이 꾸미나 이루는 것은 하늘이라 谋事在人,成事在天"했던가요. 죽은 줄 알았던 문노와 마야부인이 모두 화백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실은 정상의 문턱에서 또 한번 고개를 떨구죠.

산을 쌓는데 흙 한주먹이 모자라 뜻을 이루지 못하네.
为山九刃,功亏一篑。《尚书》

미실의 표정이 예술입니다. 고현정씨~정말 대단합니다. 눈썹 하나로 브라운관을 지배하고 있죠^^



이렇게 일이 그르쳐 열불이 나는데 거칠부가 와서 눈치없이 불난데 부채질합니다.火上加油
"새주께서 황후와 연이 없으신 것인 걸요? 안타깝기는 하지만 진흥대제 유지를 받들기 위해 거사를 도모한 것이지 황후 때문이지 않지 않습니까?" 오~줸장!!! 노친네가 아무리 눈치가 없기로서니 미실 표정이나 함 보고 이야기 하지.

그러니까 미실이 "지증제의 국호의미와 진흥제의 유지는 단지 왕권강화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해야 합니까?"라는 말에 깜놀하면서 "우리가 같은 꿈을 꾼것이 아니오? 同床异梦 왜 진지제를 폐위하려 한 것이오?"라고 멍 때리겠죠. 미실은 '어이, 노인장. 생각 좀 해!!!'하는 눈빛으로 "내가 황후면 왕권강화가 내 힘을 강화하는 것이니 그랬죠!!!"라고 대꾸하구요.

과연 누가 풍월주가 될 것인가?鹿死谁手 33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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