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生当作人杰
재미있게 익히는 중국어 세상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Notice

生當作人傑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2009/09/17 00:59 百家爭鳴/一己之談
새벽에 33편 상편을 포스팅하면서 피곤해서 그냥 잤는데 뭔가 끝내지 못한 느낌이라 너무 찜찜해서 33화 下를 쓰려고 했으나 필을 받았는지 너무 양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3부작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럼 33편 中편 이야기 들어갑니다.

덕만이 문노와 리더쉽 논쟁을 하던 그때 유신은 서현공과 만명부인에게 앞으로 가문이 나아가고 신라가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비제 답안의 진의도 알고 있었다는 유신의 말에 “그럼 왜 대답하지 않았느냐?”며 궁금해하는 서현공과 만명부인. 유신은 “알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공자님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知之为知之,不知为不知,是知也。《论语•为政》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앎이다.

하지만 유신은 “아는 것을 안다 할 수 없다”하네요. 떽!!! 공자님 말씀을 거역하다니!!! ㅋㅋㅋ
물론 아는 것을 다 안다 입 밖으로 내뱉기 시작하면 오히려 그것이 화를 불러오는 법이죠.

회남자淮南子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目妄视则淫,耳妄听则惑,口妄言则乱。《淮南子》
함부로 눈을 돌리면 음란해지고
아무거나 주워듣다 보면 혹하고
입을 함부로 놀리면 어지러워진다.



이미 우리가 잘아는 삼국연의三国演义에 그 대표적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계륵鸡肋의 주인공 양수杨修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자칭 타칭 천재라 불리던 조조曹操를 처절한 지적 좌절감에 빠뜨린 주인공이죠. 마치 이연희를 보고 좌절감을 맛봤다고 했던 최강희 씨처럼 말이죠.ㅋㅋㅋ
(오른쪽 사진: 이연희씨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강희씨 사진은 최강희씨 cyworld가 출처입니다)

양수는 자신이 아는 걸 안다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유가의 절대지존 공자님 말씀을 어기지 않는 것이니까요. (물론 주부主傅라는 한직에 머물러 능력을 펴보지 못하는데 대한 좌절감도 어느정도 작용했겠죠?^^)
하지만 양수는 공자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도 하신 것을 깜빡했나 보네요.

学而时习之,不亦悦乎?有朋自远方来,不亦乐乎?人不知而不愠,不亦君子乎?
배운 걸 복습하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리?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
사람들이 날 몰라도 화도 나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리?
《论语·学而》

논어 곳곳은 모순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저 나름대로는 좀 받게 됩니다. 이래라 했다 저래라 했다. 마치 나중에 누군가가 왜 그렇게 이야기했냐고 하면 사실 나는 이런 말도 했었다고 들이밀 증거를 마련하는 것처럼. 좀 부적절한 비유기는 하지만 "영리한 토끼는 탈출구를 3개는 기본으로 파 놓는다"狡兔三窟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제가 좀 오버해서 생각한 거겠죠?^^

不患无位,患所以立。不患莫己知,求为可知也。《论语·里仁》
백수라 걱정말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실력을 닦지 못함을 걱정하라.
 내 실력 몰라준다 걱정말고 진정한 실력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라.


"몰라도 화나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리" 했다가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라 했다가" 여간 심지가 굳지 못하면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릴 공산이 클 듯.

제가 견문이 짧아서孤陋寡闻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지만 공자님께서 당시 각국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평생을 떠돌다보니 감정기복이 심하셨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은 "그래 까짓거 너네가 나 안뽑지? 오케이! 나도 싫다 이거야!"했다가 내일은 "나 졸라 많이 알고 주나라 시대 예법에 빠삭하단 말이야! 좀 부탁한다!!"라든가 "이제 고마 해라! 마이 내쳤다 아이가! 좀 뽑아도~" 뭐 그런거죠. 공자가 4대 성인이라 추앙받지만 결국은 약점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기에~ㅋㅋ 충분이 이랬을 듯 싶습니다.
(제가 공자님을 비하할 의도로 쓴 것은 아닙니다만 쓰고 나서 읽어보니 좀 그렇긴 하네요. 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인지 더이상 다듬지는 못하겠습니다)

양수는 결국 조조의 역린逆鳞을 건드려 저승길 KTX에 자발적 승차를 하지요. 아래는 그의 저승길 KTX 승차권입니다.

鸡肋,食之无所得,弃之如可惜。
《三国志·魏志·武帝纪》裴松之注引《九州春秋》

닭갈비라, 먹자니 이빨에 끼기만 하고 버리자니 참 아깝고.

ㅎㅎ갑자기 계륵 이야기를 하니 남녀 간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사귀자니 2% 부족하고 남 주자니 2% 아깝고. 쩝, 나는 언제나 2%를 채워서 선택을 받으려나~ㅠㅠ

어~이야기가 너무 샜는걸요. 레드썬!!!

어쨌든 미실도, 세종공도, 덕만도, 유신도 모두 그걸 알기에 삼한통일을 말할 수 없었겠죠.
미실이나 세종공은 삼한통일 전쟁은 필연적으로 신권 약화를 가져오니 공개 극력반대
덕만은 당시 시대정신^^에 비춰봤을 때 삼한통일 전쟁 수행은 수컷이 왕이 되어 수행해야 하는 지난至难한 작업이라는 시대정신에 위배되기에 잠시 공개 보류
유신은 워낙 중차대한 일이라 일단 보류

당시 국력 상황을 보더라도 신라는 말그대로 신흥강호. 한마디로 이번시즌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 즉 맨시티 정도 될까여.
다른 리그는 사실 눈에 띄는 강호가 보이지 않아 기존 강자들의 득세가 예상되는 바 EPL만 살짝 봤습니다만.

스타리그로 따지면 4대 본좌는 열외로 하고(지금은 다들 은퇴한 강호의 전설일뿐. 전설은 전설일뿐 현실과 혼동하지 말자~ㅋㅋ)
택뱅리쌍으로 불리는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 외 정명훈이나 신상문 정도라고 해두죠.

하지만 전체 시장 지분으로 봤을 때 EPL은 B4(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이고 스타판은 택뱅리쌍이 95% 이상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경쟁자들인 맨시티, 정명훈, 신상문의 지분은 극히 적습니다.

진흥왕 시대를 거치면서 한강 유역을 차지하면서 지형적, 물류 운송적 이점을 확보하기는 했으나 신라는 아직 미약하기 짝이 없던 나라였습니다.

그랬기에 삼한 통일은 너무나 허황된 꿈이라 여겨지는 환상, illusion이었죠.
 
가야 유민의 모든 희망을 한 몸에 안고 있는 유신. 그는 중대한 결심을 털어놓습니다.
“닭의 머리냐, 용의 발톱이냐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용의 발톱이 되어야 합니다.”
“그럼 철저한 2인자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냐?一人之下,万人之上 "네, 그렇습니다."

전국책战国策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宁为鸡口,不为牛后。《战国策•韩策》
용 꼬리가 되느니 뱀 머리가 되겠다.

여태껏 유신 일가는 이런 희망을 가지고 나름의 힘을 기르고 있었는데 희망을 가지고 있던 자식이라는 놈이 전 신라의 발톱이 되겠다 하니 이건 뭐~. 그러다 발톱의 때만도 못한 놈이 되버리면 어쩌려고^^;;

아들 사랑이 유별한 조선땅 어머니 만명부인께서 안타깝다는 듯이 말합니다. "네가 공주의 부마가 되면 왕도 될 수 있다."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말이죠. 냉철한 애널리스트 우리의 유신랑은 "결코 안 될 일입니다. 전 가야계, 제가 부마가 되어 왕이 되면 미실의 세력이 급증하며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라며 상황 분석을 합니다.

중국의 4대 기서인 홍루몽红楼梦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癞蛤蟆想吃天鹅肉。《红楼梦·曹雪芹》
두꺼비가 기러기 고기 먹을 꿈을 꾸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유신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보고 있었습니다. 주제, 아니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다고 하죠.
그리고 2인자의 길을 과감히 선택하고요. 그 1인자가 자신이 연모하는 여인이라 더 가슴 아프긴 하네요.

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2인자 노릇이 과연 쉬울까요?


위 사진은 왼쪽부터 공자가 숭상해 마지 않던 주周나라의 주공周公, 촉한蜀汉의 승상 제갈량诸葛亮 그리고 현대 중국의 실질적 건국의 아버지 주은래周恩来 총리입니다. 이 세명은 각각 주성왕周成王, 촉한蜀汉 후주後主 유선刘禅, 중화인민공화국 1대 주석 모택동毛泽东을 보필한 중국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2인자로 평가받는 인물들입니다.

(왼쪽부터 강태공, 관중, 안자, 곽광)

물론 여기에 좀 더 포함시킨다면 제환공齐桓公을 보필해 패업을 달성하도록 한 관중管仲과 관중 이후 제나라의 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안평중晏平中 안자晏子 선생님이 있겠네요.

물론 한소제汉昭帝를 옹립하고 2인자에 머무른 곽광霍光이나 주무왕周武王과 문왕文王을 보필하여 주나라 건국에 큰 공을 세운 낚시의 성인^^ 강상姜尚 강태공姜太公 옹翁이 있으나 사실 위 세인물과 달리 개인 세력 확대를 극도로 추구해 말로가 썩 좋지 못했다거나(곽광) 제齐라는 영지를 얻음으로써 실질적으로 일국의 군주가 되었기에(강태공) 경우가 완전히 다른 것 같습니다.

주공, 제갈량, 주은래. 이 세 인물은 어리고 약한 군주를 보필하거나(주공, 제갈량) 군사전략은 뛰어나나 뭔가 똘끼가 가득한 동료가 나라의 기틀을 잡고 자신은 2인자로 물러난(주은래) 도저히 범인은 따를 수 없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리고 세상을 뜰때 재산 한푼 남기지 않죠. (주공은 살짝 열외. 제갈량은 뽕나무와 오두막집 하나 정도, 주은래는 정말 자식도 남기지 않고 육신도 한 줌의 재로 강물에 뿌려집니다)

2인자로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를 역사 속에서 더 많이 봅니다. 일일히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아니 2인자가 되기가 1인자가 되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1인자가 되고 나면 경쟁자를 과감히 처단하는 토사구팽兔死狗烹의 본능이 있으니까요.

유신은 그 2인자의 길을 가겠다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정사正史는 열외로 치고 드라마 속 선덕여왕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는 모르겠으나 유신이 힘든 길을 선택한 것임은 분명합니다.

선덕여왕 속에서 미실은 그 2인자의 길을 너무나 능숙히 가고 있죠. 황후가 될 생각은 하나 황제가 될 생각은 하지 않으니 자신의 욕심을 철저히 제한을 두는 여유를 둘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녀는 당시 시대정신에 비춰봤을 때 여인이 그 1인자가 될 경우 얼마나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게 될지 너무나 뻔히 알기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덕만은 확실히 정치적 수완이나 대세 판단은 미실보다 한 수 아래인 것 같습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初生牛犊不怕虎 했던가요?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모르니 꿈을 꾸는 것이겠지요. 패배의 맛도 알고 쓴 맛을 느끼고 나야 조심하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법이죠.


2007년 3월 3일, 당시까지 무적의 연승가도를 달리며 절대 본좌를 꿈꾸던 마재윤은 푸켓몬이라는 별명까지 달고 있던 하룻강아지 김택용에게 3대 0이라는 충격의 일격을 맞고 처절한 패배가 어떤 맛인지 보게 되죠. 그리고 나서는 생각이 많아져서일까요? 양대리그에서 결승은 다시 못밟고 오히려 굴욕의 별명만 수십가지 달리게 됩니다.


슬램덩크에서 산왕의 정우성을 상대하던 최고의 루키, 하룻강아지 서태웅은 처절하게 발리죠. 그래도 덤비나 한계를 느낍니다. 그때 머리 속에 떠오른 또다른 천재, 제가 좋아라 하는 윤대협 군의 한마디 "넌 1on1과 경기에서의 패턴이 너무 똑같아. 널 1on1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하지만 경기에서라면 다르지"라는 말 한마디에 각성하고 어시스트 행진. 이에 절대 본좌로 있던 정우성은 생각이 많아지고 무뤂을 꿇습니다.

연륜이 패기에 무너지는 경우. 이런 경우들이죠. 미실과 덕만은 어떨까요? 현재까지는 3.3 이전의 마재윤, 서태웅 각성 전의 정우성처럼 미실이 우위에 있는데요. 기대되네요.

어쨌든 유신은 중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연모하는 그녀를 평생 곁에서 모시기로 말이죠.
가문의 부활, 미실이라는 권신權臣의 척결이라는 정치적 시각을 벗어던지고 남녀의 사랑이라는 감성적 시각으로 보면 유신은 정말 사랑하는 덕만을 평생 곁에서 지켜주고 싶어서 2인자로 만족하면서 덕만을 보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질된 사랑인 소유욕이 아닌, 수컷의 본능을 포기한 에로스적 사랑이 아닌 순수한 플라토닉 사랑을 추구하는 그런 거 말이죠.

그런 유신의 마음을 알아서일까요? 서로 사랑하는 이심전심이 되는 것일까요? 유신이 무술 비재를 대비해 연습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덕만.
과연 저 덕만의 뒷모습, 덕만의 눈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제발 꼭 이겨서 풍월주가 되어 내가 여왕이 되는데 꼭 힘을 보태달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몸 성히 비재를 잘 마치길 빌고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미실만큼 비정한 정치생물이 되지 않았기에 후자에 좀더 점수를 주고 싶은 개인적 생각입니다.



我住长江头,君住长江尾。日日思君不见君,共饮一江水。
此水几时休,此恨何时已。但愿君心似我心,定不负相思意。《李之仪·卜算子》

님과 제가 장강 극단에 있으니 매일 님을 그린다하나 볼수 없네요.
이 강물 함께 다 마셔 다하는 날이면 이 그리움 사라질까요?
님 마음이 제 마음과 같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길 바랍니다.


아마 유신이건 덕만이건 이런 마음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여기서 선덕여왕 33화 中편을 마무리하고 下편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항상 좋은 글로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댓글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2009/09/09 23:40 百家爭鳴/一己之談
드디어 보조를 맞추게 되었네요~
물론 선덕여왕도 앞부분은 포스팅 못했습니다. 다시 그것만 보고 있기도 좀 뭣하고 해서^^;;
다음에 시간이 나면 1편부터 25편까지 다시 함 보고 다서 포스팅 할 것을 찾아서 해볼까 합니다.

그럼 오늘은 어제 방영된 선덕여왕 31화 내용으로 중국어를 살짝 짚어 볼까 합니다.

첫장면.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덕만과 소화. 정말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서로 그토록 사랑하던 두사람.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던, 형제간 사랑이던, 연인간 사랑이든.
사랑한다면 이별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아픈 것이죠. 어제 포스팅에 썼던 싯구가 갑자기 다시 생각나네요.

记得绿罗裙,处处怜芳草。
네가 입었던 옷 아직 기억난단다. 너무나 그립구나.


그리움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 되어 온 얼굴을 적시게 된 덕만과 소화.
他们的眼泪不是哭出来的,是笑出来的。이들은 슬퍼 우는게 아니라 기뻐서 우는 것.
서로 너무 그리워하고 있는데 순간 그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나는 느낌. 덕만 소화 같은 이별이건, 연인간 이별 후 그리워하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치던...그 순간 임팩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인즉.

송나라 시인인 신기질辛弃疾의 작품 가운데 이런 상황과 유사한 구절이 있다는 것이 떠올라 적어봅니다.

众里寻他千百度,蓦然回首,那人却在,灯火阑珊处。辛弃疾《青云案 元夕》
수천, 수만번 그렇게 찾았는데 고개를 돌리니 홀연 그대가 등불 아래 서있구나.

이어 덕만의 존재를 알게 된 문노는 비담으로부터 덕만이 공주가 되기까지 미실을 상대한 모략을 듣던 와중 이런 말을 내뱉죠.

"뭐? 스스로 왕이 되겠다고? 여인이 아니냐? 공주로써 남편을 왕으로 만들겠다는 얘기겠지?"

요즘 같은 남녀평등의 시대에야 무슨 개소리냐고 하겠지만 당시 사회관념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

이미 유학자들이 받들어 마지않고 동아시아의 사상계를 약 2000여년 지배해 온 그리고 아직도 동아시아인들의 관념 기저에서 암약^^하고 있는 공자孔子 선생을 비롯 많은 사상계의 장문인掌门人들은 여성을 남성의 부속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서양도 마찬가지였고. 오죽하면

男子有德便是才,女人无才便是德。
남자는 덕이 곧 재능이요, 여자는 무능한 것이 곧 덕이니라.

이런 말이 있을까요. 문노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당연히 덕만공주는 왕이 될 수 없는 존재라 생각했을터. 문노의 이런 가치관은 분명 덕만의 노선과는 배치되는 것이니 흥미를 돋우는 좋은 양념이 될 것 같았습니다.

선덕여왕 속에는 러브라인이 확 드러나지 않습니다. 동양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뭔가 종이에 감싼듯한, 스믈스믈 조금씩 드러나지만 금새 사라지는 그런 애틋한 러브라인脉脉含情이 있습니다. 유신이 덕만에게 보내는 연정은 이제 군주와 신하와의 관계로 전환되었구요. 물론 군주와 신하 간의 애틋한 러브라인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애틋함과는 뭔가 성격이 다른 러브라인이 형성되고 있죠?^^ 네, 바로 칠숙과 소화 간의 관계입니다. 칠숙은 소화를 보살펴주고 아껴줍니다. 원래는 죽일려고 추격을 했었는데 시간이 오래서일까요?
유괴범을 사랑하게 되는 스톡흘름 증후군 같은 것도 아니고 이건 추격자가 피추격자를 사랑하는 것이니 뭐라고 해야 할까요?

중국 월인가越人歌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山有木兮木有枝,心悦君兮君不知。《越人歌》
산에 있는 나무에 가지가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나 내 님을 좋아하는 마음은 님만 모른답니다.

칠숙이 소화를 좋아하는 마음, 미실도 알고 설원랑도 알고 보종 등 모두가 아는데 오직 당사자인 소화만 모르니 이 참 어찌보면 안타까운 인연이네요.

소화가 자신을 냉대해서일까요? 칠숙은 미실의 제안을 받아들여 원상화가 되기로 합니다. 다시 미실의 충실한 주구走狗가 되기로 한 것이지요.

그리고 원상화 취임식날.
갑자기 취임식장에 한 노인네가 난동을 피우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는데.

죽방&고도 이하 떨거지들이 "야 이 노인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려고 해!!! 떽!!! 여긴 귀족출신의 화랑 회의장소여~좋은 말할 때 얼른 가셔~^^"라고 한 노인네를 밀치고 있습니다.
저!저!저!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들!!! 화랑 집단에서 그래도 낭도라는 새끼들이 저렇게 노인 공경을 하지 않아서야 어디 나라의 근본이 바로 서겠습니까?


맹자孟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老吾老以及人之老,幼吾幼以及人之幼。《孟子·梁惠王上》
자기집 어른 모시듯 다른 어른들도 공경해야 하고 자기집 자식 돌보듯 다른집 자식도 돌봐야 한다.

하긴 요즘은 자기 부모, 자식도 잘 안 챙기는 경우가 뉴스로까지 등장하는 세상이다보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만(물론 저도 부모님께 잘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자기 자식 귀한 줄 알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사실은 좀 알고 어른들이 행동했으면 합니다.

죽방 이하 떨거지들. 이 놈들이 저 분이 누구신데 저리 무례하단 말이냐!!! 미실이 화랑의 아비라 부르는 화랑의 태산북두泰山北斗 국선國仙 문노란 말이다!!! 드라마에서만큼은 미실과 함께 화랑의 기본을 닦은 그 문노란 말이다!!!

정말 눈이 삐었죠! 有眼无珠 결국 저리 설치다 결국은 장풍 맞고 나가 떨어집니다.

김태현이 세바퀴에서 홍기훈의 전설 속에 장풍을 쏘는 홍기훈이 있다했는데 아마 문노는 화랑 사이에서 그 네임벨류가 개그맨 사이에서의 홍기훈 정도 되겠죠.ㅋㅋㅋ


희끗한 수염의 중후한 매력을 뽐내며 여고괴담 속 최강희 비주얼 효과로 등장하는 문노.

14대 풍월주도 역시 화랑계의 태산인 문노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有眼不识泰山십화랑 모두가 한 방에 나가 떨어지는데요.

정말 신라 최고의 화랑이라 할 만큼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무예네요. 打遍天下无敌手

문노를 본 덕만과 유신은 바로 그가 양지골에서 봤던 그 의원임을 알고 깜놀 합니다.

Wow! 인연이란 이런 것이죠. 앞서 언급했지만 정말 만날 인연이라면 그렇게 스쳐지나갔다가도 擦肩而过
다시 결국 만나게 되어 있답니다. 有缘千里来相会,无缘面对不相逢

덕만은 좌우 양날개左膀右臂 유신랑과 알천랑, 비담 덕분에 공주가 되었으나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화랑의 전설 문노가 등장함으로써 마치 유비刘备가 제갈량诸葛亮을 얻은 것처럼水鱼之交의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 항상 뜻대로만 되는 법은 아니죠.适得其反 앞서 말했듯이 문노는 덕만 등의 공주는 남편을 도와 왕으로 만드는 내조의 여왕에 만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당시로서는 매우 정상적 사고를 하는 수컷입니다.

그는 천명공주를 미실에게 잃고 그 복수심不共戴天之仇으로 책략을 꾸며 공주에 오른 덕만에게 "왕이 뭐라 생각하십니까? 분노가 왕이 되는 동력은 될 수 있으나 그 목표를 이루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왕의 자질중 가장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공주님을 돕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뒤통수를 때립니다.
그리고는 많은 구직자들이 면접 시에 가서 하고픈 말 "제게 증명하십시오? 미실보다 무엇이 더 나은지 말입니다. 제 힘이 필요하다면 말입니다."라면서 피고용자 주제에^^ '내가 고용주를 고르고 선택할거야'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한마디로 목마른 놈더러 우물 파라는 소리죠.临渴掘井
덕만 입장에서도 사실 목마른 건 사실이니까요. 에휴~산너머 산이라고. 艰难重重

원래는 비담과 덕만의 혼례를 추진하려 했으나 문노도 비담의 성정이 결코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 그런 유형이 아닌라 이제는 주저하고 있다고 소화에게 밝힙니다. 마침 밖에서 우연히 이 이야기를 듣게 된 비담은 그런 스승 문노의 말에 다소 서운해 했죠. 그러면서 회상.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연유는 알 수 없으나 莫名其妙 문노는 비담을 황급히 찾습니다. 그렇게 찾기를 한참, 어느 동굴 속에서 비적떼인지 아니면 보통 주민들인지는 모를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해 있죠. 그 시체 더미에서 찾아낸 비담. 문노가 깨우자 비담은 스승을 반갑게 쳐다보며 환한 미소로 말합니다.

"다 죽여버렸습니다. 赶尽杀绝"
"제가 다 죽여버렸어요"

저 천진난만한 표정의 비담을 보십시오. 저 어린 나이에 저 표정으로 살인을 즐겁게 이야기하다니. 성악설이 맞을까요? 아니면 성선설이 맞을까요? 현재 일반적으로는 성선설이 맞다는 쪽에 의견이 많이 기운 것으로 아는데요. 인간은 환경에 따라 착하던 성정이 악해진다는...
하지만 비담을 보면 그렇지도 않죠.


이 사건을 회상하고 나서 비담은 뭔가 섬뜩한 표정을 지으면서 생각하죠.


"만일 내가 덕만과 혼인할 수 있다면 신라의 왕좌가 내것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虎父无犬子“
호랑이에게 개 같은 자식은 없다.

정말 미실이라는 천하제일 두뇌의 자식이라 할 만한 비담이 정말 덕만의 뒤통수를 친다면 이는 정말 손쓸 틈 없이 措手不及 그냥 뒤통수에 카운터 펀치를 맞게 되는 격放冷箭이 되겠죠. "피는 물보다 진하다血浓于水“ 이말이 어느 때보다 맞는 말이네요. 문노가 나름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교육을 시켰을텐데 말이죠.

어제 거의 작성하고는 이제야 올리네요. ㅠㅠ

32화가 기대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XINGXING 生当作人杰
prev 1 next